무공해 정치헌금, 온라인 후원회

2000-11-27     박혜경 기자

깨끗한 정치후원금에 대한 관심이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다. 온라인 정치후원금이라는 방식으로 후원회 현장을 인터넷 생중계로 보면서, 직접 후원금도 낼 수 있는...

깨끗한 정치후원금에 대한 관심이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다. 온라인 정치후원금이라는 방식으로 후원회 현장을 인터넷 생중계로 보면서, 직접 후원금도 낼 수 있는 [ON,OFF-LINE 동시 후원회]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16일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맹형규 의원은 국내 최초로 '온&오프라인 동시 후원회'를 통해 '무공해 정치헌금 캠페인'을 캐치프레이즈로 해서 온라인 정치헌금을 모집했다.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정치자금 문화를 투명하게 하고 정확한 모금액수와 지출 내역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해서 네티즌과 신뢰를 쌓겠다는 맹형규 의원에 의지의 표현이다.

맹형규 의원의 경우 국내 최초로 온라인 후원회를 개최하면서 하루만에 젊은 네티즌 1,300여명이 클릭하여, 총 25명이 사이버 모금활동에 참여하는 등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새바람에 일조를 하였다. 강원석 비서관은 '애초에 후원금에 대한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라며 '정치 자금의 투명화와 e-politics의 저변화를 위해서 작은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맹형규 의원의 성공적인 ON&OFF 후원회 이후에, 적쟎은 의원실에서 온라인 후원회에 대해서 문의를 하고 있고, 원희룡 의원안상수 의원이 온라인 후원회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온라인상에서 후원회가 결성되어 오프라인으로 옮겨져 정기적인 모임과 정치 후원금을 내는 경우는 노무현 행자부장관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선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밖에손학규 의원의 '클린손' 김민석 의원의 '이메일 클럽'등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적극적인 사이버 후원회 활동과는 달리 e-fundraising은 불특정 네티즌과 함께 한다는 점, 그에 따른 의원의 지지도를 알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대형 포털 사이트와 제휴를 거쳐 이뤄진다는 점이다.

e-fundraising은 사실 지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존 맥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의 사이버 선거전을 치루면서 일약 유명해진 정치자금 모금방법이다.
당시 맥케인 상원의원은 1998년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서 프로레슬러 제시 벤추라 후보가 e-메일세례를 퍼부어 톡톡한 효험을 본 것을 주시하면서, 뉴햄프셔 예비선거의 출구 조사결과가 보도되자 그의 선거운동 캠프에 인터넷을 통해 불과 1시간만에 2만달러의 후원금이 쇄도하였다. 이같은 열기는 계속되어 220만달러의 자금과 2만6,000명의 자원봉사자가 몰렸다.

현재 인터넷 공간을 통한 정치후원금(e-fundraising)을 모집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경우가 시도되고 있다.
첫째는 특정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해서 배너광고 클릭을 통해 적립한 점수만큼 실제 금액으로 환산하여, 광고 수익 가운데 일정액을 후원을 희망하는 정치인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대형 포털 사이트와 제휴를 하지 않으면 이뤄지기기 힘든 측면이 있으나 네티즌은 개인돈을 내지 않으면서 광고유치자와 정치인들이 모두 이득을 보는 경우이다.
또한 회원은 새롭게 로그인 할 때마다 같은 광고라도 여러 번 클릭 할 수 있어 횟수의 제한 없이 계속해서 후원 정치인의 계좌에 적립금을 누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자동응답전화(ARS)를 이용해 정치인 후원금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계약을 맺은 의원들의 이력과 활동사항, 고유 전화번호가 나오고, 이중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택해 전화를 걸면 자동적으로 후원금이 모금(보통 한통에 1만원)된다.
모금액이 실시간으로 공개되어 누가 모금액이 제일 많은 지도 알 수 있으며 배너광고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투명한 사이버 정치헌금 모집방법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이윤성의원이 이를 통해 한달에 400만원의 후원금을 모집하여 유명해진 방법이다.

세 번째는 인터넷으로 지지하는 정치인 후원회를 보면서, 직접 후원금도 낼 수 있는 ON&OFF-LINE 동시 후원회와 정치후원금 온라인 지점을 결합한 형태이다.
의원 홈페이지를 지점으로 하고 대형 포털 사이트를 본점으로 하여 동시에 온라인 후원회를 개최하고, 포털 사이트의 경우에는 회원과 비회원을 나누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금액은 의원이 정하기 나름이며 후원회가 끝난 후에도 상시적으로 네티즌들로부터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으며, 역시 대형포탈 사이트와 긴밀한 제휴관계를 맺어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이처럼 온라인 후원회는 인터넷의 활용도가 날로 커지고 이용객수가 많아지면서, 정치인들의 후원금 모금의 새로운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젊은 세대들이 주요 사용자이기 때문에 정치후원금을 내기에는 역부족이고, 여전히 정치인 개개인의 인터넷 마인드가 확실하지 않다는 문제등으로 보다 광범위하게 정착되기에는 아직 요원하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는 현재의 젊은 네티즌들이 정치역량을 발휘하고 투표를 행사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며,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그에 적합한 수단인 인터넷 공간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정치인만이 살아 남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 못하는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정치자금(e-fundraising)을 사이버 상에서 모집이 정착되고 사이버 후원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인터넷의 최대장점인 네티즌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의원 홈페이지에서의 사이버 커뮤니티의 활성화, 네티즌과 함께하는 쌍방향 의정활동 등이 전제될 때 e-fundrasing도, 온라인 후원회도 중요한 정치참여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홍준철기자(jchong2000@ew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