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의 인사패착, 박금성 서울경찰청장 사퇴해야
2000-12-09 박혜경 기자
'국민이 정부'들어 2년8개월만에 초고속 승진한 박금성 서울청장. 그러나 이 인사가 지역편중 인사로 공격받은데 이어 학력 허위기재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
처음 박 서울청장이 목포고를 졸업하고, 조선대 법대 3년을 다녔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목포고 출신 각계 유력 인사들이 "박 서울청장은 목포고 출신이 아니라 목포해양고 출신이다"며 경찰청과 언론에 강하게 항의하면서 알려졌다.
박 서울청장의 고향인 전남 영암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서에 보관중인 박 서울청장의 신원자료(박 서울청장 자필작성)에 '목포고 졸업'으로 적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학력이 잘못 기록된 것을 97년 말에 확인해 인사기록 담당자에게 수정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서울청장은 경찰청 내에서 서울청장으로 승진하는데 평균 6년이 걸렸던 것을 '국민의 정부'들어 2년8개월만에 서울청장으로 승진해 많은 구설수에 올라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지난 5일 있은 경찰청 인사내용이 호남색을 더욱 강화시키고 박 서울청장의 초고속 승진이 2년 후에 있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지역편중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경찰 핵심 수뇌부를 호남 인맥으로 구축한 이번 경찰 인사를 두고 "2002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정권의 숨은 의도가 있다”며 “결국 목표는 정권재창출 단 하나”라고 대여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서 터진 박청장의 학력 허위기재 의혹은 김대중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한 정치적 문제로 커지고 있다.
9일 국회예결특위는 박 서울청장 학력 허위기재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홍신의원은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사람에게 수도 치안을맡길 수 없다"며 박 청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장관과 경찰청장은 그를 제청한 사람으로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적 공세라며 반박했다.
최인기 행자부장관은 국회에서 박 서울청장의 학력 허위기재 의혹에 대해 "공문서 위조나 변조로 확인된다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초고속 승진으로 주목받던 박 서울청장이 중도에 하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서울경찰청장이 학력을 허위기재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한 비판여론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금성, 권노갑계 민주당 실세 K의원이 천거
그러나 문제는 또다른 곳에 있다. 박 서울경찰청장의 허위학력기재는 단순한 인사도덕성의 문제의 성격을 벗어나 현 여권의 반권-친권의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청장을 천거한 인물은 권노갑계로 당의 핵심인물인 목포해양고 출신 K의원이 천거했다는 것이다.
당내 또다른 실세 K의원과 이번 서울경찰청장 인사에서 갈등을 빚다가 최종적으로 목포해양고 출신 K의원이 천거한 박청장으로 결정났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박금성청장 문제는 결국 구동교동계의 인사패착으로 귀결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 주변의 이야기다.
가까스로 진정된 친권-반권내분이 이번에는 인사문제로 불거지고 인사파행에 대해 친권파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국정파행에 이어 인사패착까지 이래저래 여권은 국민의 원성만 사는 악수만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준철 기자 jchong2000@ewincom.com
< 취임2일만에 전격 사퇴발표 >
공무원 인사기록카드에 학력을 허위 기재해 물의를 빚은 박금성(朴金成.56) 서울경찰청장이 9일 오후3시 이한동 국무총리에게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경찰청은 "박 청장이 최근 학력 문제를 놓고 빚어진 논란에 대해 법적 책임은 없으나 도의적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조직의 명예와 후진을 위해 자진 사퇴하게 된것"이라고 사표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박 청장은 지난 7일 취임한 이후 불과 이틀만에 물러났으며, 경찰 사상최단명 수도치안총수로 기록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