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3년 시점의 차기 대선주자 판세
2001-02-24 박혜경 기자
DJ정부 3년 평가 여론조사에는 그 주제와 맞지않는 2002년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조사가 어김없이 나오고 있다. 그 판세를 보고 파악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아직 2년이나 남은 지금 벌써 차기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이 DJ국정운영을 막아서며 더 관심을 끌고 있으니 좀 아이러니한 점이 없지않아 있지만, 차기 지도자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아나간다는 점에서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동아, 경향 3주년 조사를 참고하였다.
1 : 1 가상대결에서는 큰 차이 없어
두조사에서의 차이는 이총재와 여권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동아는 김대표를 제외하고는 여당후보가 모두 이기는 것으로, 경향에서는 이총재가 어떤 여당후보가 오더라도 이긴다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총재와의 가상대결이 아닌 여당주자들의 단순지지도 조사를 보면 동아는 이인제 20.7%, 노무현 5.6%, 김중권 2.6%였고, 경향은 이인제 27.3%, 노무현 12.1%, 고건 10.8%, 정몽준 6.0%, 김중권 2.7%이다. 양쪽조사모두 여권후보군 중 현재 단순지지도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후보는 이인제 최고위원이고 그 음이 노무현장관, 고건시장, 김중권대표 순이다.
여기서 유의해서 보아야 할 것은 각 주자들의 단순지지율의 차이가 현격하지만 이회창 총재와 대결구도에서는 그 차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여권후보가 누가되든 이총재와 본선에서 대결하게 되면 현재의 여권표는 총결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동아조사에서는 김대표만 제외하고 36%내외로 여권후보가 얻었고, 경향조사에서도 35%내외로 각 후보군이 얻고 있다는 것이다. 김중권대표만 이총재와 대결했을때 30%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20%대에 머물러 있다.
또 이총재의 지지도는 여권후보가 누가되더라도 거의 변함이 없었다. 동아에서는 거의 35%선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으며 경향에서는 40%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을 보더라도 이총재와 여당후보가 본선게임을 벌이면 그 상대가 누가되든지 이총재표는 총결집한다는 것이다.
조사와 같이 양자대결구도로 간다면 그것은 '여야 정당대결구도'가 된다. 현재의 정당지지도를 통해 정당표를 어느정도 예측해 볼 수 있다. 경향에서는 민주당 32.6%, 한나라당 26.1%, 동아는 민주당 32.1%, 한나라당 26.5%로 조사돼 양쪽조사가 거의 같게 나타났고,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6%정도 앞서고 있어 정당지지율로는 민주당이 유리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재집권가능성에 43.2%가 성공하지 못할 것(동아)이라고 보고있고 27.3%만이 성공할 것이라고 응답해 민주당 지지층이 상당히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자 대결구도(정당대결)에서는 여권의 예선전이 더욱 치열
후보 가상대결을 놓고 볼때, 이번 2002년 대선이 양자대결구도(정당대결)로 갈 경우 여권의 어느후보가 되든지 본선게임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기때문에 여권의 예선게임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때문에 이 예선전에서 가장 유리한 후보는 다름아닌 흔들리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을 다시 재집결시킬 수 있는 인물'이 누구냐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자대결구도로 간다면 결국 '한나라당의 정권창출' : '여권의 정권재창출'이라는 정당대결구도에서 '여권 정당표를 최대한 결집시켜 내는 것' 뿐만아니라 '개인인물표인 +α'의 득표력이 누가 더 있느냐가 또하나의 결정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여권의 대권후보중 인물표의 득표력을 확인받은 사람이 이인제 최고위원밖에 없다는 점이 다른 후보들에게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대선은 어떤 면에서는 'DJ냐 아니냐'의 두번째 선택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들 후보군의 인물표가 크게 보아 'DJ표 범주'안에 녹아들 수 있느냐 또한 관건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후보로서의 개인 인물표와 여당 대선후보로서의 개인인물표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여권주자들의 개인 인물표를 대선후보의 인물표로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느냐의 '인물표 가득률'에 따라 후보는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각 후보진영은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인물지지층이 어느 층인지 또 그 인물 지지표가 과연 여권의 대선후보가 되었을 때 그대로 따라올 수 있는 가득률이 높은 표인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다시말해 자신을 어느 상황에서든지 지지해줄 수 있을 정도로 지지층의 민심을 확고히 잡고 있느냐, 아니면 언제든지 이탈할 수 있을 정도밖에 안되는 불안한 지지를 얻고 있느냐의 '지지층의 충성도'를 분석해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양자 정당대결구도를 깰 제3의 후보가 출마한다면 지금의 이 판세는 완전히 흐트러질 것이다. 어느 후보가 제3의 후보가 될 것인지, 그 후보가 한명인지 아니면 여러명인지에 따라 각 당 이탈표의 성격이 달라지고 여야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때는 선거구도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양자대결구도든지, 3자 또는 4자대결구도이든지 차기 대통령은 15대대선처럼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당락을 좌우하는 1-2%의 지지층을 더 확보하려면 국민적 요구를 해결하여 부동층의 지지를 조금이라도 더 얻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김대중정부 3년 평가에서 국민들은 '정치와 경제' 살리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차기대선후보들은 '정치와 경제'살리기의 국민적 요구를 해결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돌아선 민심을 얻을 수 없고 흔들리는 부동층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박혜경기자polyad@ew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