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에 선 한나라당-정답 찾기에 고심중
2001-02-27 박혜경 기자
'안기부자금' 사건에 이은 3당연합으로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 그러나 궁지를 벗어날 묘책은 없고 YS와 JP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지금 정답찾기에 고심중이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 취임 이후 '안기부자금' 사건으로 집권여당의 공세에 밀리기 시작했고, DJP 공조 복원에 이은 2여+민국당 정책연합이라는 반창연합이 가시화돼 이총재는 3당에 포위되는 형국에 빠진격.
더욱이 한나라당은 이러한 여권의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나 아직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신3김연합설'에 위기감 팽배한 이총재와 한나라당
한나라당이 무엇보다 우려하고 있는 것은 '신3김연합'이다. 이 총재도 "어쩌면 YS가 DJ와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계한다고 전해진다. 김윤환 민국당 대표가 3당 정책연합을 제기했고, 이를 이어 JP가 YS에 다리를 놓아 3김이 뭉칠 기미가 많기 때문이다.
26일 한나라당 총재단회의에서도 '신3김연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여권의 '3당 야합 시나리오'를 거론하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는데, 이는 '3김식' 정치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물밑에서 꿈틀거리는 정계개편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창화 총무는 "세풍, 총풍, 안풍, 언풍에 이어 3당 야합이라는 고약한 바람이 불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다"고 현재의 심경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3당연합 및 '신3김연합'에 대처해 나갈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반3김 전략을 전면에 내세울 수도 없는 실정. 대선이 아직도 2년 가까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대립각을 세우다가는 우군을 잃을 가능성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YS, JP는 포기할 수 없어
한 이총재 측근은 "현재 민주당 중심으로 반창연대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해도, JP나 YS, 김윤환 대표가 민주당과 완전히 합당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이총재는 이들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인내하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한 반 3김 정책을 구사하는 것보다,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면서 이총재 대세론을 확산해 나가면 다시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반3김 정책을 대선 가까이에서 구사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 이총재가 전방위적으로 퍼붓고 있는 여권의 공세를 뚫고 일어설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총재의 대여전략-당직개편 속에 녹아들 것
특히 2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면서 당직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당직개편이 '순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대여 전략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 당관계자는 당직개편 방향으로 "정치력, 조직장악력을 갖춘 경륜있는 인사 및 대언론관계에 능통하고 대여투쟁 경험이 있는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더불어 "부분적으로 초재선 소장파를 등용해 개혁적 이미지도 가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직개편을 단행할 시기가 이총재의 대여 반격을 가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여전략이 수립되고 이를 실현할 인물로 당직을 개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이총재 자신의 지지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총재 대세론에 회의적 반응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총재가 당을 다시 추스르고 여권의 대야 포위공세를 벗어날지 주목되고 있다. 이총재에게 가장 힘든 정치적 시험대이기도 한 현 상황을 극복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 후보로서의 자격도 갖춰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정치권의 시각이다.
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