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찬 의원-마담뚜인가 저승사자인가?
2001-03-13 박혜경 기자
당론과 달리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던 송석찬 의원이 이번에는 '양당 합당론'을 제기. 자민련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송 의원은 마담뚜인가? 아니면 자민련을 갉아먹는 저승사자인가?
더욱이 이적 의원들이 자민련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민주당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어 자민련 지도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 이들 중 한사람이라도 탈당하면 천신만고 끝에 이룩한 교섭단체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민련 속은 검게 타들어가고 있다.
자민련 송석찬 의원 '양당 합당론' 공개 제기
송석찬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합당 건의문을 보냈는데, "저 송석찬은 앞으로도 저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대통령에게) 바칠 각오가 돼있다"면서 민주당과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피력하는 한편,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통합여당'의 총재를 맡는 것을 전제로 양당 합당론을 공개 제기"하고 나서 양당 합당론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송 의원은 "동교동계 핵심 인사 및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논의했는데 대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자신이 건의문을 낸 배경을 주장했다.
JP가 "그동안 양당의 합당은 생각해 보지도,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해 왔었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자민련 소속 의원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동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자민련과의 합당론으로 기우는 분위기를 보여왔던 민주당은 한발 물러섰다. 김중권 대표가 "DJP 공조로 정국이 안정된 상황에서 합당의 필요성이 없고, 합당을 시도하거나 노력하고 있지도 않다"고 김영환 대변인이 전했다.
자민련은 "교섭단체 달성과 공조복원으로 위상이 격상된 JP의 행보에 재를 뿌리는 격"이라고 즉각 발끈하고 나서면서도 "사견이기 때문에 당과는 무관하다"고 애써 의미부여하지 않으려 했다.
송 의원의 이러한 돌출적 행동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지난 2일에는 자민련 소속이면서도 민주당 김중권 대표의 대전·충남 업무보고회에 참석, 소속정당을 아예 무시하는 행동을 보여줬다.
또 지난달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자민련의 당론이 국가보안법 개정 불가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한 정계은퇴를 촉구"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에도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 대행은 "당과 무관한 개인의 소신일뿐"이라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적 의원들 때문에 골치 아픈 자민련
자민련 이적 의원 중 유독 송 의원만 자민련 지도부를 애타게 하는 것이 아니다. 송영진 의원도 지난달 6일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의 충남 당진 농촌활동 합류하는 등 "비록 몸은 자민련으로 왔지만 마음은 언제나 이인제 계보"라는 속내를 서슴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장재식, 배기선 의원 역시 이 두 의원들처럼 돌출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민주당에 가있다.
장 의원은 사석에서 "합당이 안되면 큰일나지"라며 틈만 나면 합당론을 꺼내고 있고, 배 의원도 국가보안법 폐지 등 자민련이 당론과 크게 배치되는 움직임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동교동계인 이들이 이정도인데 동교동계인 배기선의원의 경우는 이들보다 더 하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때문에 정 못부치고 있는 이들을 안고 있는 자민련은 이들 이적 의원들로 인해 속을 크게 앓고 있다. 당론이 의원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들 의원들 때문에 당 분위기도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적 의원들 마담뚜인가
이적 의원 4명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상황에서 자민련이 외부적으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 이적도 민주당과 김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희생으로 판단하고 있는 이들이 자민련에 들어왔다고 해서 자민련 의원으로 활동하기를 바라는 것 또한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송석찬 의원이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론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형식으로 공개 제기함으로써 자민련이 더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민주당과의 합당은 곧 '자민련을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이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이적 의원들이 자민련과 민주당의 합당 분위기 조성을 위해 특명을 받았는지, 아니면 자민련을 흔들어 깨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민련의 교섭단체 등록으로 DJP 공조 복원에 핵심적 역할을 해 민주당과 자민련으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던 자민련 이적 의원 4명이 양당 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다시 한번 해 낼지, 아니면 자민련을 속으로부터 흔들어 분란만을 일으킬지 정치권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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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