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대표연설 존폐논란
2001-04-07 박혜경 기자
4월 임시국회의 3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6일 모두 끝났으나 이의 존폐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4월 임시국회의 3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6일 모두 끝났으나 이의 존폐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임시국회에서의 대표연설을 폐지키로 의견을 모으고 한나라당과 절충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은 대표연설이 번번이 정치 공세에만 초점이 맞춰져 국회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이므로 정기국회에서만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월 임시국회부터는 민주당만이라도 국회법상 교섭단체 대표의원인 원내총무가 나서서 ‘의정 연설’로 대신한다는 방침이다.
또 민주당은 대표연설이든 의정 연설이든 모든 교섭단체가 하루에 몰아서 하자는 쪽이지만, 한나라당은 그럴 경우 여당 쪽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을 우려해 역시 반대하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대정부 질문의 특이한 형태로 도입됐으나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도. 총리를 의회로 불러 질의하고 답변을 듣는 제도를 두고 있는 내각책임제 국가에서도 교섭단체 대표가 직접 연설을 하는 예는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회 입법차장을 지낸 공주대 박종흡(朴鍾洽·행정학)교수는 “국민의 눈에는 대표연설에 뜬구름 잡는 식의 정치 얘기가 너무 많고, 나아가 그것을 꼬투리 잡아 서로 싸움이나 일삼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또 “대표연설을 하더라도 교섭단체 내에서 실질적인 권한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각 당의 지도부가 돌아가면서 남이 써준 원고를 대신 읽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정훈·윤종구기자>jnghn@donga.com
동아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