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난지도를 대중 골프장으로 만든다?

2001-04-10     박혜경 기자

서울시가 12일 난지도 골프장 조성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환경 시민단체들과 일반시민들이 난지도 골프장 계획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는데,,,

서울시가 12일 녹색서울시민위원회 회의를 통해 난지도 골프장 조성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환경운동연합등 환경 시민단체들과 네티즌들이 난지도 골프장계획 백지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93년 난지도 쓰레기 매립을 중단하고 난지도 생태공원 조성계획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99년 1월 제1매립지 10만3000평의 절반 가량에 골프장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당초의 난지도 개발안을 번복함에 따라 환경 시민단체 등과 일반시민들의 반발을 사왔다.

특히 당초 계획에 없던 난지도 골프장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만, 애초 조성하기로 한 시민공원은 가스와 침출수 등의 이유로 안정화 기간을 더 둘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환경 시민단체들이 서울시를 대상으로 '전면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7월 골프장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 등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위원 22명은 위원직을 사퇴한 바 있고, 10일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최종 논평을 내고 난지도 골프장 계획 철퇴를 주장할 예정이다.

난지도 골프장 건설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난지도는 93년 15년간 서울시의 쓰레기 매립장 역할을 다하고 쓰레기 반입이 중단되어왔다. 이후 98년 자료조사에 의하면 각종 동물과 식물이 서식하고 생태계의 천이가 이루어져 난지도 생태계가 회복되어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후 서울시는 난지도 생태공원을 조성할 방침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99년 1월 제1매립지에 골프장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시와 환경시민단체들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특히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재원을 유치하는 등 한국골프사업협회의 로비설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서울환경운동연합등 시민단체 등은 서울시가 내세우는 '골프의 대중화'에 "기껏해야 하루 300명 정도밖에 이용하지 못하는 골프장을 '골프의 대중화'라 말하는 것은 시의 환상에 불과하며 시민보다는 소수 골프인구나 골프장업자를 위한 정책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골프장계획의 철회를 주장해왔다.

박강수 「난지도 골프장 건설반대 운동본부」 의장은 "아직까지 골프 대중화는 우리나라 환경실정과는 맞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서울시가 한국식 잔디를 심는다, 인조 잔디를 깐다, 무독성 농약을 사용한다며 골프건설 이후의 환경오염 문제를 최대한 감소시킨다고 하지만 , 이것은 15년간 쓰레기의 온갖 악취와 공해로 고통받았던 마포구민들의 제2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 "난지도 골프장계획 백지화돼야"

난지도 골프장계획 백지화 인터넷 서명에서 네티즌들은 생태오염과 빈부격차의 극대화를 들며 서울시의 난지도 골프장건설 계획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박영일이라고 자신을 밝힌 네티즌은 "골프에 '대중'이니, '생태'니 하는 용어를 갖다 붙여 쓰는 것 자체가 국민을 바보로 알고, 또한 우롱하는 것이며, 골프장 건설 합리화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즉각 골프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진정 서울시민들이 원하고 있는 녹지공간 확충에 서민들의 혈세를 유용하게 쓰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안정훈이라는 네티즌은 "과연 누구를 위한 골프장인가? 진정 국민 스포츠 부흥을 위해서 정부가 국민 스포츠를 육성하기 위해서 짓는단 말인가? 말도 안된다. 우리의 피같은 세금을 걷어서 일부 특정 세력을 위해서 골프장을 짓는다는 건 말도 안된다. "라고 주장하며 난지도 골프장계획의 철회를 요구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개발이 돼야

서울시가 이번 최종 결과는 '난지도골프장 검토위원회'의 충분한 회의과정을 거쳐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비해, 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해온 시민단체 등을 뺀 채 서울시 부시장 중심으로 구성된 한계를 갖고 있어 불신이 팽배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가 '대중을 위한'이란 수식어를 붙인 채 골프장 조성 계획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우리 나라의 환경실정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 할 수 있다. 또한 소수를 위한 개발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2002년 월드컵 유치를 두고 선진화된 시민의식을 주장하기 이전에, 개발보다는 환경을 보호하고 전시성보다는 후손을 생각하는 자연개발이 이루어지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다.

김준숙기자js21fly@ew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