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고문'先민주세력 단결'-이인제,김근태와 차별화

2001-04-19     박혜경 기자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이 'e윈컴 정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인제 최고에 대해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김근태 최고의 '보수진영 끌어안기'에 대해서도 정체성 강화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노무현 상임고문은 지난 17일 『e윈컴 정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자신의 전반적인 구상을 조심스럽게 밝히는 한편, 현재 여권 내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이인제 김근태 최고위원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김근태 최고가 최근 보수진영을 끌어안으려는 행보에 대해 반대입장을 피력하면서 '민주세력 결집을 통한 先정체성 강화'를 주장했다. 그동안 노무현 고문과 김근태 최고는 '상호 양보론'을 펴며 '민주세력 단결론'을 펴왔었던 최근의 모습에 비춰볼때, 이번 노 고문의 김최고의 노선에 대한 비판은 보다 선명한 정체성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인제 최고에 대해서는 "90년 3당 통합에서 어떤 정치적 소신을 보였느냐는 것"이 문제라며 이 최고의 개혁성에 문제제기를 하며 차별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이 최고의 높은 지지율은 유일한 카드로 인식됐기 때문이지만 당내 경쟁구도가 성립되고 있어 변화될 것"이라며 대중적 지지도에서 이 최고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차기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노 상임고문의 이러한 경쟁관계에 있는 여권 대선 주자들에 대한 견제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나의 진심이 무엇인가가 중요

'기회주의자', '언론과의 전쟁', '민주세력의 분열을 막기 위해 희생 감수'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됐던 발언에 대해 노 상임고문은 "모두 기자나 장관이라는 신분을 떠나 우리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자는 차원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한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그 말을 왜 했느냐를 따지기보다는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세력의 분열을 막기 위한 희생'은 어떤 의도가 있기보다는 본인의 진심을 읽어주기를 주문하면서도, 이러한 노 상임고문의 진지한 정치적 자세를 기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노 고문 '先 민주진영 정체성 강화론'강조

노 상임고문은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물러난 이후 이렇다할 대권 행보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인터뷰에서 현재 노 상임고문과 경쟁관계에 있는 김근태 이인제 최고위원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후 여권 내 대선 주자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노 상임고문이 '양보' 발언까지 하면서 '민주화운동의 주류'로 치켜세웠던 김 최고의 '보수진영 끌어안기 노력'을 은근히 꼬집고 있어 두 사람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 상임고문은 김 최고가 'JP에 대해 운동권 선배'라며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과 관련,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저도 여러 사람을 못 만날 것은 아니지만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민주당의 정통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 구심을 먼저 형성한 뒤에 그 외의 세력과 정치적 연합세력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저 만나고 교류 정도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분들의 정신을 배울 것 처럼 정치 선배로 모시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기 중심을 분명하게 세우기 전에는 자기 중심이 흔들려 보이는 행보는 좀 조심하려고 한다"면서 '先 정체성 강화론'을 주장했다. 그동안 김 최고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운동권적 이미지 희석 전략'을 조심스럽게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 김 최고가 'YS의 민주화 공로 인정' 발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서로가 볼 때 약간의 과오가 있더라도 민주화세력이 대동단결하여 역사적 임무를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노고문의 발언에서 볼때, 보수 및 근대화세력과 연대하는 방법에 대해 김근태최고와 서로 다른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민주화세력의 대동단결론'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인제 최고와는 차별화 포인트-정치적 소신

한편, 이인제 최고에게 대중적 지지도가 뒤쳐져 있는 노 상임고문은 호남지역에서 이 최고가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 당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최고가 우리 당에 뿌리를 내리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인식이었고, 이로 인해 그 분이 유일한 카드인 것처럼 인식돼 왔었지만,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당내 경쟁구도도 서서히 성립돼 가고 있어 호남지역 정서도 바뀔 것"이라며 대중적 지지도에서 뒤지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러면서 현재 일부 언론이 이 최고와 노 상임고문의 관계를 주시하면서 마치 안 좋은 관계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 점에 대해 "특별한 사적인 감정이 없는 경쟁자일 뿐"이라면서도 "굳이 이 최고와 김 최고를 구분해 보면 이 최고는 90년 3당 합당 당시 여당으로 옮기셨던 분으로 서로 정치적 소신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와 이 최고를 구분하면서 3당 합당 당시 YS를 따라 여당에 들어가지 않고 남았던 노 상임고문과 여당에 따라간 이 최고와의 정치사적 차이와 정치적 소신의 차이를 은연중 강조했다.

더불어 "자신은 어려운 줄 알면서도 작은 가능성만 가지고 부산에 내려가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도전했지만, 뜻도 있고 가능성도 있는 일에 100% 확신할 수 없다며 안방에 안주하려는 사람이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갈 수 없다"며 소신에 대한 신념과 도전의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야당후보와 경쟁력으로 결정될 것", 노고문-이최고의 대중적 지지도 경쟁 치열해질 듯

차기 대선 도전 의사를 분명하게 밝혀왔던 노 상임고문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선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 그러나 『e윈컴 정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에서 경쟁관계인 이인제, 김근태 최고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어, 이후 노 상임고문의 행보를 예측케 한다.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는 "야당 후보와의 경쟁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듯이 이 최고와의 대중적 지지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근태 최고와는 대선 후보 경선 전까지는 협력적 관계를 유지한 가운데,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상임고문으로 당에 복귀한 노무현 고문, 당내 대선 주자들과의 경쟁 혹은 민주화세력 결집 과정에서 대선구도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