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與 vs 1野` 첫 `머릿수 싸움`

2001-04-30     박혜경 기자

‘숫자’와 ‘기세’를 앞세워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여야간의 격돌은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30일 본회의를 계기로 절정에 달했다.‘숫자’와 ‘기세’를 앞세워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여야간의 격돌은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30일 본회의를 계기로 절정에 달했다.


민주당·자민련·민국당 등 공동여당은 이번 국회를 3당 정책연합으로 확보한 원내 절대과반수(137석)의 위력을 과시하는 첫 무대로 삼겠다며 개혁법안에 대한 원칙적인 표결처리를 공언했고, 4·26 재·보선 승리로 한껏 기세가 오른 한나라당은 국무총리·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성사시키겠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여야의 기세싸움은 개혁법안 및 해임건의안의 처리 순서와 방식을 둘러싸고 가장 치열하게 전개됐다. ‘선(先) 법안, 후(後) 해임건의안’ 처리를 주장하는 여당과 ‘선 해임건의안, 후 법안’처리 방식을 요구한 야당은 지난 주말 개혁법안과 해임건의안을 하나씩 맞바꿔 처리하는 ‘샌드위치식 의안처리’라는 묘안에 합의하는 듯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30일 오전 ‘선 해임건의안 처리’ 방침으로 다시 돌아가고 민주당도 “합의 실패시 법안 표결처리” 방침을 천명하면서 여야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투표방식에서도 민주당과 자민련은 해임건의안 처리 때 불참하거나 명패만 넣고 투표는 하지 않는 ‘편법’을 모색하다가 “사실상 공개투표로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부딪히자 새로운 묘안을 짜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여야의 대치 속에 의사봉을 쥐게 될 이만섭 국회의장은 이날 “현 상황은 여야간 상호불신과 기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럴수록 한걸음 양보하는 쪽이 이기는 법”이라고 대화와 타협을 촉구했다. 이 의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격돌과 파행을 겪는 일은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여야는 휴일인 29일 부총무급 접촉을 통해 의사일정 조율에 나섰으나 “본회의가 파행되는 것은 막는다”는 원칙만 합의하고 헤어졌다. 이 때부터 양당 총무단은 상대방과의 일전을 치르기 위한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민주당 이상수 총무는 “일체의 대외활동을 중단해 달라”는 서한을 이미 소속 의원 전원에게 전달했으며 결전의 순간에 대비, 와병중인 이원성 의원까지도 본회의에 출석토록 하기로 했다. 29일에는 총무단에서 3여당 소속의원 137명 전원에게 전화를 걸어 본회의 출석을 독려했다.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여당의원들의 퇴장 또는 백지투표, 투표거부 등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전원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종호 기자· idhan@munhwa.co.kr>

문화 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