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풍운동⑥】신기남의원, "'음모론'은 국정쇄신 주장 누르기 위한 전략"
2001-06-09 박혜경 기자
최근 정풍파에 대한 동교동계, 당지도부, 일부 소장파 등 3각 협공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음모론'에서부터 소장파의 '항명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신기남의원은 "우리는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는데...
이렇듯 민주당 정풍운동은 정풍파와 동교동계 및 당권파간의 갈등은 13일 밝힐 대통령의 '국정개혁 방안' 내용에 따라 그 파장 정도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는데, '바른정치모임' 회장이며 이번 정풍운동의 한 가운데 서있는 신기남 의원은 『e윈컴 정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음모론'은 소장파 의원들의 순수한 충정을 깎아 내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음모론'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그는 "13일 밝힐 대통령의 '국정개혁 방안'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칠 경우 (국민이)실망감을 넘어 오히려 더 심한 냉소에 직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집단행동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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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당지도부, 일부 소장파 등으로부터 3각 협공 당하는 정풍파
최근 부쩍 동교동계의 정풍파 흠집내기가 잦아지고 있고, 당지도부는 물론 일부 소장파들도 정풍파 공격에 나서는 등 정풍파가 당내에서 집중적인 협공을 당하고 있다.그동안 정풍 파동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온 동교동계 중앙당 부위원장들이 중심이 되어 7일 모임을 갖고, '당 윤리위 회부'등 집단행동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고 정풍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에게 항의 팩스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교동계의 핵심인 김옥두 전 사무총장은 6일 "13일까지는 참겠지만 그 이후에도 (소장파들이) 또 다른 행동을 취할 경우에는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이번 일이 왜 생겼는지 내막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음모론'을 들고 나왔다. 동교동계는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정풍운동이 순수한 국정쇄신보다는 당권을 겨냥한 행동"으로 보고 있음을 말해준다.
김중권 대표는 "대통령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이 또다시 집단행동을 통해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고, 박상규 사무총장도 정풍파 의원들에게 '자중자애'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더욱이 일부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풍운동의 방향과 궁극적 목표를 둘러싼 이견이 확산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정풍파의 세력화를 둘러싼 주체들간의 갈등양상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 상황실장을 역임했던 장성민 의원은 "정풍파가 세력화를 도모하는 것은 어려운 때 대통령의 통치권에 흠집을 내는 행동인데다 권력투쟁에 이용될 가능성도 있어 쇄신운동의 순수한 뜻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풍파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중권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성호 의원도 "재선의원들의 정치적 의도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혁적 소장파이면서도 정풍운동을 정면으로 비판해 주목을 끌고 있는 김민석 의원은 다시 원외위원장 10여명과 모임을 갖고 정동영 최고위원의 '私心論'을 거론하면서 정풍파 흔들기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동교동계인 최재승 신계륜 의원, 이인제계인 원유철 의원, 그리고 정풍파의 세력화에 비판적인 이재정 송영길 이종걸 의원과 원외위원장인 이인영 우상호 의원 등이 참여하는 '개혁모임'을 11일 공식 발족할 예정인데, 정풍파를 분열시키고 대항하기 위한 성격의 모임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의 행동은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 것"
이러한 동교동계 및 당지도부의 움직임에 신기남 의원은 "우리들의 순수성에 대한 오해이며, 소장파들의 행동을 주저앉히기 위한 전략"이라며, "'음모론'이니 '정치적 의도'니 하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주장이기 때문에, 이것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더불어 그는 "우리들의 국정쇄신 요구는 공개적으로 추진했을 뿐만 아니라,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한 것이며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음모론'을 부정하는 한편, "정동영 의원을 향한 음모를 넘어서 소장파 의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 의원은 "최고위원회에서 진즉 논의가 됐어야 했는데, 최고위원들이 직무유기하는 바람에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당정쇄신의 정당성을 적극 주장했다.
세력화 문제에 따른 내부 갈등 설에 대해서도 그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 의논하는 열려있는 모임이다"며 "새로운 모임을 만들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내부 이해관계에 따른 분열양상도 "국정쇄신 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모 초선의원이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다"는 의구심을 품으면서 "이호웅 박인상 이재정 정범구 의원 등은 우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는 어려운 용기를 내 압력과 회유를 물리치고 심지를 모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분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를 두고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분들이 그렇게 유도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정동영 최고도 "그들에게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역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일단 상황을 관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13일 '국정개혁 방안'-'인사쇄신' 없으면 국민적 냉소 커질 것
한편, 신기남 의원은 "국정쇄신을 주장하는 것만이 민심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고육지책이었음을 당 지지도가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기대를 당·정·청와대가 잘 수렴해서 반영시켜야지 지지세가 지속되고 본격적인 흐름을 타는 것이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실망에 이어 더 심한 냉소에 직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국정쇄신 중 인사쇄신이 핵심임을 주장"해온 소장파 의원은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문제에 대한 고유 권한'을 주장하며 인사쇄신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한 우려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치세력화 의혹과 정풍파 내부의 갈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지난 5일의 '인사쇄신 재촉구' 모임도 국정개혁의 핵심이 인사쇄신임을 상기시키기 위한 자리였다는 것이 신 의원의 말이다. 그만큼 대통령이 국민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국정개혁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다.
정풍파 의원들은 13일 대통령이 발표할 '국정개혁 방안'을 지켜보면서 13일 이후의 행동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충분하게 국민들을 납득시킬 '국정개혁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정풍파와 동교동계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