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성순 의원 인터뷰

2000-11-01     김성순
두권의 시집을 낸 구청장 출신 늦깍이 초선의원 김성순- 그의 시작(詩作) 이야기와 어렵게 들어본 트럼펫 연주솜씨...

1. 1. 의원님께서는 30년 넘는 경륜을 가진 행정전문가이시며 구청장 출신의 늦깍이 초선의원으로서 행정가이실 때와 국회의원이실 때 정치를 바라보는 입장이 많이 바뀌셨을 것으로 보이는데....

행정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법이나 제도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지는 집행과정인데, 특히 지방자치를 하면서 이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즉, 보다 창의적이고 또 제도 자체를 우리 생활에 맞도록 적용해나가는 어려움이 있지요



행정을 하다가 막상 국회에 들어가보니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정해진 일을 집행하는 기능으로부터 이제는 법이나 제도를 만드는 입장이기 때문에 보다 더 책임을 가지게 되었지요 게다가 보는 안목도 국가 전체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사명감이 커진다고 할 수 있죠.




◀덧붙여서 보통 정치에 대해서 행정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데..




저는 행정을 할 때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좀 많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역실정에 맞게 행정을 하다가 보니까 가장 저해요인이 법과 제도들 이였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여러 가지 관행들...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을 보통 개혁이라 하는데... 이런것들은 고치지 않으면 실정에 맞는 정치나 현실에 맞는 행정을 하기가 참 어렵구나하는 점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되기도 했지요.


이런 점을 볼 때 법이나 행정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고 우리 생활속에 깊숙히 들어와서 적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생활정치를 강조했지요. 지금 정치에 들어와서도 생활과 밀접한 사안에 대해 많은 고민과 해결방법을 강구 하고 있습니다.

2. 2. 두권의 시집을 낸 것으로 아는데 시를 쓰게 된 동기는?

우리가 공적생활이나 사적생활이나 창의적인 활동이 참 중요한데요. 또한 생각하는 것이 딱딱하면 몸도 딱딱하지요. 그래서 저는 생활을 하면서 내 공적업무와 관계없이 나의 인성을 키우기 위한 여러 일들을 해왔고 그런 부분중에 하나가 음악을 듣는다거나 시를 쓰거나 또는 다른 분야의 책을 읽고 그랬지요


시는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고, 시는 한시인의 것이 아니고, 사실 모든 사람이 시인아닙니까? 단지 시인이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뿐이지. 우리 모두는 시성을 가지고 있지요. 시성을 유지하면서 그러다 취미 삼아 시를 한 두편 쓰다보니까 시인이 되었습니다.


3. 3. 본인이 생각하기에 발표된 시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시가 있다면..그리고 그 시를 지으시게된 배경을 말씀해 주신다면...

많이 쓰지는 못했고요. 공직생활중에 틈틈히 썼는데 한 100여편 되지요. 그래서 두권의 시집으로 내기도 했는데... 이거다 하고 내놓기에 썩 마음에 드는 것은 많지 않지요. 그러나 그 중에 그런대로 시내용보다도 시를 쓰게된 동기나 그 배경, 의미가 있는 시는 몇 개가 되지요.


'장애인을 위한 기도'라던지 '철거하는 아픔' 등이 있지요. 특히 제가 사회복지분야에서 주로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 왔는데 그런 사람들을 제손으로 철거한다는게 마음이 많이 아팠지요. '철거하는 아픔' 이 지금 생각이 나는군요.




◀구체적으로 '철거하는 아픔'에 대한 배경 설명을 부연한다면..




올림픽 준비 할때지요. 판자촌을 철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였지요. 당시 우리 관내엔 어렵게 살고 있는 무허가 판자촌을 철거하지 않으면 안되었는데, 철거하려고 직원하고 현장에 나가보니깐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쏟아지는데 철거는 하고, 철거하는데 학교갔다 오는 학생들은 어리둥절해하고 그런 모습을 보고 맘이 아팠지요. 그래서 그날 저녁에 시로 옮긴거지요.


그리고 바고 그날 철거하다가 바로 서울시장한테 전화해서 '철거는 해야겠지만 오늘은 안됐겠다. 비가 오기 때문에. 너무다 가슴도 아프고, 철거민들이 너무나 당황하고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고 해서 몇 일 보류한 적이 있지요. 그 시가 기억에 남습니다.




【철거하는 아픔】




철거하는 아픔이


당하는 아픔보다 더하랴마는


가슴 안고 통곡을 나누고 싶다




모두가 유허가로 세상에 나왔건만


어쩌다 무허가로


이리 쫓기고 저리 밀리나




웬지 모르고 어딘가에


세상 기웃대며


이끌려 가는 소년




뒹구는 세간


하나님은 왜 비를 뿌려 공책을 적시는가


인생이 결국 비참한 모습 되게




철거하는 아픔이


당하는 아픔보다 더하랴마는


공감하는 공간에 함께 앉고 싶다


너를 나누고 싶다

4. 4. 의원님의 두 권의 시집을 읽고 포크송 가수들이 음악CD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그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저는 제 시가 노래로 되는 것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저의 시를 유심히 읽으신 오세복씨, 또 뜻을 함께하는 가수들, 하남석씨, 임창재, 양하영, 장은하 이런 분들이 이것을 노래로 만들어보자 하면서 저를 찾아왔어요. 그래서 그러라고 했지요.


그러나 제 자신은 노래는 노랫말로 해야되는데 시를 노래로 만들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그리고 시내용도 잘 알려진게 아니고... 그렇지만 시가 노래로 만들어지고 몇 번 방송에 나가니깐 많은 분들이 전화를 주시고 '새롭다' 그런 얘기를 들었고 용기도 가지게 되었지요.


5. 5. 시뿐만 아니라 트럼펫 등 악기를 연주를 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어떤 동기로 트럼펫 연주를 하게 되었고 언제 어떤 곡목을 주로 연주하시는지요..

우리 생활이 참 메마르지 않습니까? 특히나 산업화, 도시화,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더욱 메마르고 바빠지면서 여유를 갖기가 힘든데.. 그럴수록 시나 음악이 생활화 돼야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시는 오래전부터 좋아했고, 또 구청장을 하면서 틈틈이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고요. 틈틈이 트럼펫을 불고 섹스폰이나 클라리넷을 조금씩 만져봤지요


그것이 저의 생활을 정신적으로 아주 윤택해지고 여유롭게 해준다 늘 느끼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연주를 한번 부탁해도 괜찮을지..




서툴지만 한번 해볼까요.




김성순의원 홈페이지




인터뷰어; 천호선(e윈컴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