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가상대결

野黨 지지자, 이회창 충성도 80% 넘어

2001-04-07     월간중앙/폴앤폴
-與黨 지지자는 후보에 따라 이탈자 들쑥날쑥… 여권 지지기반 축소 심각 -




현재 시점에서 어떤 경우에도 한나라당 이총재 지지도가 여권 후보에 비해 일관되게 높은 계층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발견되었다.




성별로는 여성, 연령별로는 40대와 50세 이상의 고연령, 직업별로는 자영업자와 화이트칼라, 그리고 거주지역으로는 서울과 영남이 바로 이총재의 핵심 지지계층이라고 판단된다. 또 한가지는 여권에서 대중성이 약한 후보가 출마할 경우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는 부동층이 확대되는 계층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여성, 50세 이상, 중졸 이하의 저학력, 주부와 학생 및 무직자, 이북과 호남 출신, 민주당과 자민련 지지자 및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층이다. 정치성향으로 구분하면 이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즉, 정치에 별 관심이 없거나 냉소적인 무당파 성향의 유권자와 현재 여권을 지지하면서도 후보로 선출되는 인물과 그 인물의 당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지지를 결정하는 유권자가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나라당 이총재에 대한 지지 세력이 확고한 데 비해 여권 후보 지지층이 분산되는 이러한 현상은 정당 지지자들의 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즉,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 얼마나 지지하는가를 비교해 이른바 ‘충성도’(Loyalty)를 확인해 보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이총재 지지도가 82∼90%에 이르는 데 비해 여당인 민주당의 경우는 50% 미만에서 최대 76%에 그치고 있다. 물론 실제로 선거가 실시되면 여당 지지표가 다시 결집될 수 있지만 그 경우도 야당의 이총재를 능가할만큼의 여권 후보가 부각되는 상황이라야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표6><표7>에서도 확인된다. 요컨대 여권 주자





중 2강을 형성하는 이인제 위원과 노무현 장관의 경우 지지자들이 경쟁자가 후보가 되었을 경우 여당 지지에서 ‘빠져나가는 현상’이 보인다는 점이다. 즉, 한나라당 이총재 지지자는 어떤 경우든 80% 이상이 계속 이총재를 지지하는 데 비해 여권 후보 지지자는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노장관 지지자의 경우 73.7%만이 같은 당인 이위원을 계속 지지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이위원 지지자의 경우 69.2%만이 노장관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여권 지지자는 후보가 누가 되든 부동층으로 이탈되는 경우가 한나라당 이총재 지지자보다 매우 많은 것이다.




이회창 총재와 여권 주자들의 대결에서 모든 여권 주자들의 지지도가 이총재를 앞선 계층은 호남 출신 및 호남 거주자,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뿐이다. 심지어 자민련 총재인 이한동 총리의 경우 자민련 지지자의 34.6%만이 이총리를 지지할 따름이다.




여권 주자 중 ‘1중’에 해당하는 고건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시장 지지가 이총재보다 높은 계층은 농림어업 종사자와 호남 거주자 및 민주당 지지자밖에는 없으며, 이총재와 고시장의 지지도가 비슷한 계층은 인천·경기와 강원·제주 거주자, 학생, 무당파 등이다. 이들 계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총재의 지지가 월등히 높은 편이다. 영남권 후보론을 표방한 김중권 대표의 경우 자신의 출신지인 TK(대구·경북)에서 17.5%에 그쳐 57.9%를 얻은 이총재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영남인 PK(부산·경남)에서는 한자릿수(9.2%) 지지도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그나마 여권의 2강을 형성하는 이인제 최고위원과 노무현 장관이 출마하는 경우에만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위원의 경우 충청지역과 자민련 지지자, 블루칼라와 무직자, 고졸과 중졸 이하 학력 등이 이총재를 앞서는 계층으로 추가되며 노장관의 경우 인천·경기·강원·제주지역, 학생과 무직자, 기타정당 지지자, 대학 재학 이상 고학력 등이 추가되고 있다. 또 영남권에서도 PK와 TK를 막론하고 이위원은 20% 내외를, 노장관은 20% 이상을 얻어 영남지역 지지율도 다른 여권 후보에 비해 가장 높은 편이다.




영남지역 지지도에서 흥미로운 점은 영남 출신인 노장관의 경우 다른 인물이 출마할 때보다 이총재의 지지도가 줄어들고 부동층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실제 선거상황에서 영남지역 주민들이 같은 영남 출신인 노장관과 영남 출신은 아니지만 지역정서를 업은 이총재 중 누구를 찍느냐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