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전문가 金杏의 대선 관전 포인트

부동층의 최종선택

2001-04-07     신동아/오픈소사이어티
현재 대권구도와 관련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가량이 무응답이다. 흥미롭게도 이들 무응답층은 서울과 인천, 경기, 강원 등 지역감정이 비교적 엷은 지역에 몰려있다. 따라서 이들의 향방을 무시한 채 대권구도를 관전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결국 이들은 선거전이 본격화되는 내년 중순 이후에나 지지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조직력과 자금력을 포함한 선거전과 TV토론, 주요 이슈 등에 영향을 받게 된다. 선거에서 ‘이미 잘 만들어진 후보’와 ‘잘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 후보’ 중 어느 쪽이 더 좋다고 예단하기 어렵다. 후보의 이미지는 선거기간에 얼마든지 새로 만들어지고, 또 무너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앞서 집중 거론된 네 후보 모두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회창의 경우 영남권에 확실한 지지기반과 중·장년층의 높은 선호도가 큰 강점이다.




그러나 야당 총재로서 지지세력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역기반과 보수층에만 기댄다는 것은 그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요소다. 만약 2002년 벽두부터 시작될 여론조사에서 예비 여당 후보들과 비교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경우, 정계 개편이나 당내 독점적 지위권 상실 등 안팎의 악재에 시달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인제 후보는 현재까지 거론되는 여권후보들 중 가장 지지율이 단단하고, 대의원들에게도 일정한 기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영남권에 확실한 비토세력이 있는 그로서는 충청권에 구애해 성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차기 대선까지 JP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노무현씨는 자발적 지지자들의 지지율이 높다는 점이, 김중권씨는 현재의 지지율에 채울 만한 여백이 남아 있고 앞으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차기대권과 관련해 당장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여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회창 총재나 이인제 최고위원의 지지율도 알고 보면 개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라기보다는 각 정당 대표주자에 대한 고정표적 성격이 강하다. 남은 1년 10개월 여 동안 너무도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만약 여권이나 야권이 분열한다면, 그래서 선거가 삼파전, 사파전 혹는 그 이상으로 전개될 경우 지금까지의 판세분석은 무의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