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정은 서울 답방, 연내 이뤄질 가능성 있다”
“김정은 답방 계기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촉진·중재·설득이 더욱 중요”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클랜드 시내 호텔에서 재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이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저는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시기가 ‘연내냐, 아니냐’라는 것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더 촉진하고, 더 큰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보다는 답방이란 이벤트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기여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 답방 계기에 제가 직접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받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어질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과정에서 보다 큰 폭의 비핵화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하고, 중재하고, 또는 설득하는 그런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우리 한반도의 분단 이후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 자체가 한반도의 남북 간의 화해, 평화의 진전, 나아가서는 비핵화의 진전에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과 아던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상호 보완적이며 호혜적인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과학기술과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뉴질랜드 농업분야와 한국 건설 분야에 상호투자와 협력을 강화하고 보다 많은 사업을 발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산분야 협력 활성화를 위한 ‘군용물자협력 약정서’ 체결 추진 ▲남극연구 분야 협력 활성화 ▲4차 산업혁명 대응 위한 바이오·헬스케어·ICT 분야에 공동연구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 간 교류 확대와 관련 “뉴질랜드는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의 출입국 편의를 위해 자동여권심사(e-Gate) 제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워킹홀리데이, 농·축산업 훈련비자, 농촌지역 청소년 어학연수, 전문직 비자 등 인적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 방안도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양국의 젊은 세대들이 더 많이, 더 자주 방문하고 교류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양국 관계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도 뉴질랜드의 젊은 지도자들을 한국에 초청하는 ‘차세대 지도자 간 교류’ 프로그램을 시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또한, 우리는 양국 국민들이 연금 수급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사회보장협정 체결을 위한 국내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평화와 관련해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아던 총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적극 지지할 것을 약속했다. 평화를 향한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아던 총리는 “한반도 평화에 커미트먼트(commitment:책임, 약속 등의 강한 의미)를 갖고 지원하겠다”며 “지난 1년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과 대화를 시작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경의를 표한다”는 말로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행보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이어 “뉴질랜드는 강력한 공약을 갖고 있다. 비핵화를 지켜 나가야 하고, 북한이 완전하고도 검증가능한 비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룰 수 있길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 제재 계속 가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핵화 전까지 대북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체코와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과 수행원이 탑승한 공군 1호기는 이날 오후 뉴질랜드 오클랜드 국제공항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다. 공군 1호기는 이날 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