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35억 주식 소유 논란... 박지원 “버핏처럼 주식하는 게 낫지 않나”

한국당 주광덕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이냐” 민주당 이춘석 “이 청문회는 후보자 청문회지 남편 청문회 아냐” 이미선 후보자, 논란 사과‧해명... ‘여성‧지방대’ 스펙으로 차별화 강조

2019-04-10     손민익 인턴기자
▲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35억 원대의 주식 보유 여부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의 중심이 됐다. 이 외에 야당은 이 후보자의 진보 성향 의혹, 주식을 보유한 회사를 재판한 정황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자신의 ‘여성‧지방대’라는 점을 내세워 ‘남성‧서울대’가 주류인 헌법재판관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여야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주식 보유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법관으로 재직하며, 67개 종목, 376회에 걸쳐 37만 4,404주의 주식을 거래했다.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3000여 명 판사 중 근무 시간에 이렇게 주식거래를 한 판사가 몇 명이나 되나.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다”며 “이테크 건설과 삼광글라스에 (부부) 재산의 절반을 투자했는데 후보자는 배우자의 주식 투자를 몰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내 명의 투자는 포괄적으로 동의했다”면서도 “종목 선정과 수량 선정은 남편이 했다”고 답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워렌 버핏처럼 주식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왜 헌법재판관이 되려고 하나”라고 비꼬며 주식 보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후보자 주식매매 현황을 보면 1,200여 회가 넘는다. 남편은 4,090여 회”라며 “국민 상식에서 납득이 안 된다. 워렌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주식 전문회사로 돈 많이 벌어 사회 공헌하는 게 더 좋은 길”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주식 보유를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저도 검사를 했지만 공무원은 주식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 국민들은 판검사 정도면 고위공직자라고 생각하고,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정보를 안다고 생각해서 주식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이 청문회는 후보자 청문회지 남편 청문회가 아니다”라며 “본인이 정확히 관여한 부분은 얘기해야지 계속 그렇게 하면 ‘남편 청문회’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주식 논란을 남편 탓으로 돌리는 태도를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주식 거래가 일부 오해를 살 수 있는 점을 알게 됐는데 송구스럽다”면서도 “20년간 판사로 재직하며 부끄러움 없는 재판을 했고 일상생활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최대한 노력했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가 주식을 보유한 회사를 두고 재판한 점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작년 10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 자신과 남편이 약 17억 원의 주식을 보유한 이테크 건설의 하도급 운송업체와 연관된 재판을 맡은 바 있다.

이 후보자는 “해당 사건은 이테크 건설과 무관하다. 판결은 삼성화재가 패소해 이테크 건설 쪽에 불리한 판결이었다”며 “소송 과정에서 회사 내부정보를 알 수 있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의 성향을 두고도 질의가 쏟아졌다. 이 후보자가 과거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참여한 바 있는 점을 두고서다. 이를 두고 이완영 한국당 의원은 “본인도 자신이 진보 성향의 판사라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제 성향에 대해서 보수인지 진보인지 그렇게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사안에 따라 보수도, 진보도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이 후보자는 논란 속에서도 “여성 지방대 출신을 지명한 건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사명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가 40대‧여성‧지방대라는 점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의 스펙은 50대‧남성‧서울대의 스펙을 지닌 헌법재판관들의 일반적인 스펙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 근로자의 경우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사례가 많다”며 “근로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인권 이슈가 뭐라고 생각하나’라는 금태섭 의원의 질문에 양성평등 문제를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