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인터뷰

2001-03-10     권영길
"법을 고쳐서라도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DJ정권은 '언론 길들이기'라는 지탄을 받아도 변명할 길이 없습니다."

1. 1. 지난 2월 25일 창당 1주년 기념대회를 열었는데, 민주노동당이 지난 4.13총선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해 진보정당 운동이 다시 한번 좌절했습니다. 그 동안 재 창당을 준비해 오시면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국회의원 당선자 한 사람도 내지 못했다 해서 정당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국회의원 한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 특히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정당에게 중요한 것은 당이 그대로 온존하는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과거 진보정당이 수없이 탄생했다가 선거 한 번 겪고 나면 없어져버렸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에 더욱더 굳건하게 토대를 구축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성공했다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당에 어려운 점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어려운 점을 극복해 낼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어려운 점이란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국회에 진출한 의원 한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법안들이 제대로 제정되지 못한 것이 있고, 노동자·농민·도시 서민들이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우리는 국회를 통해 전달되는 현상인데 그 현상에 우리가 참여하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2. 대의원대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내년 선거가 역대 가장 심한 지역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우선 내년, 특히 대선이 지난번보다 더 지역감정에 휩쓸리는 선거가 되리라는 데에 저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정치학자나 정치평론가, 정치인들이 3김 시대가 마감되니 지역감정은 완화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을 갖고 있는데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극에 달하는 지역감정의 선거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질문하신 대로 민주노동당이 후보를 낸다 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후보가 왜 당선되지 않겠습니까? 그 첫 번째는 지역감정이고 두 번째는 사표(死票) 심리가 발동할 겁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역감정과 사표 심리가 없다면 민주노동당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솔직히 말해서 현재 정치 진행상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는 것은 과대망상증 환자라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민주노동당은 그 선거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국민들에게 이 정치를 바로 바꾸려면 뭐가 중요하겠는가, 민주노동당이 내걸고 있는 정책을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고, 그것에 의해 표가 하나하나 모아지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 정치를 바꿔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사표가 아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3. 지난 총선에서도 출마자 평균 득표율이 13%에 달했지만 전체 지지율은 1.16%에 불과했습니다. 어디에 원인이 있다고 보십니까?




전체 지지율은 낮지만 출마자 평균 지지율은 13.1%가 되거든요. 이 점을 주목해야 된다고 봅니다. 만약 전 지역에서 다 후보자를 냈다면 일인당 득표율도 더 높았을 겁니다. 21명이 출마해 평균 13%를 득표했는데 자민련하고 같은 득표율입니다. 자민련처럼 전국에 후보를 냈다면 일인당 득표율도 13%가 아니라 20%에 달했을 것이고, 나아가서 국회법대로 봐도 전국구 국회의원 한명은 당선됐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어려움은 많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역감정 문제이고, 두 번째는 민주노동당이 아직 집권 세력이나 집권 정당이 될 수 있는 신뢰를 획득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점은 우리 민주노동당의 과제로 보고 앞으로 풀어나가야 될 문제라 보고 있습니다.




4. 총선 사전 여론조사에서 진보정당 진출에 대해서 국민들 30% 내외가 지지를 했습니다. 민주노동당도 중선거구제 비례대표제를 지지하고 대통령도 의지를 갖고 있어 필사적으로 선거구제 변경에 매달렸어야 되지 않나 했는데 역부족이었는지...




역부족이었다기보다는 시정돼야 할 부분이 있는데 우리에게 중선거구냐 대선거구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1인 2표제의 정당명부제' 실시가 중요하다 봅니다. 1인 2표제의 정당명부제 실시가 저희 민주노동당에 유리해서가 아니라 이것이 정치개혁을 이룰 핵심 사항이란 겁니다.




지금 정치개혁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정치개혁의 중심은 돈 안 드는 선거거든요. 지역감정의 선거, 부패선거를 없애자는 것인데 이것을 하려면 1인 2표제 정당명부제를 실시하는 것이고 그 다음 더 중요한 것은 공명성선거가 실시돼야 한다는 겁니다. 즉 돈 안 드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공명선거를 해서 후보자 일인당 부담하는 선거 비용이 적어도 유럽 수준으로 당장 가기는 어렵지만 가깝게 갈 수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지금 30억 내지 50억 쓰는 선거를 선거라 할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공명선거와 선거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1인 2표제 정당명부제가 실시될 때만이 정치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 봅니다.




5. 민주노동당이 2004년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잡으셨는데 지금 말씀하신 1인 2표 정당명부제가 핵심적 사안이고 민주노동당이 국회의원을 낼 수 있는 방안인 거 같은데 대선 전략에서 이 공약을 내거는 후보와의 연대는...




그렇게 연대할 사람이 없으리라 보지만 민주노동당은 그뿐만 아니라 정책적 연합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고, 2004년 원내 교섭단체 구성은 지난 총선 전에 잡았던 일정표입니다. 지난 번 선거에서 원내 진출, 2004년에서 원내 교섭단체 구성, 2008년에 제1야당, 2012년에 집권이라는 화려한 일정표를 만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이번 2000년 선거에서 원내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솔직히 말씀드려 좀 수정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 보고 있습니다.

2. 6. 38.7%를 득표하셨지만 이주영 후보한테 패하셨는데 선거 후일담 한 마디...

그것과 관련해 제도언론에서 평가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겠습니다. 현재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역감정의 희생자라 평가하고 있거든요. 노무현 당시 후보는 당선자와 표 차이가 13,000표를 넘었을 겁니다. 그런 표 차인 데도 지역감정의 희생자라 하고, 3,000표 정도밖에 차이 안 나는 저에 대해서는 진보정치세력의 한계, 노동자 정치세력의 한계라 말하고 있습니다. 3,000표밖에 차이 안 났다면 그거야말로 지역감정의 바람에 희생당한 사람이라 봐야 되거든요.




정리하자면 저희 내부적 여건이 충분히 준비 안 된 것은 인정합니다. 왜냐면 민주노동당은 창당된 지 2달만에 바로 총선에 뛰어들었고 제 경우는 선거 운동 기간이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한달 운동하면서 그 거대한 한나라당 안에서 당선되겠다고 하는 것은 유권자에게 너무 실례되는 말씀 아닌가 하는 자체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7. 그 이후 정기적으로 지역구에 내려가겠다 말씀하셨는데 최근 지역구 활동은 어떻게 하십니까?




선거 때 유권자들께 설명을 안 드렸습니다. 모든 후보들이 저에 대한 공격으로 "권영길은 어느 날 보따리 싸 가지고 느닷없이 창원에 나타났다, 이 사람은 당선돼도 그 다음날 올라갈 사람이고 낙선돼도 더 말할 것 없다,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이런 사람에게 왜 표를 찍어야 되느냐" 하는 것이 공격 사항의 하나였습니다. 여러 가지가 많이 있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거가 끝난 이후 몸으로 보여 줘야 된다 생각했습니다.




당선이 됐으면 더 좋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낙선이 됐지만 제가 결심한 대로 권영길은 보따리 장사처럼 하는 사람이 아니고, 또한 어느 지역구에 한정된 사람은 아니지만 창원 시민을 위한 것이 창원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고, 창원 노동자들의 이익은 전체 노동자들 것이고 또한 국민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서울과 창원을 왕래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 창원에 있고 나머지는 서울에 있습니다. 창원에 내려가면 중앙당에서 대표가 중앙당은 팽개치고 지역에만 사느냐 하고 서울에 올라오면 중앙당 대표이긴 하지만 창원은 버려 두고 서울에만 사느냐는 공격을 받고 있어서 기술적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8. 지난 선거에서 울산 북구 선거를 국민들이 다 기억할 텐데 막판에 최용규 후보가 져서 그에 대해 여러 말이 많았습니다. 자기 비판의 소리도 있는데 솔직한 이야기 좀 해주십시오




당선 안 된 첫째 이유는 내부적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후 울산 지역에 있는 당원들이 숱한 평가회를 갖고 반성도 했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다고 여겨 민주노동당의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된다 생각하고 중앙당 이름으로도 사과했습니다. 공천 과정에서 내분이 있었던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자랑하는 것이 당원들의 전체 참가로 공직 후보를 선출한다는 것인데, 그런 절차적 민주주의가 중요하긴 한데 아직은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노동당은 앞으로도 모든 공직 후보는 전체 당원들 투표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는 전국의 당원들이 투표해서 결정해야 될 것이고, 국회의원 후보 또한 그 지역 당원들이 참가해 투표로 결정해야 할겁니다.




어쨌든 울산 북구 문제는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이 국민들과 네티즌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왜냐면 전국을 다니면서 숱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 저희보다 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50년 동안 진보운동을 해온 분들은 아직도 저를 붙잡고 눈물을 흘립니다. "민주노동당이 한 석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은 거냐, 이걸 못해낸 민주노동당 참으로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정말 몸둘 바를 모르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9. 제도적 장치는 마련하셨습니까?




그때 울산 북구 후보는 울산 북구에 있는 당원들이 아니라 울산 전체에 있는 당원들이 투표해서 결정했는데, 그 지역구 후보는 그 지역 내에 있는 당원들이 선출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야 제일 잘 알 것 아니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어 지금 민주노동당은 조직 체계를 중앙당, 광역시도지부, 지구당 편제로 정착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 내의 후보는 그 지역 내 당원들이 선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10. 민주노동당의 또 하나 강점으로써 당 재정의 95%를 당원들의 당비로 이루어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 운영이 기존 정당과는 크게 다른데....




분명히 자랑거립니다. 이 점이 다른 당과 다르다 했는데 외람되지만 한국에는 민주노동당 말고는 그런 정당이 없다 보고 있습니다. 정당이란 것은 첫째 당원이 있어야 하는데 당원이 없는 정당이라면 정당이 아니잖습니까? 그런데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 다른 정당들은 당원이 있습니까? 당원이라 함은 당비를 내는 보통 당원이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은 당비를 누가 내느냐 하면 국회의원이나 지구당 위원장들이 내는데 국회의원, 지구당 위원장이 기업체에 가서 돈을 기술적으로 걷어오는지 혹은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뜯어 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특정한 몇 사람이 당비를 내거든요. 나머지는 전체적으로 기업체에 의존하는 것 아닙니까? 일반 당원이 당비를 내지 않는 다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당원이 없다는 거죠.




민주노동당은 모든 당원이 당비를 내야합니다. 학생과 실업자도 2,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고 석 달 이상 당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당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즉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공직 후보의 투표권, 피선거권도 없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은 당비를 내는 당원이 16,000명 정도 있습니다. 일인당 평균 납부액은 8,400원 정도입니다. 이렇게 들어온 당비는 턱없이 부족하죠. 중앙으로 납부가 되는데 중앙에서 5:5로 배분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당원 목표를 30,000 명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때는 교부금 비율을 6:4 정도로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7:3, 8:2로 나가야겠죠. 그런데 지금은 경상비 수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나머지를 충당하는 길이 사실 참 어렵습니다. 민주노동당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3. 11. 그런데도 민주노동당이 가진 칼라가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으로 느껴지는데 이런 괴리감을 느껴보셨는지...

가까이 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당명에서 그렇습니까? 민주노동당이란 당명이 뭔가 좀 멀리 떨어져 있고, 내가 참여할 당이 아니란 생각을 자연스레 가질 거라는 데서 그런 질문을 하셨을 텐데 민주노동당은 우선 민주노총당이 아닙니다. 민주노동당 하니까 민주노총당의 당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절대 민주노총당이 아니란 것을 말씀드립니다.




그 다음 노동자들만의 당이 아니고 민주노동당은 일하는 사람들의 당 즉, 우리가 1,300만 노동자라 하는데 1,300만 노동자 속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있고 보험회사 다니는 사무직 노동자도 있고, 아나운서도 있고, 기자, 은행, 교사, 교수 등 모두 망라한 1,300만 봉급생활자들이죠. 이 사람들의 당이라는 거죠. 그리고 당명은 몇 사람이 정한 것이 아니고 발기인 전체가 4차 투표 끝에 정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민주노동당 당명이 무겁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당명이 무거우면 내용이라도 가벼워야 될 거 아닌가 하지만 내용도 가볍지 않은데, 사실 민주노동당이 내 건 이야기는 교과서적이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하는 얘기는 아니거든요. 일상생활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저희들은 하고 있는데 전달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낮다고 합니다. 지난 12월 마산 MBC에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경남 도민을 상대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물론 경남 지역이니까 한나라당이 단연코 1위죠.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민주당을 앞섰습니다. 전국지역 지지율은 2-3%인데 경남 지역에서는 10%를 넘어섰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대표가 자주 내려가는 바람에 지역 언론에 자주 거론되고, 전국보다는 활동사항이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이라 봅니다. 전국적으로 이러한 현상이라면 전국이 경남 지역과 같은 10%대에 이를 것이다, 만약 전국적으로 10%대에 이른다면 이것은 폭발력을 갖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언론입니다. 제도언론은 민주노동당을 완벽하게 배제하고 있습니다. 한화갑 의원이 수술한 것은 제법 크게 보도되는데 민주노동당이 영세상인들을 위한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제정해야겠다고 기자회견을 해도 보도 안 됩니다. 전국에 있는 상인대회를 민주노동당이 주최해 국회 앞에서 상인대회를 열었는데도 보도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자제한법 또한 심각한 문제거든요. 카드사들 맘대로 카드 발부해 본의 아니게 불량거래자, 신용거래자들이 25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거 바꿔야 됩니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 하려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저희 민주노동당이 이자제한법을 만들자는 보도자료를 내도 보도가 안 되고 있고, 몇몇 노동자쪽에 가까운 특수지에만 보도가 되고 있거든요. 이런 예가 숱하게 많이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대표가 국가 정책에 관한 부분에 대해 기자회견을 해도 보도가 안 됩니다. 그러면 민주노동당은 이것만 한탄하고 있을 것인지, 현실이 이러니 타개책을 강구해야 되지 않느냐 하는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지난번 국민투표도 제안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그래서 올해부터는 국민 속으로 파고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파고들어도 다른 정당의 대표나 당직자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되진 않겠죠. 다른 당은 움직이기만 해도 기사화되는데 저희 당은 여전히 국한될 겁니다. 가장 원시적이고 저효율적인 방법이지만 이것 말고는 없다 여기고 올해부터는 농촌과 도시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국민들하고 직접 맞닥뜨리면서 정책을 설명하려 합니다.




12. 언론 탓을 많이 하셨는데 내부주체 문제로 봐야한다는 비판이 많은데요. 환골탈태하실 생각은...




어떤 수단의 문제라면 환골탈태해야 되지만 원칙과 본질 문제라면 잘못됐다 보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일년 내, 이년 내에 만들어서 제대로 될 당이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면 정당이란 것은 기본적 토대가 갖춰져 있어야 됩니다. 기본적 토대란 당비를 내는 당원이 있어야 되고, 그 당원이 실제적으로 일상적 활동을 하는 당이 돼야 합니다. 이것 없이 인기에 영합한다면 당이 아니죠.




민주노동당이 갖고 있는 본질을 알리는 방법에 있어 잘못됐다면 당연히 고쳐야 되는 것이죠. 민주노총당이 아니다고 왜 설명을 하냐 하면 부인들을 만나 제일 먼저 우리가 어떤 당 정책을 설명하면 노동자의 부인인데도 "그런데 민주노총당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는 겁니다. 노동자의 부인인데 노동자의 당은 나하고는 관계없다는 생각인 거죠. 뭘 제일 걱정하십니까? 교육비 제일 많이 걱정하시죠? 아이들 과외공부 시키는데 돈 다 들어가잖습니까? 교육비 부담 없는 사회를 만들자, 만들 수 있다. 세금 누가 안 내느냐, 부자들이 세금 안 낸다. 재벌들 부자들 상속세 안 낸다. 이거 하자 하면, "아, 그거 굉장히 좋은 거네요" 하면서도 민주노동당 하면 노동자들만, 노동자하고 나하고는 별개라는 생각을 갖는 거죠.




13. 3만 5만이 아니라 백만 이백만의 당원이 되기 위해 뭔가 환골탈퇴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점에서 재창당추진위의 활동도 "어디까지 외연을 확대할 것이냐, 내부 조직 강화냐"를 놓고 논란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것은 쟁점이 아닙니다. 밖에서 싸움 붙여서 즐기는 사람들의 얘기 같습니다. 전혀 쟁점이 될 수 없는데 최근 저하고 인터뷰하는 분들마다 가장 중요하게 묻는 부분이 "민주노동당은 재창당하면서 내부적 논쟁 속에 휘말리고 있다 하는데 왜 그렇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재창당 외연의 범위, 어느 쪽하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하는데, 외연을 확대한다라고 한다면 민주노동당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다 함께 해야 하는 것이죠.




저희가 외연 확대 속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민주노동당은 일하는 사람들의 당이라는 겁니다. 일하는 사람들 1,300만 봉급생활자뿐만 아니라 농민들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특히 우리 나라 농민들이 가장 핍박받고 있다는 점에서 농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고 여성들 문제와 주부들이 살기 어려워서 고난을 겪고 있고 남녀간의 차별 때문에도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요즘 '아줌마'라는 연속극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데 여성을 위한 당이 돼야 하고,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주부들이 생활 속에서 안고 있는 어려움을 푸는 그런 민주노동당이 돼야 한다는 거죠. 그런 식으로 확대하자는 것인데 그것이 어떻게 논쟁이 될 수 있습니까? 논쟁이 될 수 없는 부분인데 거듭 말씀드리지만 논쟁을 자꾸 부추기는 거 같습니다.




14. 진보진영이 매우 약해진 상황에서 진보정당이 어려워진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진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습니다만 진보적인 바탕은 있는데 그것을 깨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도 널려져 있는 구슬을 꿰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는 반문을 한다면 솔직히 인정합니다. 구슬이 많이 널려져 있는데 그 구슬을 꿰지 못하는 점에서 민주노동당은 책임이 있습니다. 진보라는 것은 과거 소련과 동구권이 있을 때의 교과서상의 이념에 매몰되는 그런 진보를 뛰어넘자는 겁니다. 현재의 진보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유지에서 철폐는 진보고 유지는 보수고, 재벌해체는 진보고 유지는 보수고, 김정일 답방이 민족화해에 도움이 된다는데 방문하자 하면 진보고 못 오게 하면 보수고....




구체적으로 정책 사안을 두고 하자는 것입니다. 교과서적인 공산주의, 사회주의 이런 논쟁에서 벗어나자는 겁니다. 그럴 때 진보 세력은 널려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가장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교육비, 병원비, 주택 문제 등인데, 이런 걱정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겁니다. 누가 하느냐? 우리 민주노동당이 하겠다는 겁니다. 즉 우리 진보세력이 결집해서 하겠다는 겁니다. 그렇게 볼 때 진보진영의 바탕은 튼튼한데 우리가 너무 관념론에 휘말려 있어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닌가 합니다.




15.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대표 외는 국민들에게 알려진 정치인이 없다는 점에서 대중정치인을 육성해야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는 대중정치 투쟁에서 성과가 부족했다 볼 수 있는 거 같은데요...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성과가 부족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지적을 당연히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희 입장에서는 참으로 섭섭합니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고 지금도 진보정치운동을 한 분들이 지금 다 제도권 정당으로 간 분들이 많습니다. 민주노동당으로 안 오는 부분이 당이 무겁기 때문에 안 온다 하는데 와서 함께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저는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길게 봐야 하는데 길게 보는 사람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고 끊임없이 노력해야죠.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도 민주노동당과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왜 함께 못하겠습니까? 역시 지적된 건 내부적 문제 아니냐는 지적일텐데 그건 민주노동당의 과제입니다.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명망가라는 부분에서 장사가 안 된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지금 시점에서 명망가의 수준이 누구이며, 명망가라는 사람들도 다시 정리가 돼야 되지 않겠느냐, 민주노동당이 운동권 정당이라면 운동권이란 누군가? 운동권이란 데서 너무 주눅들지 말아야 된다고 봅니다.




실제적으로 운동권으로 지칭받던 사람들이 '나 운동권 아니야' 하는데 운동권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구시대적인 사람으로 보는데, 아닙니다. 당당하게 운동권 인사였다고 내세워야 하는데도 인기에 영합하고 청산돼야 할 시대조류에 영합한 사람은 오히려 운동권이라 이야기하고 있고, 옳은 길을 걷고 있고 끊임없이 고통당하면서 바르게 살고 있는 사람은 운동권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거든요.




과거에 정말 자기 몸을 던져 민주화를 위해,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을 위해서, 핍박받는 노동자를 위해서 일해온 것이 자랑거리 아닙니까? 그 자랑거리를 내세우면서 새로운 인물을 육성하고 그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당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폐쇄적이지 않고 언제나 문은 열려 있습니다.

4. 16. 외부 영입의 문이 열린 것 이외에 내부적으로는 대중 정치인의 육성을 목적의식적인 계획을 갖고 하신다는 데 그 계획의 일단을 좀 소개해 주신다면...

조금 전 말씀드린 것처럼 내부적으로는 일차적으로 당원과 호흡을 함께 하는 것 이거든요. 당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도자는 저희 당에서는 존속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1단계에서는 당원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갖고 당원과 함께 하는 책임자, 지구당 위원장 또는 지도자가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고, 2단계는 그것을 바탕으로 민주노동당의 가장 취약점이 무엇인지, 아무리 우리가 좋은 생각과 좋은 정책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국민들한테 알리지 못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해서 2단계로 제도언론만 탓할 것이 아니라 지구당원들과 함께 국민 속으로 파고 들어가자는 겁니다.




이 범위가 얼마가 되든 예를 들어 아파트 1동이든 A동이든 그 곳에 파고 들어가서 거기서 검증 받아 실제적으로 활동보고서를 올리고 그 다음 영역을 넓히는 구체적 단계를 밟자는 것이죠.




17. 대표님은 언론인 출신이신데 현 언론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셨습니다.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습니다. 언론 세무조사 결과 발표가 국세기본법에 의해 한계가 많다고 하는데 어떻게 발표돼야 한다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발표돼야 됩니다. 지금 정권에서도 조금 꼬리를 감추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지금 초법적인 행동을 숱하게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법 조항을 들먹인다는 것은 이 정권도 실제적으로 세무조사를 정략적으로 활용할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공개가 돼야 하고 세무조사는 당연한 겁니다.




그렇게 되지 않을 때 언론개혁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저는 기자생활을 오랫동안 했고 언론개혁과 언론민주화를 하겠다고 언론노련을 결성해 초대부터 3대까지 위원장을 지낸 입장으로서 자율적인 언론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타율적인 개혁이 되어야 된다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타율적인 개혁은 권력의 힘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고 밖에서 일어나는 언론개혁운동으로 돼야 한다는 겁니다. 세무조사는 언론개혁시민운동을 활성화시키는 지름길이 될 겁니다. 세무조사는 탈세라는 부정 문제인데 그 큰 부정을 눈감아 준다는 것은 정권이 제 역할을 안 한 겁니다.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금 거둬들이는 겁니다. 세금 탈세는 가장 엄하게 다스려야 하는데 만약 언론사가 탈세하고 불법을 저질렀다 하면 용서해야 되는 겁니까? 만약에 세무조사해서 공개하지 않을 때는 국민적 저항운동으로 정권을 규탄해야 될 겁니다.




18. 현행법으로는 고발 사안이 있어야 공개하게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초법적으로 내용을 다 발표해야 된다는 겁니까?




지금 그 조항을 고치려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국회에서 간단히 그 조항 하나는 손쉽게 고칠 수가 있는데 그 조항 때문에 발표하지 않겠다 하는 것은 과거 정권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언론사의 세무 관행을 바로잡는다는 것이 아니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 맞는다는 것밖에 더 되겠습니까? 고칠 생각이 없다면 이 정권도 지금 하고 있는 세무조사가 언론을 잡기 위한, 언론의 목을 졸라 다음 지방자치단체 선거나 그 이후의 선거에 유리하게 언론을 활용하는, 언론을 집권 세력의 나팔수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그런 지탄을 받아도 변명할 길이 없는 거죠.




19.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은 굉장히 중요하다 보는데 현재 여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해 간단한 촌평을 부탁드립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공적인 방송에 감히 가치라는 말은 쓰지 않겠습니다. 이회창 총재! 대통령이 돼서 잘 할 소지가 아무 것도 없는 것 아닙니까? 민주노동당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못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 보고 그런 사람은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죠. 따라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관해서는 평을 안 하고 있습니다. 괄호 밖에 내 놓은 사람이라는 거죠.




민주당 안에서도 행태 자체가 참으로 실망스럽습니다. 말로는 지역감정을 청산하자 하는 데 교묘히 활용하고 있고요. 좀더 계획적이고 용기 있게 나가야 하는데 그런 말들은 아무도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 몇몇 분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박차고 나가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노무현씨 본인 스스로가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대권'이란 용어를 안 써야 된다 보지만 워낙 보통명사처럼 쓰여 튀어나오는데, 대통령 선거에 나가겠다고 하면서 강한 자극적인 발언만 하고 정책을 담고 있는 발언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런 발언을 해서 정치풍토를 바꿔 나갔으면 좋겠는데 자극제, 기사거리가 되는 발언을 하는데 좀 자제를 해주고 차원 높은 얘기를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나라 미래 즉, 국가 경영에 관한 청사진, 국제문제, 국내문제, 통일문제 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후보를 대통령 후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 민주노동당에서는 제기하고 있지만 언론에는 알려지지 않고 있죠.





20.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미 현지 언론이나 민주당, 한나라당 모두 평가가 다른데 민주노동당에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미국 정권에 대한 역대 우리 정권의 태도에서 뭐가 문제냐 하면 국민의 뜻을 그대로 전달 안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국민의 힘을 업고 국가 이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외교활동을 해야 하는데 국민 전체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역대 정권은 국민 전체의 의사가 결집되는 것을 막아버렸습니다. 일본은 미·일 안보조약을 새로 체결한다고 하면 의도적은 아닐지라도 반대하는 운동을 일으키게 하고, 그러면 수상이 가서 "국민들이 이렇게 반대하는데 어떻게 하느냐, 내가 꼼짝 못하겠다" 하는 겁니다. 우리는 '그거 하면 안 돼' 이래놓고 가서는 둘이 앉아 머리 조아리고... 그야말로 사대주의적 협상을 하는 거죠.




이번 NMD 문제, 이 NMD 문제는 당연히 반대해야 되는 겁니다. 국가미사일 체제에 대해 온 세계가 다 반대하고 있는데 왜 한국만이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겁니까? 그것 때문에 가서도 해석이 다른 거 아닙니까? 러시아 푸틴과의 공동 성명도 NMD 문제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는 식으로 교묘하게 하고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해선 안 된다는 거죠. 우리 목소리를 내야죠. 그것이 민족자주 아닙니까, 민족자주를 확립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무슨 외교권이 있겠습니까?

5. 21. 통일문제에 있어서도 한·미 정상회담을 보면 국민들한테 비쳐지길 미국이 이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는데, 남북관계 진전 속에서 김정일 답방 현안이 굉장히 중요한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쪽 방문은 기필코 이뤄져야 합니다. 조금 전에 미국과의 관계가 묘하게 돌아간다 했는데, 말하자면 긴장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보는 것이죠. 저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설사 한미관계가 긴장국면으로 접어들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쪽을 방문하게 되면 그것을 깨뜨릴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그 다음 만약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쪽을 방문하고 돌아가게 되면 여러 걸림돌이 자연스럽게 거둬들여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은 꼭 이뤄져야 된다 보고 이뤄지게 하는 데 저희 당이 역할을 하려 합니다.




22. 금강산 관광사업이 현대에서 자금 조달 문제로 두 손 들 형편인데, 정부가 지원해야 된다고 보는지 아니면 새롭게 협상을 해야 된다고 보시는지..




그 점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은 "민간 차원의 경협이다, 민간이 알아서 할 일이다"라 말씀하신 걸로 아는데 그렇게 단정지어 이야기할 것은 아니라 봅니다. 만약에 현대의 금강산 사업이나 또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는 개성공단 조성사업 이런 것들이 국가적 사업으로 될 수 있다면 국가적 사업으로 안아야 된다 봅니다. 저는 처음부터 현대에 맡기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야 되고, 정부가 나서서 정부 당국자간의 회담 속에서 그 문제를 풀어야 됩니다. 순서가 잘못된 거죠. 당연히 국가가 안아야 되는 거죠. 지금이라도 남북 당국자간의 회담 속에서 그 문제를 논의하고 두 번째로는 남쪽에서는 민간 기업에 맡기고, 맡길 때 어떠한 점을 풀어야겠다 하면 정부 당국자와 민간 기업간에 다시 풀어야 한다는 겁니다.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겁니다.




23. 여권에서는 정계개편을 추진중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신 DJP공조, 민국당과의 연정, 3김의 새로운 연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 문제만 나오면 가슴이 답답한데요 저는 한국 언론은 언론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이 나라 망치고 있습니다. 그런 식의 정계 개편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언론에서 다뤄주지 않으면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숱한 사람들이 YS를 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YS가 입만 열었다 하면 그 내용이 대문짝만 하게 신문에 실리고 화면을 타고, 움직이기만 하면 기사가 되어 YS는 기사를 만드는 기계가 됩니다. 묵살해버리고 한 서너달 가면 영향력이 없어지고 그러면 YS는 스스로 무너집니다. 그런데 청산돼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그 청산돼야 할 YS를 새로운 인물로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김종필? 어떤 사람입니까? 한일간 심각한 문제인 독도 문제라든가 한일어협협정 문제도 그렇고 사실상 나라 팔아먹은 문제 아닙니까? 그 원조가 누구입니까? 김종필 아닙니까? 김종필이라는 사람은 5·16쿠테타 해 가지고 지금까지 떵덩거리며 살지 않습니까? 온갖 못된 짓 다 한 사람을 키워준 사람이 누굽니까? 언론입니다. 우리 언론의 행태에서 보면 몇 달 안 가 죽일 수 있는데 언론이 키워주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언론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언급할 가치도 없습니다. 그게 어떻게 정계개편입니까? 정치개혁은 우리 국민들 염원이라 하는데, 그 염원을 저버리는 개편인데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24. 지금 DJ정권 3주년이 지났습니다. 50년만의 정권교체라 해 국민들 기대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그 이후 외환위기를 극복, 노벨평화상 수상, 그런데도 국민 지지도는 하락 추세입니다. DJ정권 3년을 평가해주시고 지지도 하락의 원인을 짚어주시기 바랍니다.




한마디로 씻을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범했습니다. 전 김대중 대통령을 굉장히 존경했습니다. 97년 대선에 나왔을 때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정리해고의 칼바람은 태풍처럼 불어온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때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하는 것은 누구를 염두에 뒀냐 하면 현재 김대중 대통령을 염두에 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돼야 되고 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제가 대선 후보에 있으면서도 그만큼 높게 평가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도 개혁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개혁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밤잠 안 자고 했을 것이고 지금도 그럴 겁니다.




그런데 왜? 그것은 원칙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IMF가 요구하고 있는 것들은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것이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보편적 사실로 안 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미국 뉴욕 월가의 초국적 금융 자본가들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화는 결과적으로는 세계를 망치게 하는 것이고, 지금은 잘못됐다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이 금융자본가들이 주도하고 있는 즉, 우리 나라에서는 미국에서 주도하고 있는 세계화가 우리의 살길이라 하고 거기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거기에 매달리니까 잘못된 거죠.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 씻을 수 없는 과오 즉, 완전한 예속경제가 됐습니다. 지난 총선 때 국부가 유출됐네 안됐네 하며 쟁점이 됐습니다만 국부 유출 된 건 사실 아닙니까? 지금도 유출되고 있습니다. 요즘 제일은행의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는데 낯뜨거워서 세계에 얼굴을 내놓지 못하는 겁니다. 이걸 김대중 대통령은 잘한 일이라 확신하고 있는데 잘못될 수밖에... 십 년, 이십 년간의 잘못된 틀을 김대중 대통령이 만들어버렸다는 점에서 씻을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범했다는 겁니다.




25. 대우자동차 문제는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좀 더 넓게 설명해야 이해가 될 거 같습니다. 96년 12월-97년 초에 걸쳐 민주노총이 나라를 움직이는 총 파업했습니다. 날치기 통과된 법을 무효화시킨 전무후무한 경웁니다. 그때 수많은 외국기자들이 와서 질문하는 것이 "다 좋은데 대량해고를 왜 그렇게 반대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기자들한테 "너희 나라는 대학생의 경우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생활비가 지급이 되느냐?" "지급이 되고 있다." "실업자가 일자리를 얻을 한정 기간 때까지 생활비가 지급되느냐?" "지급된다." "너희나라는 거의 무상 교육이지만 우리는 아니다." "아, 알겠다. 이런 바탕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 이런 바탕에서 대량해고 반대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자기네 나라와 같은 조건인 줄 알고 있는 겁니다.




선후(先後)가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선후에서 뭐가 중요하냐 하면 국내에서 이럴 것이 아니라 국제적 연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추구 안 하고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대량해고에만 치우쳐 있거든요.




구조조정이란 말도 써서는 안 됩니다. 이런 식의 구조조정은 대량해고거든요. 구조조정이란 말을 쓰려면 한국이 왜 IMF에 처하게 됐는지, 이 IMF에 처하게 된 원인이 열 가지가 있다면 그 중 아홉 가지를 고치는 것을 동시에 할 때 이 용어를 쓰는 것이지 그 중 하나인 노동자 임금 문제만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이란 용어를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아홉 가지 문제를 다 논의할 때 그때 민주노동당은 실제로 국가 경영을 할 정당이기 때문에 국민들과 함께 대화를 갖고 이 문제를 풀어갈 노력을 하겠다는 겁니다.




26. 마지막으로 e윈컴 네티즌들에게 민주노동당에 대한 홍보도 하시고 당부의 말씀이 계시다면...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네티즌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정치는 바로잡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많이 나무라고 있습니다. 정치라면 신물이 난다고 이야기합니다. 욕하는 정당, 욕하는 국회를 누가 만들었습니까? 국회의원이 만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욕하려 한다면 새로운 희망을 갖고 있는 그런 정당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을 키워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 뵙고 화면으로라도 대화나누기를 바라겠습니다. 여러분들의 희망찬 앞날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민주 노동당 홈페이지




인터뷰어: 김능구 (e윈컴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