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구의 아들’ 유승민, 대구 출마 공식화... '배신자 딱지' 뗄까?

朴 탄핵 찬성으로 ‘배신자’ 딱지 붙어 대구 민심 악화 6·13 지선 당시 서울에서의 경쟁력 나타나 단순히 ‘유리해서’ 대구 나간다 분석도 있어

2019-12-09     이경민 기자
▲ 변혁 유승민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변혁 비상행동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변화와 혁신’의 창당으로 바른미래당 탈당을 앞두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8일 “대구의 아들 유승민, 대구에서 시작하겠다”며 차기 총선에서의 대구지역 출마를 공식화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광주의 딸 권은희 의원은 광주에서, 부산의 아들 하태경 의원은 부산에서, 제일 어려운 대구의 아들 유승민은 대구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출마가 아닌 대구 출마를 확실히 한 것이다.

대구에서 ‘배신자’ 낙인 유승민…당선 확률 희박하다 전망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한 번도 없었음에도 야권 후보로서 가장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등 서울에서의 경쟁력이 강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구 지역에서의 민심 악화도 관측의 근거 중 하나다. 바로 ‘배신자’ 딱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대구 지역의 열성적인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것이다. 이 때문에 유 의원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상돈 의원은 9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에서 ‘무찌르자 배신당’ 이런 플래카드도 봤다”며 유승민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대구 출마 거듭 밝힌 유승민…‘쉬워서’ 출마한다 지적 나와

그러나 유 의원이 거듭 대구 출마 뜻을 밝히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출마 가능성은 낮아졌다. 사실 보수 진영에서 유승민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수도권 지역이라 가정해도 높게 전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정석 전 미래한국 논설위원은 그의 페이스북에서 “(유승민 의원은) 그 대표성과 상징성이 쪼개진 보수와 수도권 민심을 대변하고 있지만, 일종의 촉매와 같은 것이어서 혼자로는 뭘 못한다”며 유 의원의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을 평가절하했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 또한 ‘폴리뉴스’와의 9일 통화에서 ”유 의원은 수도권보다 대구에서 실제로 그나마 상황이 나을 것“이라며 유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언급되는 보수 본류에 대한 경쟁 의지 차원도 있지만 단순히 선거 자체가 영남권이 더 쉬워서 대구에 출마한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 의원은 한편 한국당(구 새누리당)이라는 거대 보수 정당을 떠나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서 토로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내일이 이곳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라며 ”그 날 이후 정말 가시밭길을 걸었고, 한때 죽음의 계곡이라 표현했는데 마지막에 와있다. 동지 여러분들과 마지막 고비를 모두 살아서 건너갔으면 좋겠다“며 당 정치인들의 사기를 독려했다.

개혁 보수 노선, 반문(反文)감정 넘어서지 못한다 지적

이상돈 의원은 9일 같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보수층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워낙 세기 때문에 그것을 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그러니까 이른바 개혁보수니 중도보수 노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소위 ‘개혁 보수’ 노선 자체가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지적했다.

한편 유 의원은 “저희 변혁은 수도권의 젊은 분들 마음부터 잡겠다”며 “이 자리에 함께하는 의원들이 우리 변혁이 수도권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에 앞장서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