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슈]추미애 돌발행동에 민주당 곤혹…'총선 리스크' 되나
정부여당 상의 없이 수사·기소 분리 발언 아들 군대 휴가 미복귀 문제 터지며 여론 악화 김해영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 기해 달라”
추미애 법무장관의 ‘돌발 행동’으로 총선을 앞둔 민주당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정부여당과 충분한 상의 없이 검찰 내 수사·기소 판단 주체 분리 검토를 언급하고,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공소장을 비공개 처분하는 등 민주당 입장에서 곤란할 수밖에 없는 처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들의 군대 휴가연장 불허 번복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민감해하는 ‘군대 이슈’까지 논란의 한 가운데 서면서, 추 장관이 민주당이 직면한 최대 총선 리스크라는 말마저 나온다.
추 장관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검찰 내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초강수 드라이브를 11일 걸었다. 이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같은 날 “추 장관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야권과 검찰 등을 포함한 일부 여권 지지층의 반응은 싸늘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나서 “수사 기소 분리가 권력에 대한 기소를 가로막는 마지막 안전장치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고,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법무부가 구체적 방안을 마련한 게 전혀 없지 않느냐”면서 “수사·기소 검사를 분리할 경우 권력형 부패 범죄에 대응하는 데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것이기에 대검은 반대 의견”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잠잠했던 여론이 폭발한 것은 추 장관 아들의 군대 휴가 미복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추 장관 아들은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나갔다가 제시간에 복귀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휴가가 연장됐다고 전해진다. ‘이름 없는’ 대위가 연장 처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있었던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아들이 무릎이 아파서 입원하느라 군부대와 상의해 개인 휴가를 또 얻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 장관은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긴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이 불러일으키는 논란이 끊이지 앉자 민주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인 비판 발언이 나왔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국민들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검찰 개혁은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지만 추 장관께서 추진하는 개혁방안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적 사건과 관련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바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에 추 장관은 21일 검사장 회의를 주재하고 수사와 기소 분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이 아닌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다.
사실 추 장관이 진보진영 내에서 여러 돌출행동을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이 대표적이다. 추 장관을 두고 여권 일각에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