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추미애·김태흠 설전...“질의에도 금도가 있어” VS "싸우러 나왔나“

김태흠, 추미애 장관 아들거론...추미애 “아들 연결 바람직하지 않아” 추미애, 법무부 알림 유출 논란...“법률 용어 맞게 사용했다” 박병석 의장, 과열양상에 우려...“대정부 질문 정중하게 답변해 달라” 중재

2020-07-22     권규홍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김태흠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21대 국회 대정부 질문 첫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이 고성을 오가며 설전을 벌였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의 질의에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고 김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해 “싸우러 나왔냐”고 대응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질의자로 나선 김 의원은 추 장관을 불러 최근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을 두고 “주무 장관이 왜 침묵하느냐”고 지적했고 “며칠 전 기사를 보니 장관님 아들 문제는, 신상 문제는 더는 건드리지 말라고 세게 말하던데”라며 추 장관을 자극했다.

이 같은 질의에 추 장관은 “이 사건과 아들을 연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고 대응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난 8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법무부 알림’ 중 ‘수명자(법률 명령을 받는 사람)’라는 용어를 두고 질의를 이어가며 “추 장관 발언 자료에는 수명자라는 표현을 찾을 수 없다”며 “이것이 유출 증거다”라고 재차 답변을 요구했지만, 추 장관은 ‘법률 용어’에 맞게 사용했다고 문건 유출을 부인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민이 의심하고 있다. 법무장관이 그러니까 나라 꼴이 공정과 정의가 무너졌다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고 추 장관은 “의원님만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라며 반격했다.

이 같은 대답에 김 의원이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까지 거론하자 추 장관은 “야당의 권력 남용이 아니냐”며 설전을 벌였고 결국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하며 열기를 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이 재차 ‘수명자’ 용어를 가지고 지적하자 추 장관은 “남자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수명자라는 용어를 써도 되고, 여자 법무부 장관은 안 되느냐”고 거세게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맞받으면서 장내가 소란스러워 졌고 박 의장은 재차 신경전을 진화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박 의장은 “국민을 대표해서 하는 질문이기에 정중하게 답변해 달라”며 “의원들도 지역이나 정당 소속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서 질문하는 것이다”고 양측에 주의를 줬다.

결국 김 의원이 “장관님 기분 가라앉히고, 여기 와서는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거다”라며 달랬지만, 추 장관은 “싫은 소리를 들을 자세는 충분히 돼 있다. 하지만 모욕적 단어나 망신 주기를 위한 질문은 삼가 달라”고 강하게 유감을 표했다.

한편 추 장관은 김 의원에 이어 질의자로 나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검언유착 사건' 녹취록이 공개된 것에 대해 “고위 간부인 검사장으로부터 '일개 장관'이라는 막말을 듣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꼈다”며 한동훈 검사장을 비판했다.

답변을 마친 추 장관은 자리로 돌아가 김 의원과 설전을 벌인 내용이 담긴 기사와 댓글을 휴대전화로 검색해 보며 여론을 살피는 모습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