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조정국면... '이준석 리스크'때문? 후보들 '윤석열 없으면 안돼"

윤석열, '국민의힘 조기입당' 행보에 브레이크 나경원 '이준석 경솔함때문에 윤석열 입당 어려워'...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국민의힘 당대표 ‘윤석열 배제론 공방’에도 당대표 후보들 “윤석열 없으면 안돼”

2021-06-08     김서정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왼쪽부터), 홍문표,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서정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거푸 회동하고 현충원 참배 등의 행보에 6.11 전대 직후인 6월말~7월초 국민의힘 조기입당설이 나돌며 속도를 내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변화의 기류가 엿보인다. 

윤 전 검찰총장은 8일 국민의힘 현역 의원 30여 명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김무성 전 의원이 주최한 ‘열린 토론, 미래’에서 마련한 조찬 모임에 참석해 의원들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바로 전날인 7일 ‘개인적인 일정’으로 코로나 19 백신을 맞아 당분간 외부 출입이 어렵게 되면서 만남도 자연스럽게 미뤄진 것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현역 의원 30여 명이 참여하는 행사에 참석을 계기로 '윤석열계'를 구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힘 조기 입당'이나 의원 회동에 대해 윤 전 총장이 본인의 뜻과 달리 해석돼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참석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최근 권성동, 정진석, 윤희숙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을 잇달아 만나며 정치권과 접촉면을 넓히고 '제3지대 거부'입장이 나오면서 국민의힘 조기 입당설이 불거졌었다. 

지난 7일 언론 보도를 통해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 여망을 받아 국민의 뜻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결정할 것이며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정치인들을 만나 이야기한 걸 (각자) 자기 관점에서 해석해서 자기본위로 이야기해 진위가 다르게 전달된 것 같다"고 국민의힘 입당이 확정되지 않았음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공보 담당자 선임을 하지 않은 것은 '검찰을 떠난 다음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고 몸담은 기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기다렸다'고 했다"고 윤 총장의 뜻을 밝혔다.

이 교수의 전언으로 비춰볼때, 윤 전 총장의 정치행보가 잠시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당 불확정 뿐만아니라 또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이유로 당초 이번 주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윤석열 공보팀' 출범도 다음 주로 미뤄졌다.

'공보담당'을 정한다는 것은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한다는 뜻이다. 그간 윤 전 총장이 공보담당을 미룬 이유가 후임 검찰총장 인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공개적 정치행보에 대한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검찰에 대한 예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 후임으로 김오수 검찰총장이 임명되면서 그의 정치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일환으로 최우선으로 언론 담당 공보팀을 꾸리는 것이나 이 또한 다음주로 미뤄진 것이다. 

나경원 "이준석 경솔함때문에 윤석열 입당 더 어렵게 만들었다"

한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1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당밖 킹메이커를 꿈꾸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 '윤석열 배제 연대론'이 거론되는 것도 윤 전 총장의 입당 조정국면에 들어간 배경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이 전 최고위원과 '윤석열 배제 망상' 공방을 벌였던 나경원 후보가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나 후보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후보의 경솔함이 윤석열 총장의 입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며 "이준석 리스크는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고 쏘아부쳤다. 

나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차례로 만남을 가지며 입당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밝혔던 것은 윤 총장에 기대를 거는 우리 당원과 지지층들에 대한 선의의 제스처였다"면서 "윤석열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오직 본인의 뜻과 의지에 따라 결정될 일인데, 이준석 후보는 윤 총장의 순수한 의사를 '본인에 대한 화답'이라는 식으로 활용해버려, 자신(이준석)을 주인공으로 만들고 윤 전 총장을 조연으로 전락시켜버린 것은 해서는 안될 실례였다. 이런 모습이 바로 대선 후보를 갂아 내리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철우 교수가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 입당설은 억측이다'고 공식 부인 입장까지 전달했다. 또 윤 총장의 국민의힘 의원 모임 참석까지 취소되는 부정적인 결과마저 초래했다"며 이 후보를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간 벌어진 ‘윤석열 배제론’ 논란이 무색하게도 당대표 후보 전원은 윤 전 총장이 필요하다는데는 일치된 의견을 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에 오른 후보 5명은 지난 7일 열린 TV조선에서 열린 3차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한가’라는 ‘OX 질문’에 모두 ‘X’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준석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부도덕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크고 윤 전 총장은 누구보다 반부패 영역에서 적합한 후보”라고 설명하며 “반부패라는 점에서는 윤 전 총장이 우리 당과 함께 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5일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조만간 소수 정예로 참모조직을 가동해 늦어도 이달 안으로는 공개 행보를 시작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입당은 당분간 관망하면서 입당 자체에 대한 고민부터 시기 조정, 후보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