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취임 한 달, 도덕성·전문성 논란에 '과속정책'까지…"취임초부터 신뢰성에 타격"

2022-08-05     한유성 기자
▲ 입학연령 하향 관련 발언하는 박순애 장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조정 논란 속에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교육계에서는 박 부총리가 새 정부 초대 사회부총리 겸 교육장관으로서 '교육개혁'의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에 이번 논란을 자초함으로써 취임 초부터 리더십과 정책추진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큰 타격을 받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 부총리는 이날로 임명 한 달을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한 것은 7월 4일, 박 부총리가 임명장을 받고 취임식 등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 것은 7월 5일로, 앞서 대통령실은 인사청문회 없이 박 부총리를 임명 강행한 것에 대해 "여러 일들이 있어서 더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여러 개혁 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음주운전 등 도덕성 논란과 교육정책을 다뤄보지 않았다는 전문성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적임자'라는 대통령실의 설명이 무색하게 '과속 정책' 논란까지 더해졌다.

박 부총리는 취임 2주일 뒤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했는데 수도권 학부 정원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관련학과 신·증설 없이도 반도체 인력을 키울 수 있는데 대통령 지시를 따르느라 비수도권 대학에 타격을 주고, 반도체 인력 수요-공급 불균형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박 부총리는 취임 3주 만에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회 데뷔전'을 치렀는데 정책보다는 자녀 입시컨설팅과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 추궁을 받았다. 쌍둥이 아들이 입시 컨설팅 학원에서 생활기록부 첨삭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학원에 가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 연구윤리 위반 문제에는 "연구 윤리가 정립되기 이전 사안"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대정부질문 이틀 뒤에 있었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국정과제에도 없던 '만 5세 입학' 방안을 꺼내 각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교육부는 뒤늦게 공교육 강화를 위한 대안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며 수습하고 나섰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제개편의 경우 사회적 파급력이 큰 만큼 철저한 준비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다뤄야 하는 문제인데 왜 이처럼 급하게 입장을 내놨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