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승려 집단폭행'…9년 전엔 적광스님 사건

되풀이되는 조계종 '승려 집단폭행'

2022-08-15     한유성 기자
▲ 14일 서울 서초구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에게 한 승려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2022.8.14

자승 전 총무원장의 선거개입 의혹을 비판하던 조계종 노조원이 14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스님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9년 전 있었던 '적광스님 폭행사건'이 회자하고 있다.

적광스님 폭행 피해 사건은 2013년 8월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 인근 우정공원에서 있었던 일로, 적광스님은 자승 당시 총무원장의 상습도박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려다 승려 여러 명에게 팔다리를 붙들린 채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로 끌려갔다. 이곳에서 그는 여러 승려와 종무원에게서 무차별 구타를 당했고, 발가락 골절상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파악됐다.

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된 조계종 승려 1명과 종무원 1명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이후 재판에서 처벌수위가 낮아져 벌금 1천만원을 받았으며, 해당 사건에 가담한 다른 승려 4명과 종무원 1명도 약식기소됐다.

사건 이후 여러 피해를 호소했던 적광스님은 정신과 치료와 약에 의존하며 생활하는 것으로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반면 폭행에 가담해 벌금형을 받은 승려는 이후 종단 안에서 불이익은커녕 주요 자리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광스님 폭행 사건은 전날 강남 한복판에 있었던 조계종 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 폭행사건과 여러 면에서 닮았다.

우선 두 사건 모두 승려들이 피해자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적광스님 폭행사건은 지금도 유튜브를 통해 사건 실체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영상에서는 기자회견을 하려던 적광스님은 승려들로부터 양팔과 양다리가 붙들린 채 어디론가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적광스님은 겁을 먹은 듯 "대한민국 이건 아닙니다. 경찰 이건 아닙니다"며 주변에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