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 12월②] “조사별로 판이한 민주당 지지율, 국힘 이탈층 흡수 못하다”
“조사별로 상이한 무당층 비중 격차가 민주당 지지율의 차이로 나타나” “대통령제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교감은 자연스러운 것... 관저정치가 쓴 소리까지 수용하는 만남 돼야”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정기국회가 끝났지만 내년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는 여전히 협상과정에 있고, 어렵게 합의한 10.29 참사 국정조사조차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와중에 바닥에 머물던 대통령 지지율이 미미하지만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확인되고 있어,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종결되고 주말을 보낸 12일, 폴리뉴스는 12월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대담을 통해, 주요 여론조사 추이에 나타난 민심의 동향과 향후 정국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김능구 :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를 아무도 가늠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년 봄 2말 3초라는 윤곽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정치가 시작되고 윤핵관 부부 동반을 시작으로 지도부를 만나면서 그 소식이 나왔다. 당에 대해서 ‘선을 긋겠다’, ‘간섭 안 하겠다’ 했었는데, 비대위에서도 제기하지 못했던 시기 문제가 관저정치를 통해서 드러났다.
이강윤 : 그러니까 ‘정당 일에 나는 관여 안 한다’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중요한 건 다 거기서 밥 먹으면서 나온다,
김능구 : 저는 사실 대통령제에서 대통령과 여당 간의 관계, 관여 한다, 안 한다는 이야기도 좀 오버라고 생각한다. 제가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이지만, 노 대통령 때 당정청 분리론, 특히 청와대와 당의 분리라는 것은 상당히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대통령제에서 어떻게 대통령과 여당이 분리될 수 있나.
견제와 비판은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정책도 여당을 통해서 국회에서 관철해야 하는데, 그러면 여당에 여러 가지 어드바이스를 할 수 있고 반대로 민심도 전달받고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강윤 : 책임과 원팀 정신이라고 보면 분리하는 게 맞지 않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으면서, 꼭 무슨 위기에 처하거나 하면 당적도 갖고 있으면서 마치 나는 초연한 사람이라는 듯 행동하라는 건데, 프랑스나 미국은 안 그렇다.
김능구 : 노무현 대통령은 언행일치(言行一致) 관점에서 실제로 그렇게 했다. 4대 권력기관에 개입하지 않겠다 했는데, 실제 권력기관의 손을 다 놔버리니까 제 각각이 되어 버리고 국정의 엇박자가 나오고 했던 거다. 여당과의 관계에서도 전혀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다 보니까, 대통령이 메시지를 던지고 정책 제안을 했는데 오히려 여당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강윤 :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까지 대통령이 통법부 수장처럼 모든 분야에 대해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행사해 왔던 것에 대한 반성이자 반동, 저는 그걸 바로잡겠다는 노무현의 발언으로 이해했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부작용을 빚어낸 것은 맞다.
김능구 : 어쨌든 윤 대통령이 제일 존경하는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한다. 그래서 당무 간섭 안 하겠다는 것도 노통 이야기를 베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강윤 : 존경만 하지 말고 실제도 비슷하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 했으면 문자 메시지, 텔레그램 보내면 안 되는 거다. 관저 정치 이야기 나왔는데, 밥 먹고 온 사람들이 누구랑 어디 가서 먹고 왔다고 이야기 한다. 입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김능구 : 그런데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누구는 말하고 누구는 말 않고 하는데, 그 내용도 제각각이었다.
이강윤 : 옛날 박정희 시절에, 궁정동을 비롯해서 청와대 옆에 대여섯 개 포진해 있던 안가에서 밥 먹거나 술 먹고 온 사람들이, 며칠 있다가 기자들한테 그런 말 하고 그러지는 않았었다. 그때는 월간지 전성시대 때라 간신히 취재해서 내용 일부가 나오고 했는데, 지금은 자기가 어디 가서 밥 먹고 왔다, 누구누구 먹었다, 무슨 애기했다라고 뉴스를 준다.
김능구 : 국회의원 본인들도 다 언론이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올리면 되는 거니까. 저는 만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런데 조금 거북한 이야기, 흔히 말하는 쓴소리를 해 줄 수 있는 분들은 만나지 않고 있다.
이강윤 : 민주당 최핵심부 이재명을 비롯해서 야당은 인정을 안 하는 것 같다. 사람이 싫다고 했다는 말까지 들리는데, 그럼 이재명을 빼고 누구를 만날까. 어쨌거나 지금 야당은 대통령 만나는 게 너무 힘들다.
김능구 : 그런 상황인데, 정당 지지율은 지금 어떻게 나오고 있나.
이강윤 : 12월 둘째 주 갤럽 조사를 보면, 민주당 32% 국민의힘 36%로 국힘이 민주당에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고 무당층은 26%다. 미디어토마토가 비슷한 시기에 조사한 것에 따르면 민주당 47.2%, 국민의힘 36.8%이고 무당층은 9% 정도밖에 안 된다.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이 앞서고 있다. 리얼미터 12월 2주차 조사는 민주당 45.2% 국민의힘 38.7%, 역시 오차범위 밖으로 민주당이 앞서고 있다. 갤럽만 국민의힘이 지지 않거나 오히려 앞서기도 하는데, 갤럽 조사를 일반화하기는 좀 그런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김능구 : 저는 오히려 거꾸로 생각되는 측면이 있다. 갤럽은 무당층이 26%다. 그런데 세 조사를 비교하면 국힘의 지지율은 비슷해서 갤럽 36%, 미디어토마토 36.8%, 리얼미터 38.7% 등인데, 미디어토마토하고 리얼미터는 무당층이 확 줄어있다. 미디어토마토의 경우 9.1%인데 10%라고 본다면 갤럽과 비교해서 한 15% 정도 차이가 나고, 결국 그 차이만큼 민주당이 높은 거다.
이강윤 : 미디어토마토나 리얼미터는 ARS 조사이고, 갤럽은 사람이 묻는다. 그리고 갤럽은 유선전화도 5% 내지 10% 들어간다. 10%는 좀 과다배분됐다고 생각하지만 5% 정도 유선전화를 넣는 것은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필요하다고 본다.
말씀하신 대로 갤럽조사는 무당층이 큰데, 갤럽의 다른 조사를 보면 무당층이 4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토마토 같은 경우는 무당층이 9%쯤 나왔고 리얼미터도 비슷할 건데, 사실 저는 무당층은 그것보다도 훨씬 늘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갤럽은 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뒤지지 않거나 소폭 앞서는 걸로 나올까가 핵심인데, 조사방법에 따라서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결국 응답자 특성에서 찾아야 될 것 같은데, 조사에 응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과 평가 성향을 한번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다만 갤럽은 계속 이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인 건데, 갤럽만 틀렸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김능구 : 제가 느끼는 감은 그게 아니라. 미디오토마토와 리얼미터에서 무당층이 최소화되고 민주당 지지가 15% 정도 오히려 과대 계상 됐다는 거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힘이 민심과 함께 가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한데, 그러면 민주당이 그 민심을 제대로 받고 있을까.
이강윤 : 전혀 못 받고 있다고 본다.
김능구 : 그러니까 이게 안 맞다는 이야기다. 민주당의 47.2%는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받은 표하고 비슷하다. 대선 결과는 이재명 후보뿐만 아니라 계속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던 사람들, 어쨌든 양 진영이 똘똘 뭉친 상황에서 나온 표다. 지금 민주당을 그만큼 지지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이강윤 : 당연한 이야기고, 무당층 비율에서 오차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점은 있다.
김능구 : 민주당 분들도 자기들이 조사상은 뒤지지 않는다, 앞선다 하면서도, 현재 윤석열 지지가 빠진 부분, 사실 3 대 6이라고 하면 거의 반토막이 난 건데, 그걸 자기들의 지지로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다들 인정한다.
이강윤 : 대선 때 양쪽이 얻었던 표보다 지금 현재 지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고, 민주당도 반사 이익은 커녕 자신들에게 표를 던졌던 사람들도 꽤 많이 떠나 있다고 보여진다. 그 이유로 윤 정부 출범 후 인사청문회에서의 실망을 많이 지적한다. 최근에는 청담동 술자리 건에 대한 대응도 꽤 많은 실망을 주고 있다는 점, 정확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
김능구 : 아무튼 현재 나오는 숫자를 보고 민주당 본인들이 잘 가고 있다는 오판만 안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