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1월③] “친윤의 ‘김기현 당 대표’ 실현될까?”
“총선이 6개월 이내였으면, 대통령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관리형 당대표 요구하지 못했을 것” “나경원 전 의원, 자기 정치로 스스로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상기할 것” “유승민도 승부봐야 할 시점, 국힘은 의도하지 않았던 다이나미컬한 전당대회를 성과로 얻을 것” “근본적인 한계 노정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국은 총선에서 큰 변수 될 것”
[폴리뉴스 유석 기자][편집자주] 연말 연시, 윤석열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3대 개혁과제로 정책 아젠다를 선점하더니 중대선거구제 제안으로 정치개혁 이슈에 불을 당겼다. 야당에 대한 사법의 칼날은 여전하고, 국힘 전당대회에는 공공연한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국정지지율 상승에 자신감을 얻은 대통령, 내년 총선을 향하는 그 시선에 변수는 없는지 살펴볼 때다.
폴리뉴스는 11일 계묘년 새해 첫 번째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대담을 통해, 대통령 행보에 담긴 의지와 그 한계, 그리고 향후 전망 등을 논의했다.
김능구 : 3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계속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하느냐, 유승민 전 의원은 할 것이냐 등이 이슈다.
제가 지지난주에 나경원 전 의원을 인터뷰했다. 당시 국힘과 보수 지지층에서 부동의 1위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흔히 말하는 윤심, 윤핵관들이 찍어내리려고 하는 상황에 대해 허탈한 웃음을 지었었다. 그러면서 ‘본인한테 좀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는 쪽으로 조정된다면’이라 생각하는 느낌도 받았다.
본인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은 게 10월 중순쯤인데, 위원들이 구성된 게 12월 중순이니까 회의도 한 번 못 했다. 그러니까 대통령을 모시고 정식 회의를 해야 그 자리에서 대책도 나오고 할텐데, 그게 불확실하다는 거다. 1차 회의를 하려면 준비를 위해 미리 잡혀야 되는데, 지금 각 부처별 보고를 받고 있으니 아무래도 위원회니까 후순위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아마 설 이후로 연락이 갔지 않나 싶은데, 나경원 부위원장으로서는 설 민심이 중요하다. 설 민심에서, 본인이 불출마하더라도 다른 국가적인 역할을 주어지고 그걸 통해서 미래를 여는 정치인의 모습이 되어야 하는데, 그 기회가 없는 거다. 그래서 기자간담회에서 헝가리식 대책이라는 걸 얘기했는데, 실제로 맞서서 항명했다기보다는 그 자리를 통해서 사인을 보낸 게 아닌가 싶다. ‘관심 가져 달라,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이냐’하고 공을 던졌다고 본다.
이강윤 : 원금 탕감이니 뭐니 얘기한 배경은 알겠다. 그런데 지금 너무 무지막지하게 몰아세우는 모습 아닌가.
김능구 : 이준석 전 대표가 말을 참 재밌게 잘하는데 ‘골대를 옮겨서 안 되니’ 이 말은 당원 70% 국민여론 30%를 당원 100%를 바꾼 걸 말하는데, ‘바꿨는데도 안 되니까 두들겨 팬다’고 표현했다.
이강윤 : 제목 뽑기 딱 좋은 말만 골라가면서 하는 것 같다. 김 대표께서 유승민과 나경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를 제게 물으신다면, 저는 유승민은 안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나경원은 결국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경원 인터뷰는 헝가리식 원금 탕감 이야기로 대통령실과 부딪히기 전인 것 같은데, 사실 대통령실에서 당대표 선거나 당무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참 드물게 본다.
김능구 : 관여가 아니라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원 100%가 좋지 않나’ 이런 표현을 본인 입으로 이야기했고 그때부터 시작됐던 거다. 권성동 의원 주저앉히고, 누구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김기현을 이른바 김장연대로써 끌고 가도록 해놨는데, 최근 조사에 따르면 당심에서 김기현이 안철수를 넘어선 걸로 나오고 있다.
이강윤 : 많이 올라왔다. 미디어토마토가 1월 3~4일 조사한 걸 보면, 당심에서 나경원 30.5% 1위, 김기현 18.2% 2위, 안철수 16.5% 3위니까, 물론 오차범위 이내지만 순위는 바뀌었다. 그다음에 유승민이 8.6%다. 이제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전체 민심을 통틀어서 보면 유승민 33.8% 1위, 나경원 15.9% 2위, 안철수 10.5%고, 그다음에 김기현이 9.1%로 나온다.
김능구 : 아마 선거가 6개월 이내에 있었다면 이렇게는 안 할 거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거스르면서 당원 100%로 가고,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 관리자형 당대표를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다. 당에서도 그것은 곤란하다는 식으로 의견이 들어갔을 건데, 전당대회가 3월 8일이니까 총선까지 1년이 조금 더 남았고, 그래서 마이웨이로 가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저는 국힘의 당심에 대해 좀 다르게 본다. 당심 100%라고 정해도, 20% 정도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겠지만, 나머지 80%는 오히려 민심과 가까울 거라는 생각이다.
이강윤 : 100대0으로 바꾼다고 해서 지형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가?
김능구 : 어느 정도는 올라갈 거다. 예를 들어서 지금 국회의원들 보면, 자기들이 언제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고 김기현 하고 밀착돼 있었다고, 완전히 난리가 났다. 그런데 재밌는 게 정작 김기현 의원 이야기는 아무도 안 하고, 그냥 상대방만 끌어내리면 된다는 듯 움직이고 있다.
이강윤 : 어쨌거나 4%, 5% 하던 김기현 후보 지지가 약 3주 만에 18%까지 왔다.
김능구 : 그래서 김정재 의원이 그랬다. 지금 나경원 의원의 30%대 지지율은 신기루다. 신기루에 현혹되지 마라, 망친다는 이야기다.
이강윤 : 나경원이 안 나올 걸로 보시는가?
김능구 : 저는 나온다고 본다. 이 자리에서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는데 여러 애로사항이 있을 거다. 잠깐 힌트만 드리자면 ‘검찰 공화국’이란 거다. 아무튼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4선의원으로 원내대표를 하고 대선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자기 정치로 자기가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이강윤 : 이번에 포기하고 안 나오면 정치적 미래나 운신의 폭은 훨씬 좁아질텐데, 그렇다고 대통령실에서 ‘반성의, 개전의 정이 있네’라고 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만들어가는 게 맞다.
김능구 : 한 번 찍혔으면 끝나는 거다. 그런데 유승민 의원은 안나올 거라고 얘기하셨는데?
이강윤 : 확실한 3등이 가능하다면 나올 거다. 결선투표 때문에 1, 2등 어디에다 몰아주거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인할 계기가 될 수 있는데, 3등이 확실치 않다면 저는 안나온다고 본다.
김능구 : 유승민 전 의원이 작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나와서 경선에서 떨어졌고, 본인은 뒤에서 윤핵관들이 움직였다고 했었다. 그런데 사실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에 의해서 공천을 못 받게 됐을 때 수도권에 나왔어야 한다.
이강윤 : 그때 무소속으로 다시 대구로 갔었다.
김능구 : 또 2018년 바른미래당 시절, 사람들이 그렇게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라고 이야기했는데, 그때도 뿌리쳤었다. 그래서 안철수가 나왔고 100만 표를 받았다. 제가 볼 때는 그 100만 표 받은 게 오늘날 안철수를 만들어 준 거다. 낙선한다고 해서 그걸로 다 끝나는 게 아니다. 자기가 만든 당에 어려움이 있을 때 반드시 당선된다고 나왔을까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그래도 100만 표라도 받으면서 그 당이 이후에 단일화, 합당의 과정을 거칠 수 있게 됐고, 본인도 지금 재기할 수 있게 된 거다.
그래서 저는 유승민 의원이 차분하게 복기를 한다면 무조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아니면 진짜로 예전 손학규 대표처럼 이 당 하고는 도저히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고 탈당을 해야 한다.
이강윤 : 예전에 그 길을 한 번 갔었다.
김능구 : 갔다가 또 다시 돌아온 것인 만큼, 이 당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이준석 전 당 대표가 ‘유승민을 대통령 만드는 데 전력하고, 못하면 지구를 떠나겠다’고 그랬었다. 지금 국힘에 30대 이하의 당원이 20%라고 한다. 그러니까 한번 해보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이후 행보를 해야 되지 않느냐는 거다. 유승민 의원도 나와야 된다는 것이고, 그렇게 됐을 때 국힘은 아마 의도하지 않았던 큰 성과를 얻게 될 거다. 찍어누르기식의 관리형 대표를 뽑는 게 아니라 전당대회가 그야말로 다이나미컬하게 진행될 수 있다.
박근혜 2년 차 시절에 당 대표 선거가 있었다. 그때 김무성과 서청원이 경쟁했고, 결국 김무성이 당 대표 되면서 그 이후로 망쳤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에서는 지금 사생결단을 내는 식으로 당대표 선거를 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계몽군주로서 받아들여야 할 건 받아들여야 된다. 절대 왕정 시절에 계몽군주가 있었지만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몽군주라 할 지라도 민주주의에서 거듭나야 된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이강윤 : 어쨌거나 현재 양당 모두 당 대표를 두고 상당한 내홍이 진행되고 있거나 명약관화(明若觀火)하게 미래가 예상되는 국면이고,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도 속단하기 어렵다. 국힘은 일단 3월 8일에 결판이 날 것인데 그 후유증이랄까 파장이 있을 것이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계속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한 검찰 소환과 구속영장을 포함한 기소 여부에 따라서 조용할 날이 없을 거다.
김능구 : 저희가 이번 주말에 국힘의 결선투표를 가상해서 조사한다. 예를 들면 ‘안철수 대 김기현’, ‘김기현 대 나경원’, ‘나경원 대 안철수’ 이렇게 가상대결을 했을 때, 김기현 후보가 결선에서 다른 후보한테 밀린다고 되면, 이거는 또 곤란한 거다. 전략을 바꿔야되는 문제가 될 테니, 재미있을 것 같다.
이강윤 :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지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김이 빠진 채 진행되고 있다. 대참사의 충격과 우리 국민이 받았던 참담함 등과 비교하면, 그 정치적 여파는 수면 아래로 가 있다고 보인다. 어떻든 대충대충 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남는다.
김능구 : 북한 무인기라든지 이런저런 정치적 이슈, 안보적인 이슈 때문에 묻히고 있지만, 세월호 때도 그랬다. 하지만 묻으려 해도 묻힐 수 없는 일이다.
이강윤 : 바로 그거다. 이 문제는 틀림없이 내년 총선에 어떤 식으로든 작용이 되리라 본다. 정치적 문책, 사법적 문책, 실무적 문책 등 누구를 문책하는 걸 떠나서 그렇게 될 거다. 지금은 밀리고 밀려서 가는 것 같고 오늘의 뉴스가 어제의 뉴스를 계속 덮어가는 형국이지만, 세월호의 학습 효과도 있고 해서 이 어마어마한 일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 뭔가 매듭이 필요한 일이다.
김능구 : 국힘도 조금씩 조금씩 따라가고 있다. 국정조사 연장도 안 하려다가 하면서 마지못해 따라 가는 모습인데, 근본적인 책임 규명이라든지 대안 부분에서는 한계가 노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이 또한 결국 총선에서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폴리뉴스 유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