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 2월 ②] “공정한 공천과 수도권 승리, 윤심 김기현이 반드시 답할 과제”

“지역·연령별 당원 분포에 맞춘 조사가 중요, 현재 조사결과는 전체적인 추이 판단 정도에 유효하다” “84만 당심을 대표하는 책임당원, 그 분포가 변화했다. 총선 승리를 위한 그들의 선택도 바뀔 수 있다” “모든 것을 ‘답’의 관점에서 보는 검사 체화 대통령, 조금 다른 것도 자기와 맞서는 것으로 생각한다” “공은 김기현에게 가 있다. 당 대표로서 민심에 따라서 대통령과 맞장뜰 수 있는 사람인가, 당심은 TV토론에 주목할 거다”

2023-02-16     유석 기자

[정리 유석 기자] [편집자 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민생의 고통은 물론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둘러싼 불협화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와 김건희 특검 요구 등으로 맞선 정국, 내년 총선을 향한 여야의 전략과 주도권 다툼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폴리뉴스는 2월 14일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대담을 통해, 현안이 된 주요 정치권 동향의 의미와 전망을 논의했다.

김능구 : 10일 국힘 전당대회 컷오프가 있었다. 이후 관련한 여론조사는 없나?

이강윤 : 오늘 오후 고성국TV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브리핑을 해드리겠다. 우선 국힘 전당대회 일정은 어제 13일부터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가 시작됐고, 내일 15일부터 TV토론이 채널A, TV조선 등등 4차례 열리게 된다. 아시다시피 당 대표 후보로는 4명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최고위원 후보로는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민영삼,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이상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로는 김가람, 김정식, 이기인, 장예찬 등 4인이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는가’ 물었는데, ‘개입하고 있다’는 응답이 70%를 넘었다. 뉴스토마토와 미디어토마토 조사에 따르면 ‘노골적으로 개입한다’가 53.7%, ‘상당 수준 개입하고 있다’ 16.7%, 둘을 합치면 70%가 넘는다. 이 상황에서 김기현 후보가 상대적으로 앞서긴 했는데, 나경원 사퇴 이후에는 안철수한테 역전 당하는 것들도 제법 나왔다. 그러다가 대통령실에서 안윤연대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못을 치고 나오면서 안철수는 좀 주춤하는 양상이고 김기현이 다시 조금 앞선 것으로 나온다.

후보별 지지율과 관련해서 참고로 말씀드리면, 예를 들어 1천 명을 대상으로 물으면서 ‘국힘 지지자’라고 답한 사람들의 결과만 모은 거다. 그 샘플이 작게는 300명에서 많게는 440명 정도 된다. 그 숫자만 가지고 별도의 샘플을 만들기에는 표집이 너무 작고, 연령별, 지역별 당원 분포에 따른 가중치 안배도 전혀 되지 않은 조사다. 그리고 이렇게 조사된 국힘 지지자들의 의사를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고 있는 국힘 책임당원들의 생각과 동일시하기도 조금 힘든 점이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조사한 것을 보면, 1월 25~26일, 그러니까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직후다. 김기현 40%, 안철수 33.9%인데, 안철수가 그 전에 17.2% 밖에 안 됐으니까 비약적으로 뛰어오른 거다. 그 한 주 뒤인 1월 31일에서 2월 1일 조사한 걸 보면, 윤석열식 뺄셈 정치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고조된 시점인데, 김기현이 36%로 빠지고 안철수는 43.3%로 무려 9.4%p 거의 수직 상승에 가깝게 올라간다. 이때는 다른 조사들을 봐도 대부분 역전이 일어났다.

그런 결과에 대통령실과 김기현 후보 측은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 ‘안윤 연대’ 라는 말이 나오고 하니까, ‘대통령과 당대표 후보는 동격이 아니다’, ‘대통령 팔지 말라’는 말이 나왔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에 대해서 당선인이 좋아하지 않았다는 말들도 흘러나오고 이진복 정무수석이 국회로 가서 직접 설명도 하는데, 그 뒤로 다시 한 번 지지율이 요동을 친다. 그래서 최근 조사로는 김기현이 한 45%쯤으로 나오고 안철수는 31~32% 정도에 있다.

오늘 발표된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조사는 표본 샘플이 2천 명이고 그중 ‘나는 국힘 지지자’라고 대답한 사람이 860명이다. 이전 조사들보다는 샘플 크기가 큰 건데, 김기현 41%, 안철수 27%, 천하람 13%, 황교안 12% 이렇게 조사됐다. 그리고 양자 대결로 가면 김기현 52%, 안철수 42%로 나왔다. 국민의힘 지지자가 아니고 ‘나는 국힘 당원’이라고 답한 사람만 따로 봤더니, 양자 대결에서 김기현이 좀 더 올라서 57%, 안철수는 37%, 약 20%p 차이가 났다.

공정경쟁 및 선거결과 승복 서약서 펼쳐 보이는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공정경쟁 및 선거결과 승복 서약서에 서명한 뒤 유흥수 선관위원장,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능구 : 오늘 발표된 것은 혹시 지역별 할당이 이루어졌나?

이강윤 : 기사에 나와 있지 않고 세부 데이터도 못 봤는데, 저는 지역별 데이터까지는 보정이 안 된 것으로 추측한다. 당원이 아니고 국힘 지지자들이니까, 당원 분포하고 전반적인 2천 명 샘플 모집단하고는 다를 수밖에 없다.

김능구 : 과거에 여·야 정당의 전당대회를 취재하고 기사를 쓸 때도 여론조사를 많이 했는데, 그 때는 최소한 대의원 DB가 있었다. 1만 명 정도 되는 대의원 조사를 하고 그다음에 국민 여론을 30%를 반영하든 50% 반영하든 했었다. 그러니까 조사 표본이 상당히 근사치에 가까웠고 확률 표집이 이루어질 수 있었는데, 지금 조사는 소장님 이야기대로 전혀 그렇지 않다. 마치 서울역 앞에 판때기 두 개 놓아 두고 스티커 붙이는 조사처럼, 산에 가는 게 좋으냐, 바다 가는 게 좋으냐는 식으로, 확률 표집이 전혀 되지 않은 조사다. 우리가 여론조사를 통해 전체적인 예측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확률 표집이 되기 때문에 그런 거다.

미국도 확률 표집 조사가 이루어진 게 20세기 중반부터고, 그때 히트 친 게 갤럽이었다. 그전에는 전부 우편투표로 조사했기 때문에 답장 오는 것대로 했는데, 그것을 확률 표집 조사로 바꾸니까 실제 결과와 유사하게 나왔던 거다.

이강윤 : 미국 인구가 3억에 육박하지만 주요한 여론조사를 보면 샘플을 1천 명으로 한다. 그러니까 샘플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샘플을 얼마만큼 리얼 데이터와 근사하게 맞춰서 하느냐라는 표집의 문제가 중요한 거다.

참고로 국힘 선거인단이 이준석이 당 대표되던 2년 전에 비해 51만 명 늘어난 약 84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그 2년 동안 대선을 치르면서 상당히 많은 수의 당원 유입이 있었다. 중요한 변화가 발생하는데, 그전까지 영남권이 과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그것이 붕괴됐다. 전체 당원 중에서 영남권이 51.3%였는데 현재는 39.7%로 비중이 굉장히 많이 줄었다. 반면 수도권은 32.3%에서 37.8%로 늘어났고 충청권이 10.3%에서 14.6%으로 늘어서, 수도권과 충청을 합치면 무려 52.4%다. 영남권보다 ‘수도권 플러스 충청’이 많은 거다. 물론 단일 지역으로 따지면 여전히 영남이 39.7% 수도권이 37.8%지만, 굉장히 큰 변화가 일어난 거다. 연령대별로는 여전히 50대, 60대가 반수를 조금 넘기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예전에 11.6%밖에 안 됐던 2030 세대도 지금은 17.8%나 된다. 아마 이준석 효과로 읽어주는 게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김능구 : 6월 항쟁에 의한 민주화 이후, 여당의 대표들이 관리자 역할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그전에 여당 대표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식이었고 여의도 출장소 역할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는데, 모든 것은 주로 청와대에서 결정났다. 요새 보면 용산 대통령실이 그렇게 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 역대 대통령들도 여당의 협조로 함께 가는 게 중요한데, 왜 당에 관여를 하지 않았겠나. 이런저런 개입도 하고 했겠지만, 이번처럼 자기들과 함께 가는 후보가 아니라고 해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1위 후보를 난타해 주저앉히고, 또 올라오니까 때리는 식의 두더지 잡기 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강윤 : 맨 처음에는 여론조사 반영을 없애버리는 식으로 골대를 옮겨서 유승민을 아웃시켰다. 그리고 나서 이제 김기현이 올라서야 하는데, 나경원이 자꾸 나오니까 해임을 시켜서 주저앉혔다. 그다음에는 다시 안철수가 올라오니까, 동격이 아니다, 불쾌하게 같이 끼려고 하지 마라는 식으로 노골적인 망신을 준 거다.

김능구 : 윤 대통령을 보면 그냥 소탈하게 보인다. 몸매가 있는 사람들이 성정이 부드럽고 친화력도 좋은 것이 일반적인데, 실제 보여준 것은 완전히 대장 스타일, 그것도 조금 혹평하자면 골목 대장 스타일이다.

이강윤 : 나 하고 싶은 대로 해야겠다는, 완전히 마이 웨이 스타일이다.

김능구 :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거기에 방해되는 사람은 치워야 되는 모습 같다. 검찰은, 누가 총장에 임명되면 그 동기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다 그만두는, 말하자면 대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확 물갈이가 돼버리는 조직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다르다.

제가 이번에 최고위원 컷오프 통과한 김재원 전 의원을 인터뷰했다. 박근혜 때 정무수석을 했었고, 옛날에는 라디오 진행도 하고 지금도 패널로 움직이는 똑똑한 사람이다. 이 사람도 검사 출신인데, 자기가 정치권에 들어와서 느낀 차이점을 얘기했다. 가장 큰 것이 검찰은 항상 답이 있었다는 거다. 그 답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느냐가 과제인데, 정치권에 오니까 답이 없는 게 수두룩하다는 거다. 민원 사항도 답이 있는 것은 정치권으로 안 온다는 말이 있다. 법에 다 정해져 있으면 정치권으로 오지 않는데, 답이 없고 해결이 안 되니까 정치권에 오는 것이고, 그래서 정치가 골치 아픈 거다. 크게 보면 이게 정치와 법 영역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통령이 검찰총장 그만둔 지가 얼마 안 됐고, 아직도 총장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26년간 사회생활을 검사만 했고 공부 기간까지 합하면 30년 인생을 검사로 있었기 때문에, 검찰의 논리가 체화되어 있는 거다. 모든 것을 답으로 바라보니까, 조금 다른 것도 자기랑 맞서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거다.

답변하는 이진복 정무수석(사진=연합뉴스) 이진복 정무수석이 9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수석은 안철수 후보를 두고 했던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라는 말에 대해, ‘더이상 후보들이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것’이라고 했다.

지금 안철수 후보는 억울할 수 있다. 자기 욕망은 둘째로 치더라도, 본인은 진짜 대선 승리를 위해서 단일화 하고, 윤정부 성공을 위한 인수위원장도 했다. 그리고 당 대표가 되면 제일 중요한 총선 승리에 기여해서 윤정부 성공을 가져오려고 한다, 또 윤석열 정부의 성공으로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정권 재창출을 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헌정사로 보면 직전 대통령에 대한 엄격한 수사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계속 그래 왔고, 지금 문재인 대통령도 여러 가지로 턱밑까지 와 있다고 봐야 된다.

그런데, 그런 안철수 자신을 두고 ‘동격으로 맞먹으려 한다’, 그냥 하는 말로 치자면 ‘어디서 감히?’ 이런 거다. 권위주의 시대는 끝았고, 그래서 대통령 본인도 대선 후보 시절에 그런 연출도 많이 했고 지금도 그렇게 보이려 노력한다. 시장에 서서 떡볶이 먹고 나누고 하는 것들이, 권위주의 시대 끝났고 자기도 눈높이 정치 한다고 보여주려는 건데, 막상 당 대표 선거에서 나타난 행태를 보고는 일반 국민들이 ‘이중적이다’란 생각을 하지 않을 리 없다.

이강윤 : 윤석열 대통령이 입만 열면 얘기하는 공정과 상식에도 너무나 배치되는 거다. 그래서 짧게는 단물일지 모르나 후과는 상당히 아플 거다.

김능구 : 제가 정국진단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어쨌든 대통령실의 노골적 개입은 컷오프로서 끝났다고 본다. 더 이상 할 수는 없다.

이강윤 : 작동도 잘 안 될 거다. 얼마나 투표에 참가할지는 모르지만 선거인단이 80만 명 이상이다.

김능구 : 이준석 때 투표율이 45.3%였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 지금은 50%정도 하지 않을까 싶다.

이강윤 : 그러면 한 40만 정도가 투표에 응한다고 봐야 하는데, 어느 한쪽 라인에 바람을 불어넣어서 뭘 만들어 내기에는 상당히 큰 숫자다. 또 하나 아까 한국여론평판연구소 기준으로 천하람이 13%, 황교안 12% 라는데, 이 부분에서 변동 여지가 크다고 본다. 3, 4위를 합치면 최종 수치가 최소한 10% 이상은 나올 수 있을텐데, 전체적인 구도에 여러 가지로 변수가 될 거다.

김능구 : 곧 조사가 나올 거다. 당에서 제공한 명부로는 조사 발표를 할 수 없다고 하니까, 좀 무식하지만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가능한대로 지역별, 연령별 할당을 해서 조사한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아마 그걸 보면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거다. 현재 조사는 어떤 면에서는 코끼리 만지기라고 할 수도 있는데, 전체적인 추이를 판단하는 정도로는 유효하다.

말씀하신 대로 안철수가 나경원 불출마 선언 이후에 확 올랐다가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개입에 위축된 상황이다. 정무수석까지 국회에 와서 선언할 정도인데, 대통령 얘기라면서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했다. 또 하나 김기현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말했다. 나중에 현 대통령은 아니라고 본인이 이야기했지만, 한글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말 자체가 사후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대해 대통령실이 노코멘트 하고 있는 것도 의외인데, 사실 광고에서도 이런 식의 공포 마케팅, 위협 소구가 가장 강력하다고 한다.

3월 8일 전당대회, 이제 한 달도 채 안 남았고 지역 연설회와 TV토론이 시작된다. 아까 컨벤션 효과를 말씀하셨고 그로 인해 국힘의 정당 지지도가 떴다고 했는데, 저도 대통령실의 개입이 붐을 일으키는데는 분명히 기여했다고 본다.

이강윤 : 세 번 정도에 걸쳐서 주연이 대통령실이었다. 그래서 ‘출마를 어느 분이 한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김능구 : ‘윤석열과 이준석 게임이다’라는 말도 있다. 어쨌든 TV토론을 해 나가게 되면 좀 정돈이 될 것인데, 저는 포인트를 두는 게 당원의 문제다. 선거인단이 84만 명이고, 그 중 대다수가 1천원 이상을 3개월 이상 낸 책임당원이다. 민주당은 2천원씩 6개월 이상이면 권리당원인데, 똑같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을 여기는 권리당원 저기는 책임 당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조금 약하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 사람들이 당원권을 100% 행사할 수 있는 책임당원, 권리당원이라면 당원 교육을 1회라도 이수해야 한다는 거다. 1~2천 원 몇 개월 내는 것이라 대납 시비도 있곤 하는데, 좀 더 엄중히 관리해야 되는 거 아니냐, 국회의원, 단체장, 대통령 뽑는 선거를 당원들한테 100% 맡기려면 그 정도 절차는 있어야 된다는 거다. 일단 그건 그렇게 가야 되는 게 맞다.

하지만 저는 현재도 책임당원들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아까 지역별 분포의 변화를 이야기했는데, 그 변화의 핵심은 영남권이 과반이었다가 지금은 40% 선이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합한 것이 40% 선이었다가 이번에는 50%를 넘었다는 거다. 그러면 영남권과 중부권에서 흔히 말하는 민심과 당심은 어떤 부분에서 같고 어떤 부분에서 다를까, 이런 이야기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이준석 당 대표가 될 때 당심에서는 나경원 후보한테 졌지만 민심에서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남권부터 바뀐 거다. 민심에서 압도적인 표가 나오는 바람에 이준석이 된 건데, 그걸 보고 이번에는 당원 100%로 바꿔버렸다. 그래서 유승민 후보는 기지개도 못 펴고 그냥 접어버릴 수밖에 없었는데, 저는 당심인 책임당원들, 이 사람들이 이번에는 바뀔 수 있다는 거다.

왜냐 하면 영남권에 있는 사람들도 이런 말을 한다. 영남권의 총선 주자는 누가 되든지 간에 이긴다. 자기들이 볼 때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이겨야 되는데, 수도권 승리에 누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거다.

이강윤 : 그걸 처음부터 파고들었던 게 안철수고, 내세웠던 게 수도권 승리다.

김능구 : 물론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중간평가다. 그래서 대통령 지지율이 첫 번째고, 다음으로 지역 후보가 중요한데, 당 대표도 그 영향이 제가 볼 때 20%는 된다. 반 이상이 대통령 성적이고, 20~30%가 후보라면, 10~20% 정도는 당 대표 영향이라는 거다. 당 대표에게 중요한 게 공천이다. 공천을 어떻게 얼마나 공정하게 해내느냐는 것을 중도층이 딱 보고 있다. 국힘의 역사에서 참패하고 패퇴했던 역사는 모든 게 공천의 역사였고, 그래서 이번 공천을 다들 지켜보고 있다는 거다.

이강윤 : 용산에서 공천에 상당 수준 관여하지 않겠나. 당대표를 통해서 관철시킬 것 같다.

김능구 : 그래서 안철수 후보는 시스템 공천을 이야기하면서 자기는 빠지겠다고 이야기했다. 거기에 비해 김기현 후보는 공천을 공정하게 하겠다는 말 외에는 없었는데, 제가 정국진단에서 이야기한 게 어쨌든 공은 김기현 후보한테 가 있다는 거다. 대통령실의 압도적인 지지와 국회의원 등 당의 핵심들이 모두 다 김기현 원사이드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첫번째 TV토론(사진=연합뉴스)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첫번째 TV토론에 앞서 천하람·김기현·안철수·황교안 후보(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김기현 후보는, 핵심 당원들이 모이는 지역 연설에서는 실수 안 하는 게 최고겠지만, TV토론을 통해서는 두 가지에 답을 해야 한다. 공천을 어떻게 해낼 것이냐라는 것과, 수도권에서의 중도 확장성을 자기의 능력과 이미지로 어떻게 얼마만큼 해낼 수 있느냐를 답해야 된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일단 공이 김기현에게 가 있다는 것이고, 제가 볼 때 안철수가 뭐라고 하든 그것 때문에 선거 판도가 바뀌는 건 아니다.

그동안 김기현이라는 세 글자는 없고 대통령실만 보였다.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만 보이다가 이제는 김기현이 보이게 됐다. 그래서 TV토론 때는, 과연 이분이 여당의 당 대표로서 대통령하고 의견이 다를 때는 국민 민심에 따라서 맞장을 뜰 수 있는 사람인가에 주목할 거다. 대통령은 당연히 자기와 뜻을 같이 하고 결기가 같은 분들, 자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총선에 후보로 내보내고 싶어 할 거다. 그런데 수도권 승리를 위해 중도를 바라보면서 그 부분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을 것이냐, 그리고 본인을 어떻게 어필할 것이냐가 관건이 되는 거다.

이강윤 : 자기 정치도 일부 있을 건데, 그러기에는 여지껏 김기현 후보가 용산에 빚진 게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싶다. 위험할 때마다 구원 투수를 저쪽에서 내세웠다.

김능구 : 저는 김기현 후보의 저력은 인정한다. 원내대표 할 때도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강윤 : 탄핵 발언은 조금 과하게 나간 것 아닌가 싶다.

김능구 : 공포 소구가 조금 오버했다고 본다. 이런 부분은 그냥 깨끗이 사과를 하면 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사과를 잘 모르는데,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깨끗한 사과다.

[폴리뉴스 유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