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리튬메탈 전지 내구성 높이는 기술 개발.. ‘상용화 성큼’

2023-02-28     김승훈 기자
포스코케미칼 공장 전경 / 사진=포스코케미칼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내 연구진이 리튬메탈 배터리의 내구성을 3배나 향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메탈 배터리 상용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재를 리튬으로 대체한 배터리다. 흑연이나 실리콘을 음극재 소재로 사용하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두 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배터리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속도를 끌어올림으로써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 미래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안전성·내구성에 문제가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충·방전 중에 리튬 표면에 결정 돌기가 생성되면서 분리막을 찢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함께 탄소섬유 페이퍼를 음극 소재로 사용해 리튬메탈 전지의 내구성을 3배 이상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리튬메탈 전지의 음극 소재로 쓰이는 리튬메탈을 코팅한 구리 박막을 리튬메탈이 함유된 얇은 탄소섬유 페이퍼로 대체했다. 개발된 탄소섬유 페이퍼는 탄소 단섬유 위에 무기 나노입자인 비결정질 탄소와 탄산나트륨으로 표면처리를 하여 리튬 친화적인 특성을 가지는 동시에 리튬 수지상 결정이 뾰족하게 성장하지 못하도록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탄소섬유 페이퍼 음극 소재를 사용한 결과 구리 박막보다 3배 이상 높은 내구성을 갖는 리튬메탈 전지를 제조할 수 있었다.

구리 박막은 약 100회의 충·방전 사이클 이후에서 단락이 일어났지만, 새로 개발한 탄소섬유 페이퍼는 300 사이클 이상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또 구리 박막을 사용하는 리튬메탈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240 Wh/kg에서 428 Wh/kg으로 약 1.8배 증가시킬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이성호 KIST 센터장은 “구리 대비 탄소섬유의 밀도가 5배 낮고 가격도 저렴한 점을 고려할 때, 연구팀이 제안한 음극재는 내구성이 높고 경량화된 리튬메탈 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리튬메탈배터리 기술은 미국 SES(솔리드에너지시스템)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이다. SES는 충주 메가폴리스산업단지에 연구 및 제조시설을 갖추고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포스코퓨처엠(구, 포스코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착공정(electroplating)을 통해 개발 중이다. 전착공정이란 전해조내에 있는 이온상태의 리튬을 구리(Cu) 음극 표면에 환원시켜 금속리튬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롯데케미칼도 4월 미국 스타트업 소일렉트와 리튬메탈 음극재 및 고체 전해질 개발 업무협약 체결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에 기가와트급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시설 구축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