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통일포럼 특집] 저조한 수소전기차 판매량, 인프라 구축이 먼저

불편하면 안 탄다, 수소차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선행 필수 미·중 추격 속, 지속적인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 필요 [KISTI]수소차 시장규모 2030년 431.9억 달러, 연 평균 59.4% ​​성장 전망

2023-03-06     정보영 기자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국내 경제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대내외 악재가 거듭되면서 이른바 3(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가 기업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여기에 내수시장도 급격히 위축되면서 한국경제는 기로에 섰다. 이러한 국내 경제 위기 상황을 돌파하고 생존하는 유일한 길은 단연 혁신이다. 이에 치열한 산업현장 속에서 답을 찾고 경제와 미래를 견인하는 기업들의 혁신성장을 응원하는 폴리뉴스는 신산업 분야의 중요한 현안과 쟁점을 공유하고, 급변하는 경제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해 새로운 미래 혁신성장 해법을 시리즈로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지난 1월 판매량 726, 그나마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7% 감소. 다소 의아스러운 이 통계는 바로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이다.

우리나라도 아닌 전 세계에서 726대라니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 하지만 현실이고 사실이다.

TV 뉴스를 비롯해 여러 가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수소차를 자주 접해 왔기 때문에 전기차만큼 빠르게 수소차도 성장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 1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272,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플러그인 복합(PHEV)포함 673000대로 7.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총 전기차 인도량은 1478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사진제공=현대자동차

1월 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세계 1위로 현대자동차 넥쏘 329대 포함 총 3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2% 감소한 수준이다.

이 같은 집계를 발표한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는 한국 내 수소차 판매량 감소는 전년도 전기차 보조금이 대부분 소진된 데다 올해 보조금 지급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시기적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소차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발군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은 물론 판매량에서도 단연 1위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마냥 좋아할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한국에 이어 2위에 오른 미국의 동월 판매량은 232, 중국은 99대에 머물렀다. 다만 성장치는 미국 26.1%, 중국이 15.1%를 기록했다.

수소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은 수소차 인프라다. 수소에너지에 대한 장점은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지만 단점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차 넥쏘를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고,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수소차 보급률도 매우 저조하며, 수소차 보급을 위해 선행돼야 할 인프라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전기차가 처음 도입돼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가장 큰 문제는 전기차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충전소도 확대되기 시작했고 반면 충전소가 늘면서 전기차 보급도 확대됐다.

이동식 수소전기차 충전기/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충전소와 마찬가지로 수소차 보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수소차 충전소는 전기차와는 많이 다르다.

전기차 충전소는 전기를 끌어 올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수소차 충전소는 그렇지 않다.

먼저 수소는 폭발 위험성이 있고 또 무색·무취라는 특성 때문에 누출 시 위험을 감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데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수소차 충전소를 설치할 때도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한 번 폭발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기차는 충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수소차는 충전 시간은 전기차보다 비교적 짧지만 리커버리 타임 때문에 충전을 위한 대기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국내 수소차 충전을 위한 충전소 시설은 전국 229기가 설치돼 있으며 올해 91기를 추가해 총 320개를 운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수소차 충전소 수가 적다 보니 근처에 충전소가 없으면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그나마도 충전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경제성이나 장점들이 불편함에 갇혀 보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현재 서울 시내 등록된 수소차는 2900대에 이르지만, 충전소는 9개 구에 13기에 불과하다. 수소차가 얼마나 불편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규모는 2030431.9억 달러에 달하고 2030년까지 연평균 59.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이 수소차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미래먹거리 시장의 상징이다. 또한,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살펴보면 최근 정부가 내놓는 수소차 시장에 대한 투자는 매우 인색한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에서도 수소차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수소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한 걸음 더 나설 때다. 팔리지도 않는데 인프라 구축을 하자니 조심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수소차도 인프라가 잘 구축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수요는 더욱 늘어 날 것이다.

물론 전기차도 보완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전기차 먼저 수소차 다음도 아니고 수소차 판매량 추이를 봐가면서 추진해야 할 사업은 더욱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턱밑까지 바짝 따라붙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술력이 그들보다 현저히 월등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이미 답은 나와 있다.

 

2023년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0차 경제산업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