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홍준표 “당이 전광훈에 좌우돼선 안 돼” 김기현 “지방행정에 전념하라” 설전

보수에 영향력 가진 전광훈 목사와의 ‘손절론’ 대두

2023-04-03     김유경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달 29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대구시민 여러분, 홍준표 저거 탄핵하세요", "최고위원이고 개뿔이고 다 필요 없다. 저놈들은 내년 4월10일 선거에서 공천해 주지 마, 다 잘라버려라"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나눈 대화로 논란이 불거진 뒤, ‘극우 성향’으로 보수층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전 목사와 당과의 관계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기현 대표 등이 설전을 벌였다.

최근 김 최고위원이 전 목사와 대화를 나누며 “5‧18 헌법수록 반대” “전광훈 우파 통일”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 홍 시장은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전 목사는 지난달 29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대구시민 여러분, 홍준표 저거 탄핵하세요", "최고위원이고 개뿔이고 다 필요 없다. 저놈들은 내년 4월10일 선거에서 공천해 주지 마, 다 잘라버려라"라고 말했다.

이에 홍 시장은 “정당이 일개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목회자가 목회자답지 않게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자제력을 잃고 거친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김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에 대해 "지방자치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대해 더 전념하셨으면 좋겠다"며 "별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앞으로 계속돼서도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우리 당은 전 목사와 강한 선을 그어야 되는 만큼의 관계가 없었다. 전 목사 그분은 그분 역할을 하는 거고, 우리 당은 우리 당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이후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 목사에게 무슨 발목이 잡힌 당도 아닌데 저렇게 방약무인하게 욕설을 쏟아내도 그(전광훈 목사)에겐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오히려 니는 지방일만 잘하라고 나를 질타했다?"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김 대표가 2019년 11월 전 목사 집회에 참석했을 때의 전 목사에게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스스로 추켜세웠으니 그 밑에서 잘해 보세요"라며 "전 목사가 만든 자유통일당으로 당명 개정도 검토해 보시던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당무 개입에 선을 긋는 김 대표를 향해 "참 어이없는 당 대표 발언"이라며 "나는 그냥 대구시장이 아니라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내고 없어질 당을 바로 세운 유일한 현역 당 상임고문이다. 중앙정치에 관여할 권한과 책무가 있다"고 응수했다.

한편 ‘비윤’으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양반 우리 당에서 쫓아내야 하고 전광훈 이분이 당원이라면 바로 출당시켜야 된다"고 말했따.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 목사에게) ‘너나 잘하세요’라고 또 말씀드리고 싶다"며 “전 목사가 여당의 운영, 공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비웃을 수 있어야 한다”며 “최소한 한 1만 명 이상 정도의 당원은 전 목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