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 빗발치는 ‘전광훈 절연’ 요구…김기현 “선 그을 만큼의 관계 아냐”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잇단 ‘극우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절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당과) 선을 그어야 할 만큼의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파 진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전 목사는 선거철이면 표심을 얻고자 하는 국민의힘에서 소환되는 인사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 목사와 함께하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반대’ ‘우파 천하통일’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전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전 목사는 또한 지난 10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종교인의 감시가 없으면 정치인들의 자기 통제가 불가능하다. (정치인들은) 전광훈 목사의 통제를 받으라”면서 “우리 한국교회 목표는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 200석 서포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다른 정당 대표하면서 우리당과 무슨 관계 있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 목사는 다른 정당(통일미래당)을 창당하여 그 정당을 실제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사람이 우리 당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라며 “그럼에도 전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 목사를 겨냥해 “입에 욕을 달고 다니는 목회자와 페이크뉴스만 일삼는 극우 유튜버만 데리고 선거 치를 수 있다고 보는가?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라며 “총선이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참 답답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황교안 대표 시절에는 180석 만들어주겠다고 했는데 폭망했다. 김기현 대표에게는 200석 만들어 준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며 “그런데도 ‘그 사람 우리 당원도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원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최고위원이나 당대표 나온 사람들이 거기에 손을 안 벌릴 수가 없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이참에 책임당원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 특정 종교를 대표해서 몰래 들어와서 또 그 종교의 당하고 이중 당적 가진 사람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분하고 우리 당하고 아무 관계가 없지 않나"라며 "그분이 다른 당(자유통일당)의 대표이신데, 그분 발언을 가지고 우리 당에 자꾸 연결해 저희가 평가할 부분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하나님도 까불면 죽는다는 막말을 일삼는 전광훈 목사가 이번에는 정치인은 종교인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궤변을 내놓았다. 궤변과 막말 퍼레이드도 이제 지겹다”며 “우리당도 막말과 궤변을 늘어 놓는 전광훈과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적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전광 씨처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극단적 언행을 하는 인물에 영향을 받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마치 국민의힘에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왜곡하는 발언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도대체 전광훈 목사가 집권여당에 얼마의 채권이 있길래 저렇게 오만방자하게 떠드는 것입니까. 언제까지 정치 브로커의 장사를 방관만 해야합니까”라며 “당 지도부는 전광훈 목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전광훈 목사가 쥐고 있는 한 줌의 어떤 세력에 기대기 위해서 거기에 편승하는 어떤 발언들이 나온다면 지도부에서 그걸 빨리 그런 거에 대해서 선을 긋고 진화를 한다”며 “요새 국민의힘에서 전 목사를 가지고 너무 과한 갑론을박이 나오는 것도 저는 어찌 보면 당을 위해서 안 좋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