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국힘 손절’ 기자회견 예고, 홍준표 “치욕스런 일, 김재원 처리 지켜보겠다”
‘전광훈은 이사야’라고 한 김기현 겨냥해 “그런 식견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수 있겠나?”
[폴리뉴스 정찬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16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국민의힘과 손절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예고한데 대해 “손잡고 가야할 사람은 손절하고 손절해야 할 사람에게는 손절 당하는 치욕스런 일이 생기게 됐다”며 비꼬았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사야가 내일(17일) 기자회견 한다는 거 보니”라며 김기현 대표가 전 목사를 “이사야와 같은 선지자”라고 추켜세운 것에 빗대 전 목사가 예고한 ‘국민의힘과 결별, 광화문 전광훈 목사 단독으로 간다’는 기자회견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선후도 모르고 앞뒤도 모르는 그런 식견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수 있겠나? 마치 태권도의 약속 대련처럼 연결고리를 살려 놓기 위해서 하는 약속대련 쇼로 보인다”며 “귀에 거슬리는 바른말은 손절, 면직하고 당을 욕설 목사에게 바친 사람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말로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의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사랑제일교회는 전 목사가 '국민의힘과 결별, 광화문 전광훈 목사 단독으로 간다'는 내용으로 오는 17일 오전 서울 장위동 교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이날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에서 “국민의힘이 나가라고 하니, 나가주겠다”며 “우리가 나가주겠다는 내용의 선포식을 17일 오전 10시 우리 교회에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 목사는 “‘광화문’이 없으면, 어떤 우파 정당도 성공할 수 없다. 내가 시범을 보여주겠다”며 “(국민의힘은) 두 달도 못 돼서 우리에게 다시 들어와 달라고 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든 1인자”라고 말했고 국민의힘 당원가입을 독려하며 “3개월 만에 300만 명이 더 가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국민의힘과의 손절이라기보다는 ‘장악’을 위한 행보에 더 가까워보인다.
이번 갈등의 사단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지난달 방미 중 미국 보수단체 연설에서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며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통일했다고 해서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게도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전 목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전 목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선 “정치인은 반드시 종교인의 감시가 필요하다”거나 “나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해 국민의힘 당내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홍 시장은 김 최고위원의 제명을 촉구하며 당 지도부의 대처를 비판했고, 김기현 대표는 홍 시장을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해 갈등은 전면화 했다.
홍 시장은 전 목사의 기자회견 예고를 기회로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의 조치를 요구함과 아울러 김 대표가 자신을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한 것과 관련해 김 대표가 과거 전 목사를 ‘이사야’로 칭한 것에 대해서도 공격한 것이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4일에 페이스북에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라며 “강단 있게 당대표 하라고 했더니만 내가 제일 만만 했는지 나한테만 강단 있게 한다”며 김 대표를 공격했다.
다음 날인 15일에도 “앞으로 비공식 막후 조언이나 하라던 상임고문에서 벗어났으니 당비 매월 50만원씩 내는 책임당원으로서 당이 잘못된 길을 가거나 나라가 잘못된 길을 가면 거침없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바로 잡을 것”이라며 “그게 앞으로 내가 할 일”이라고 김 대표를 겨냥한 비판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지난 30여년 동안 당의 영욕을 온몸으로 견뎌 오면서 보수우파 붕괴 직전의 탄핵 와중에서도 묵묵히 당을 지키고 재건한 이 당의 주류는 바로 나와 책임당원들”이라며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흐느적거리던 사람들, 갓 들어와 물정도 모르고 날뛰는 사람들, 비록 지금은 오뉴월 메뚜기처럼 한철을 구가하고 있지만 뿌리 없이 굴면 한순간에 훅가는 게 한국의 현실 정치”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