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단체장 인터뷰]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② “‘행복100% 서대문’ 혼신의 힘 다하겠다…매일이 설레고 신나”

“여야, 정당 구분 없이 오로지 주민 행복 위해 일할 수 있어” 공공산후조리원 개원해 임신~육아 원스톱 서비스 예정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으로서 기초지자체 권한 확대 위해 노력할 것

2023-05-04     김자경 기자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4월 21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진행된 본지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여야 정당 구분 없이 오로지 주민 행복 위해 일할 수 있어서 요즘 매일이 설레고 신난다”고 말했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김자경 기자] “서대문을 서북권의 중심지로 변화시켜 구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 ‘행복100% 서대문’을 일궈낸 구청장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4월 21일 서대문구청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베스트 단체장> 인터뷰에서 “50여 년간 살아왔고, 26년 동안 당협위원장으로 애정을 쏟았던 서대문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어 감사하다. 요즘 매일이 설레고 신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구청장은 “사실 꼭 돈이 많아야만 행복한 건 아니지 않냐”며 ‘행복 100% 서대문’을 구정의 큰 목표라고 소개했다. 또 서대문은 “안산, 인왕산, 북한산, 백련산, 궁동산 등 다섯 개의 산과 홍제천, 불광천 등 물이 잘 어우러진 ‘숲속의 도시’”라면서 “이런 주변 환경을 잘 업그레이드 시켜서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홍제천 인공 폭포에 만든 수변감성도시 1호 카페”라고 자랑했다.

이 구청장은 다양한 복지정책도 소개했다. 서대문구는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돌봄서비스를 세분화해 촘촘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임신축하금 지급과 다자녀의 범위를 확대해 입학축하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출산장려정책을 추진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공공산후조리원을 개원해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임신 준비부터 육아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어르신들의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인 일자리 확대와 데이케어센터 확충 등 어르신 돌봄과 일자리 확대도 힘쓰고 있다.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 구청장은 지방자치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주민들 실생활과 밀접한 마을버스 노선 정하는 것도 자치구에서 정할 수 없는 서울시의 권한”이라며 “기초지자체의 권한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회장으로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이성헌 구청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서대문에서 국회의원에 두 번 당선되셨고, 이제는 구청장으로서 서대문 발전을 위해 힘쓰고 계신다. 중앙정치의 경륜이 주민들한테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제 고향은 전라남도 영광이지만 어린시절 서울로 상경해 명지고등학교, 연세대학교를 다니면서 서대문구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서대문구에서의 첫 정치활동은 83년 연세대학교 총학생장 시절 사회 구조적 모순에 저항하기 위해 진행했던 반독재 운동이었다. 이후 84년 5.18 추모 연사를 초빙하는 과정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이 닿게 됐고, 85년 3월 1일부터 비서진으로 일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하였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제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에서는 3년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내며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국정 운영을 경험했다. 이후 제16대와 18대 두 차례 국회의원에 재임하며 정치활동을 이어오다가, 작년에 민선 8기 서대문구청장으로 당선되어 7월부터 행복 100% 서대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

국회의원 할 당시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 여러 가지 공약을 낸 적이 있지만 사실은 실천하는데 상당히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자치단체장을 맡으면서는 지역 발전에 필요한 사안 하나하나를 바로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게 돼 있고, 또 그 일을 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들이 확보가 돼 있으니까 성과를 내는 게 눈에 보이기도 하고. 따라서 지역 발전을 이뤄내는 데는 이게 훨씬 더 보람찬 일이다.

실제로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민심을 어떻게 제대로 파악하면서 일을 하느냐가 모든 일의 기본인 것 같다. 우리 주민들을 만났을 때 주민들의 마음과 소통하는 방법도 그렇고 또 다른 기관과 어떤 분쟁이 생겼을 때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도 앞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배웠던 것을 바탕으로 해서 일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행정부든 입법부든 거기 많은 분들이 실제로 우리 지역 발전에 필요한 일을 도와주는 법안이라든지 또 예산이라든지 이런 면을 해결하는데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다. 그래서 중앙정치 무대에서 가져왔던 그런 경험이 우리 지역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여기는 정당 구분 없이, 여야 구분 없이 오로지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점이 사실 중앙 무대에 있을 때하고 차이가 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지방자치가 실시된지 30년 가까이 되었다.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으로서 우리나라 지방자치,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가야한다고 보시나?

기초지자체의 권한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대문 같은 기초지자체의 경우 지방자치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업무를 처리할 권한이 없는 상태이다. 대표적으로 주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마을버스 노선을 정하는 것도 주민들의 필요를 가장 잘 아는 자치구에서 정할 수 없는 서울시의 권한이고, 기술직 공무원 인사도 자치구에서 근무하는 직원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지자체와 달리 서울시에서 통합적으로 인사를 단행하는 등 불합리하게 운영되고 있다.

구청장도 몇십만 주민들을 대표하는 선출직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권한이 자치구로 이양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공동 현안을 함께 논의하는 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회장으로서 협의회를 대표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서울시,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

-구청은 오세훈 시장과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서울시하고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오세훈 시장님과는 16대 때부터 같이 국회의원 생활을 했다. 그중에서도 미래연대라는 젊은 의원들 모임을 같이 했고, 또 2013년도에 공동대표를 같이 했다. 서울시와는 비교적 협조가 원만하게 되고 있지만 시는 구를 하부기관으로 생각하고 있더라. 하지만 저는 행정단위를 상부와 하부 개념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방 분권을 체계화시켜서 각 지방 단위별로 책임 있게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핵심일 텐데, 마치 서울시가 상부기관이고 구청이 하부기관이라고 생각하는 굉장히 잘못된 접근, 일부 서울시 공무원들 중에 아직도 그런 생각에 젖어 있는 사람이 좀 있어서 그런 것은 좀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제천 인공폭포 앞 수변감성도시 1호 카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사회 차원의 해법은 무엇이 있나?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잠정 합계출산율은 0.78명, 서울시는 0.59명, 서대문구는 0.61명(서울시 자치구 중 10위)이다. 2020년부터는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초저출생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구는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올 하반기 북가좌2동에 공공산후조리원을 개원해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임신 준비부터 출산, 육아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출산친화적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돌봄 공백이 발생한 가정에 아이돌보미(약 150명 활동 중)를 파견해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돌봄서비스도 영아, 등하원, 아픈아이 전담으로 세분화해 좀 더 촘촘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산장려를 위해 하반기부터 임신가정에 임신축하금 30만원(쌍둥이 60만원/세쌍둥이 이상 9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다자녀의 범위를 확대해 기존에 셋째아 이상에게 지급하던 입학축하 상품권을 올해부터는 둘째아 이상에게 10만원(셋째이상 20만원) 지급하고 있다.

-백세시대, 어르신들을 위한 대책과 서대문구형 복지정책은?

우리 구는 어르신들의 활기차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노인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3년 서대문구 노인 일자리 사업 규모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3번째로 큰 163억원 규모이다. 특히 올해는 노인 일자리 누적 참여자 5,000명을 목표로, 민간형·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전년 대비 104개 늘려 생산성 높은 양질의 일자리 또한 확대했다.

어르신 돌봄 및 일자리 확대를 위한 데이케어센터 확충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당장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남가좌1동에서 데이케어센터 신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 데이케어센터 확보를 위한 사전준비도 착수했다. 12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립·단절되기 쉬운 복지 사각지대 어르신들의 안부 확인, 건강관리, 일상생활 지원 등을 진행 중이다.

-구청에 들어서니 ‘행복 100% 서대문’이 눈에 띈다.

‘행복 100% 서대문’ 추구가 우리 구정의 아주 큰 목표다. 사실 꼭 돈이 많이 있어야만 행복한 건 아니지 않나. 우리 서대문 주민이 31만 명 되는데 굉장히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전체 면적 540만 평 중에 산이 다섯 개가 있다. 바로 뒤에 안산, 인왕산, 북한산, 백련산, 궁동산. 그리고 홍제천, 불광천, 하천이 두 개 있다. 그러니까 산과 물이 잘 어우러져 있는 숲속의 도시다. 이런 주변 환경을 잘 업그레이드 시켜서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꿔나가고 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홍제천 인공 폭포를 만들어 여기에 수변감성도시 1호 카페가 나왔다.

거기에다가 대학교가 9개나 있다. 그래서 아이들 교육시키기도 좋고, 주변 환경도 좋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건 경제적으로만 좀 더 윤택할 수 있도록 상권을 잘 활성화시켜 나간다면 주민들이 더 만족도 높은 행복 100%를 추구할 수 있는 마을이 되는데 좋지 않겠는가. 그렇게 목표를 정하고 이제 각 분야를 다섯 개 축으로 나눠서 그런 사업을 추구하고 있다. 즉 행정 서비스만이 아니라 삶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을 좀 많이 하자는 취지에서 ‘행복 100% 서대문’을 구정 목표로 삼고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4월 21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베스트 단체장 인터뷰를 가졌다.

* 이성헌 구청장은 1958년 출생했다. 연세대 졸업후 동 대학 행정대학원 석사, 성균관대에서 언론학 박사를 받았다. 민주화추진협의회 기획위원으로 정계 입문해 김영삼 정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제16,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대 후배인 우상호 후보와 맞대결을 펼쳐 당선되었다. 21대 총선 낙선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대문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서대문구갑 당협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