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원회의, 정찰위성 발사 실패 질타 "가장 엄중한 결함".. 중·러와는 연대 강화 모색

빠른 시일 안에 절찰위성 재발사.. 핵무기 증산 계획도 발표 대남 강경파 김영철 복귀.. 79세 오수용 식량난 해소 위한 경제사령탑으로 외교부 "주민 식량난 해소가 우선돼야.. 비핵화의 길로 복귀하라"

2023-06-19     김승훈 기자
대남 강경파 김영철 복귀.. 79세 오수용 식량난 해소 위한 경제사령탑으로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상반기 주요 사업을 결산하는 노동당 8차 전원회의에서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가장 엄중한 결함"으로 꼽으며 이른 시일 안에 성공 발사를 다짐했다. 또, 핵무기 증산과 북·중·러 3각 밀착을 기반으로 한 외교 활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8차 전원회의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중앙위 본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중앙위 정치국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3각 동맹이 안보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국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하고 심각하게 변화하는 조선반도 안전환경은 우리 국가로 하여금 군사적 잠재력의 부단한 갱신과 자위력 강화를 향해 더 빠르게 질주할 것을 요구한다"며, "나날이 고도화되는 우리의 급진적인 전력무력건설속도와 강력한 군사기술력을 시위하고 미제국주의자들과 남조선괴로들을 불가극복의 안보위기에 직면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정치국은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결함들"도 있었다면서 "가장 엄중한 결함은 지난 5월 31일 우주개발 부문에서 중대한 전략적 사업인 군사정찰위성 발사에서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문의 일군(간부)들과 과학자들이 이번 발사 실패의 원인과 교훈을 철저히 분석하고 빠른 시일 안에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라"고 주문했다.

노동신문은 19일 "위성 발사 준비사업을 책임지고 추진한 일꾼들의 무책임성이 신랄하게 비판됐다"며 "인민군대의 정찰정보 능력을 제고하고 우주개발 분야에서 더 큰 비약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지름길을 마련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핵·미사일 등 각종 무기체계 개발 부문 성과에 대해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 강화의 중요한 고비에서 크게 내짚은 훌륭한 걸음"이라고 평가하고 향후 "강위력한 핵무기 증산 실적"을 추구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정치국이 "군사적 긴장 격화 책동에 대항하여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철저히 견지하며 항상 압도적이고 공세적인 대응 조치를 지체 없이 강력히 결행해야 한다고 인정하였으며 전원회의는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과 대응 방식들을 일치가결로 승인하였다"고 덧붙였다.

변화된 국제정세에 대처해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과의 외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노동신문은 "우리의 인내와 경고를 무시한 적대세력들의 무분별한 전쟁도발책동으로 해 조선반도의 안전환경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는데 대해 심각히 분석평가되고 이에 군사기술적으로, 정치외교적으로 예민하고 기민하게 대응하여야 할 절박성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격돌하는 국제 군사정치정세에 대처해 미국의 강도적인 세계패권전략에 반기를 든 국가들과의 연대를 가일층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대외활동을 철저히 국권수호, 국익사수의 원칙에서 자주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벌여나가기 위한 중대과업들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남 강경파로 알려져 있는 김영철 전 통전부장이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소개됐으며, 김재룡 당 규율비서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영철은 지난 2018년 남북,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핵심역할을 했으나 2019년 하노이 노딜 사태 책임론에 휩싸이며 후배인 리선권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김영철의 복귀로 대남·대미 등 대외 문제에 보다 강경한 대응이 예상된다. 

또, 김재룡 당 규율비서의 부재는 최근 해외 외교관이나 주재원을 중심으로 탈북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다. 

앞서 이달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관 무역대표부 소속 직원 가족 2명이 실종됐고, 유럽에 근무하는 북한 외교관도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에는 탈북민 가족이 배를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사건이 있었다.

이밖에 지난해 6월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당 비서와 경제부장에서 해임됐던 오수용이 다시 당 비서와 당 부장으로 복귀했다. 79세의 오수용이 북한의 경제사령탑을 다시 맡게 된 것으로 식량난 등 경제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교부는 북한이 19일 공개한 노동당 제8기 8차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을 고수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미에 전가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당 전원회의에서 '빠른 시일'안에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재발사하겠다고 밝힌 점 등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은 '우주산업의 확대발전'과 한미에 대응하는 것이 절박한 과제라고 했으나, 진정으로 절박한 과제는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삶의 여건을 개선하는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하루속히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비핵화의 길로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