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창간23주년·상생통일포럼]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기후위기, 정치·경제 등 융합적 사고로 풀어나가야”

22일 “환경은 21세기 경제의 반도체다” 특강 “환경은 돈, 해결 과정에서 돈 벌며 인류 기여” “일자리 전환, 교육 등 통해 기후위기 대응 모색” “정부, 국민, 시민단체 등 모두 힘 합쳐 해결해야”

2023-06-22     정주희 기자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22일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폴리뉴스 창간 23주년 기념식과 함께 상생과통일포럼에서 “환경은 21세기 경제의 반도체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김한수 PD]

[폴리뉴스 정주희 기자] 올해 창간 23주년을 맞은 폴리뉴스(대표이사 김능구)가 창간기념식을 기념해 상생과통일포럼(공동대표 정우택 국회부의장,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함께 초청 강연을 22일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했다. 

폴리뉴스는 창간 23주년 기념식과 함께 상생과통일포럼에서는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환경은 21세기 경제의 반도체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이슈가 되면서 환경이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주체가 되고 있다. 

최열 이사장은 대한민국 환경운동의 산 역사다. 1993년 환경운동단체 연합체인 ‘환경운동연합’을 결성해 사무총장과 공동대표를 맡았다. 2002년 환경 공익재단 ‘환경재단’ 설립을 주도했고 2017년 이사장에 취임했다. 2014년 ‘치코멘데스상’을 수상하고 20년간 환경재단을 이끌어 오며 환경 연구·교육, 환경보호 활동 지원, 국제 환경교류 촉진, 그린리더 양성 등의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 전체 평균 온도가 1도 올라가면서 해수면이 높아졌고 일부 국가에서는 가뭄과 홍수 등으로 농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현재 기후 난민이 1500만 명에 달한다.

최 이사장은 “지구는 한번 더워지면 해결 방법이 없다”면서 “2030년까지 인류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지 않으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가 갖고 있는 환경 용량이 있다. 1980년대와 비교하면 이미 1.5~1.7배 정도 환경 용량이 초과했다”고 우려했다. 

최 이사장은 기후 난민이 오는 2030년에는 1억 명, 2050년에는 10억명을 돌파할 것이라 내다보고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식량 생산이 급감하고 가격이 폭등하면 국가 안보까지 위협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영국 보수당 정권 때 총리를 지낸 고든 브라운은 “우리가 기후 변화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그 피해가 20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는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안에 물과 식량을 둘러싼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미국은 20~30년 전만해도 자산가치가 제일 많은 회사는 자동차·석유 회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모두 IT 산업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 현재 삼성, 현대차그룹, SK, LG 등으로 상당 부분이 하드웨어를 차지하고 있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22일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폴리뉴스 창간 23주년 기념식과 함께 상생과통일포럼에서 “환경은 21세기 경제의 반도체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김한수 PD]

최 이사장은 “글로벌 기업 중 자산가치 1위 기업은 애플이다. 1만2000명이 근무하는 애플 본사는 태양열을 이용해 냉난방이 이뤄질 수 있게 만들어졌다”면서 “이는 애플의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재생에너지 100%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것만 공급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70만대만 생산한 자동차기업 테슬라의 자산가치는 도요타, 폭스바겐, 포드, 현대, 기아 등 세계 7대 자동차 기업의 자산 가치를 합친 것보다 많다”면서 “인류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미래가치를 중점에 둔 자산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5년 5월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환경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Green is green”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여기서 앞의 green은 환경을, 뒤의 green은 녹색을 띤 달러 지폐를 가리킨다. 

최 이사장은 “환경은 돈”이라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돈을 벌고 인류에 기여하는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정치도 마찬가지”라면서 “과거 일본은 이타이이타이, 대기오염 등으로 살기가 너무 힘들었다. 당시 ‘동경의 하늘을 푸르게’를 공약으로 내건 의원이 실제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 시장도 15분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해 자동차 중심의 도로를 보행자와 자전거가 중심이 되도록 전환했다. 

최 이사장은 “기후환경 문제는 단순 환경 문제가 아닌 모든 부문과 연결된다”면서 “환경, 인권, 경제 등으로 나누지 않고 없이 융합적 사고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 기후로 온도가 높아져 해수면이 올라오면 식량과 직결되고, 에너지 등 산업부문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풀려면  산업과 삶 전반의 종합적 융합적 사고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환경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자동차, 반도체, 조선, 정유, 석유 등 제조업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협의를 통해 일자리 전환, 교육 등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이사장은 지구 자원을 많이 소비하며 경쟁하는 분야를 서서히 줄이고 부가가치가 많은 미래 산업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 바람, 바이오, 파도, 지열 등 자연에너지를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지적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은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체 전기 생산량의 30~60%를 공급하고 스페인은 태양광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축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 물, 토지 등으로 인해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자원을 줄이면서 현재와 같은 식량, 맛을 유지하는 분야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식물 기반의 대체 고기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동물의 플랜트 기반 식품을 생산하여 환경 친화적인 식품 선택을 촉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은 임파서블 버거로 채식주의자나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의 푸드테크 언커먼은 세계 최초로 RNA(리보핵산) 기반 기술을 사용하는 유일한 배양육 스타트업이다. 새로운 기술 혁신으로 비용 절감 뿐 아니라 소와 닭이 치중한 시장에서 돼지고기 배양에도 성공해 확장성이 높다. 

최근에는 수소차, 수소드론, 수소트램, 수소트럭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이용한 모빌리티가 속속 등장하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최 이사장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실험은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일명 탄소국경세에 대응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면서 “화석연료를 줄이면서 수익을 더 늘려주는 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앞으로 투자자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 인류가 고통 받고 있는 기후재난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면서 “미래 직업으로도 가장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혁신의 자세를 강조했다. 반도체의 지식 반감기는 2년으로 농업(18년)에 비하면 굉장히 생애가 짧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인터넷과 새로운 기술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이사장은 한국의 학생들이 대학을 위한 입시 공부가 아닌 근본적인 미래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0년 간 우리는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만 양성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기후 재난에 맞설 담대하고 혁신적인 인력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최 이사장은 “정부, 국회, 시민단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 역동성, 국민들의 우수한 교육 수준 등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환경을 해결하면 모든 세계의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폴리뉴스는 지난 2000년 정치전문매체로 창간해 수많은 정치 특종을 내놓으며 1세대 인터넷 언론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해왔다. 특히 2015년부터 ‘정치와 경제의 만남’이라는 모토로 경제·산업·유통·건설부동산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는 등 인터넷 종합미디어로 자리 잡아왔다. 지난 2020년 창간 20주년을 맞아 ‘제3창간’의 가치를 내걸고 정치와 정책현안을 깊이 있게 다루는 국회 중심 뉴스룸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창립된 상생과통일포럼(공동대표 정우택 국회부의장,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함께 하며, 다가올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계·언론계·학계·법조계·산업계 등 각계의 다양한 영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인사들이 정기적인 포럼 행사 등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새로운 가치와 리더십을 창출해 가고 있다. 상임고문은 정세균, 김진표, 정의화, 정대철, 박찬종, 성낙인, 이낙연, 설훈, 이부영, 정진석, 최창섭 등으로 여야 국회의원과 경제산업계, 대기업·중소기업 임원, 지방자치단체장, 대학교수, 언론계 임원이 고문, 자문위원, 상임운영위원, 운영위원 등으로 4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상임운영위원장은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