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 내달 18일 개최.. 안보·공급망 '3각 공조'

北, 최근 ICBM SRBM 잇따라 발사.. 핵위협 공동대응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 불법적 자금줄 차단

2023-07-21     김승훈 기자
北, 최근 ICBM SRBM 잇따라 발사.. 핵위협 공동대응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한미일 정상이 내달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난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군사 안보, 공급망 협력, 인태(인도태평양)전략 등에 대한 3각 공조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워싱턴DC 인근인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과 가족들을 위한 전용 별장이다. 이곳에서는 1978년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캠프 데이비드 협정' 등 역사적 협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우리나라 정상 중에선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지난 5월 히로시마 G7(주요7개국)정상회의 계기로 3국 정상이 만난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정상을 워싱턴으로 초청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은 그동안 다자회의를 계기로 만남을 가져왔다.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11월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지난 5월 G7 정상회의 등에서 회동했다.

최근 만남이었던 지난 5월 회동에서 3국 정상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등 한미일 안보협력을 비롯한 경제·안보 분야의 3각 공조 강화에 뜻을 모았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2일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분류되는 '화성-18형’을 발사했으며, 일주일 후인 19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특히, 이번 ICBM은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만큼 기술적 진보를 이룬 것으로 평가되면서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사일 전략이 전무한 일본의 입장이 더해져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 핵위협 공동 대응 방안 논의 전망.. 한국·일본, 군사동맹 수준까지 갈까?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미국 및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번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억지력 강화 속 협력 방침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각국이 레이더 등으로 포착한 북한의 미사일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핵우산을 포함해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준형 외교광장 이사장은 20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일본이 북한 미사일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미사일 전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한미일에 적어도 이 운용에 대한 통일을 하는 게 필요하고, 미사일에 관련된 협정은 뭔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이 한국, 일본과 각각 구축하고 있는 확장억제 협의체를 3국 모두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장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럴 경우 한국과 일본은 실질적으로 군사동맹이 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한미일의 대응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앞서 지난 20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은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만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불법적 자금줄을 차단하고 제재의 틈새를 메울 추가 조치를 모색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은 올바른 선택을 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어제도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였으며, 우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핵 개발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결의를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3국 협력을 더욱 강화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에 대한 효과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불법적 자금줄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강화·인태전략 공조 방안도 논의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는 또 공급망 강화, 미래핵심전략 산업 협력 강화, 자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 해소 방안 등 경제안보 차원의 논의도 보다 세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태전략에 관한 3자 공조도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태 전략'에 이어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자유 평화번영의 인태전략'을 공개하면서 3국의 인태전략 공조의 마련된 만큼,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인태지역에서의 전략적 공조 방안은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20일 한미일 3국 정상이 8월에 미국에서 만날 계획을 알리면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라는 명칭을 썼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3국 정상의 만남은 의제에 못지 않게 회동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오로지 3국간의 논의를 위해 정상들이 시간과 자원을 투입한다는 건 3국 정상간 신뢰가 그만큼 높아졌고, 협력의 필요성 역시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며 자주 만나 논의할게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