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한민국'이라 부르며 한미일 향해 "깡패 우두머리" 비난
해군사령부 방문 연설서 "해군, 국가핵억제력의 구성 부분 될 것" '무기 현대화' 성과 홍보 집중.. 무기 세일즈가 새 먹거리?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비난.. 동북아서 존재감 드러내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하면서 한미일 정상을 향해 '깡패 우두머리'라고 맹비난했다.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으로 대결 국면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다. 최근 북한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도 비난하는 등 동북아 지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동지께서 해군절에 즈음해 8월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하시고 영용한 인민해군의 전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방문에서 한 연설에서 "미제는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주변 수역에 핵전략장비들을 상시배치 수준으로 증강전개하는 한편 우리 주변 해역에서 추종세력들과의 합동 해상군사연습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의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대한민국'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의 무모한 대결책동으로 말미암아 지금 조선반도 수역은 세계 최대의 전쟁 장비 집결수역, 가장 불안정한 핵전쟁 위험수역으로 변해버렸다"고 평가하며, "조성된 현정세는 우리 해군이 전쟁준비완성에 총력을 다해 상시적으로 임전태세를 유지하며 유사시 적들의 전쟁의지를 파탄시키고 최고사령부의 군사전략을 관철할수 있게 준비될 것을 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해군사령관으로부터 작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그 어떤 불의의 무력충돌사태와 전쟁에서도 주도권을 확고히 틀어쥐고 선제적이고 단호한 공세로 적들을 압도적으로 제압구축하기 위한 '주체적해군작전전술적방침'들을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에도 해군 전대를 찾아 전쟁 준비 실태 점검에 나서는 등 해군의 전투력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심화될 경우 주요 전장이 동해와 남중국해 등 바다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위원장은 "앞으로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에 곧 핵과 관련된 신무기가 배치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무기 현대화' 성과 홍보 집중.. 무기 세일즈가 새 먹거리?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주요 무기의 '현대화' 성과를 대내외에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7월27일) 제70주년 계기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북한이 개발한 전략무기 등 최신 무기를 직접 설명하면서 전시회장 곳곳을 안내했다.
당시 전시회에서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비롯한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과 전략무인정찰기 '샛별 4형', 다목적 공격형무인기 '샛별 9형' 등 최근 몇년간 개발한 최신무기가 공개됐다.
이달 초에는 사흘간 주요 군수공장 현장을 집중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계열의 저격무기와 관련해 "변화된 전쟁양상에 맞게 인민군대 전선부대들과 유사시 적후에서 무장투쟁을 하게 될 부대들이 휴대할 저격무기를 현대화하는 것은 전쟁준비에서 가장 중차대하고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군사정찰위성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4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 지난 1차 발사에 이어 2차 발사도 실패했지만 전문가들은 세 번째 시도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모든 게 잘 진행되다 로켓이 궤도에 진입하려 할 때 비행종단시스템(FTS)이 실수로 작동해 로켓이 폭발하지 않아야 할 때 폭발한 것 같다"며 "이것은 아마도 매우 쉽게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역시 "지난번에는 분명히 2단에 문제가 있었고 지난 발사와 이번 발사 사이에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추진체 문제가 아니라면 지금부터 10월까지 기간은 북한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을 처리하기에 적당한 시간"이라며 3차 발사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처럼 북한이 무기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은 무기 세일즈를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매우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군수공장들을 방문한 건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무기 수출과 북한의 군사장비 현대화를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비난.. 동북아서 존재감 드러내
한편, 북한은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도 비난 입장을 내며 동북아 지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4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의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후꾸시마 원자력발전소 핵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기로 결정하였다"며 "일본이 내외의 강력한 항의 반대와 경고를 무시한 채 단지 비용과 노력이 적게 든다는 일본 고유의 인색한 계산법을 내대면서 한사코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려는 것이야말로 저들의 이기적 목적 추구를 위함이라면 인류에게 핵 재난을 들씌우는 것도 서슴지 않는 반인륜적 범죄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북한은 일본 정부에 오염수 방류 중지를 요구했다. 외무성은 "일본은 인류의 생명 안전과 앞날을 엄중히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핵 오염수 방류를 당장 철회하여야 한다"며 "현재와 미래의 인류 앞에 천추만대를 두고 씻을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 행위로 하여 산생되는 모든 파국적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