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9·9절' 앞둔 北, 전술핵공격잠수함 공개… 김정은, 진수식서 "원수들 공포에 질릴 것"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 제75주년(9·9절)을 앞두고 수중 핵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 건조 소식을 알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원수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우리의 힘을 상징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북한이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ICBM과 함께 미 본토를 위협할 카드가 더해져 향후 협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 "당의 혁명 위업에 무한히 충직한 영웅적인 군수노동 계급과 과학자·기술자들은 우리 식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해 창건 75돌을 맞는 어머니 조국에 선물로 드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열린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에는 김 위원장과 리병철·박정천 원수, 김덕훈 내각총리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7일 시험항해를 위해 출항 준비 중이던 김군옥 영웅함을 직접 시찰하기도 했다.

지난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열린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리병철 노동당 비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참석했다.

함명인 김군옥은 6·25전쟁 초기 주문진해전 때 북한군 지휘관이었다. 북한 정권은 당시 북한 해군이 어뢰정으로 미 7함대 중순양함을 격침하는데 공을 세운 김군옥을 전쟁 영웅으로 찬양하고 있다.

북한이 새로 건조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은 로미오급 개량형(3천t급)으로 추정된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함상에 총 10문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을 갖추고 있다. 또, 핵어뢰 '해일' 등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진수식 축하연설에서 "지난 수십년간 공화국에 대한 침략의 상징물로 인이 배겨있던 핵공격잠수함이라는 수단이 이제는 파렴치한 원수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위혁(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적인 우리의 힘을 상징하게 됐다"며 "그것이 세상이 지금껏 알지 못한 우리 식의 새로운 공격형잠수함이라는 사실은 진정 우리 인민 모두가 반길 경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군의 핵무장화는 더는 미룰수도, 늦출 수도 없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며 "전술핵을 탑재한 수중 및 수상함선들을 해군에 인도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해군이 자기의 전략적 임무를 원만히 수행할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ICBM에 전술핵잠수함까지.. 美 본토 위협 카드 더해져

이날 김 위원장은 이미 보유한 중형 잠수함도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공격형 잠수함으로 개조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존 잠수함과 새 잠수함 모두 무장체계와 잠항능력을 개선해 해군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8월 이후 해군 관련 행보를 집중적으로 이어가며 해군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 지난달 21일 해군부대를 시찰하고, 같은 달 29일에는 해군사령부를 방문했다. 또, 이달 3일에는 선박용 엔진 등을 제작하는 북중기계연합기업소를 방문하는 등 2주 새 3차례나 해군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중국·러시아와의 해상 연합훈련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7월 방북 때 김 총비서에게 북중러 연합훈련을 공식 제안했다고 국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을 위협할 무기로 ICBM에 이어 전술핵잠수함 까지 갖추면서 향후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21년 1월 '5대 전략 무기'를 언급하는데 그 중 하가 전술핵잠수함이다. 북한은 핵잠수함을 대미 협상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 핵잠수함은 3~6개월간 깊은 바다에 머물다 미국 본토 근처에서 기습적으로 SLBM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이뤄질 경우 북한의 무기 성능이 더욱 고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이 이달 중 예정되어 있는데 주요 의제는 무기 거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년째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바닥 난 탄약고를 채워야 하고, 북한은 핵 추진 잠수함(핵잠)·정찰위성·전술핵탄두 개발 완성과 실전 배치를 위한 러시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북한은 포탄 등 재래식 무기 제공 대가로 러시아에서만 받을 수 있는 핵심 무기 기술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北, 이상적 해군력 구축에 시간 필요"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신형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진수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군은 북한이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김정은 주관 하에 잠수함 진수식을 진행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북한 잠수함의 외형을 분석한 결과, 미사일을 탑재하기 위해 함교 등 일부 외형과 크기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북한이 이상적 해군력을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한미연합훈련(UFS) 관련 북한의 대응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신형 잠수함이 완성된다 하더라도 작전 수행을 위해선 잠항 능력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하고 1척만으론 동해상에서 지속적 잠항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한미 연합군을 억제할 수 있는 해군력을 구축하기까지 예상보다 긴 시일이 소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최근 북한의 군사도발이 보다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북한의 군사도발이 과거엔 무기 시험 형태였다면 지난해 가을부터는 실사용을 염두에 둔 훈련의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라며 "핵무기 사용을 전제한 군사 훈련은 자칫 우발적 위기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보내는 군사적 신호 중 가장 위협적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