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정은, '자폭 드론' 선물 받고 방러 마무리.. 북러, 우주 군사분야 협력 강화

김정은, 5박 6일 일정 대부분 군사시설 시찰 전문가 "북한, 러시아 도움 받아 자체 정찰위성 성공 가능성 커져" 북러 이어 중러도 만난다.. 왕이, 러시아 방문해 시진핑-푸틴 회담 논의

2023-09-18     김승훈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5바 6일 동안 러시아의 첨단 무기를 둘러보며 양국간 우주 및 군사분야 협력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로부터 '자폭 드론'이라는 상징적인 선물을 챙기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방러로 북한과 러시아의 우주 및 군사 분야 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18일 러시아를 찾아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며 북중러의 밀착이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5박 6일 동안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비롯해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 크네비치 군 비행장, 태평양함대 기지 등 해·공군 부대를 방문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군사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등 첨단 기술 발전을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시작 전 '러시아가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이 때문에 이곳에 왔다. 북한 지도자는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그들은 우주를 개발하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최신 로켓 '안가라' 조립·시험동과 '소유즈2' 우주로켓 발사 시설을 시찰하는 등 러시아의 우주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정상회담 후에도 러시아의 극동 도시를 시찰하면서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과 전략폭격기가 배치된 크네비치 군 비행장, 전략핵잠수함이 정박하는 태평양함대 기지 등을 방문했다.

특히,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서는 미그(Mig)-31 전투기에 장착된 극초음속 미사일인 Kh-47 킨잘 미사일 시스템과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 3대를 눈으로 확인했다.

또,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지에서는 마셜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에 탑승해 이 함정의 해상작전능력과 주요 무장장비, 전투 성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종합지휘실과 조타실 등을 시찰했다.

김정은, 일정 대부분 군사시설 시찰.. 전문가 "북한, 자체 정찰위성 성공 가능성 커져"

이번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극동 연해주 주지사로부터 자폭 드론 5대, 정찰용 드론 1대, 방탄 조끼를 선물로 받았다고 타스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북한 지도자(김정은)가 카미카제 드론 5대와 수직이륙 가능한 정찰용 '게란-26' 드론 1대를 받았다"며 방탄복 세트와 열화상 카메라에 감지되지 않는 특수복도 제공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김 위원장은 방러 기간 러시아의 최신 무기를 둘러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는 그만큼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 협력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방러를 계기로 북한이 자체 정찰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겠다는 군사적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이 (정찰 위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고비를 넘게끔 러시아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러시아의 지원은 북한이 미국과 그 동맹국의 군대 움직임을 하늘에서 감시하도록 하는 눈(정찰 위성)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데이비드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정교한 위성에 필요한 재료들을 확보하는 게 더욱 쉬워질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기술과 디자인, 재료들을 확보해야만 했던 것과 비교하면 북한의 위성 설계 능력은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의 우주·위성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기술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쓰일 수 있는 만큼 러시아가 관련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면 러시아도 찬성한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은 민간 우주 프로그램 개발과 협력은 어떤 국제적 약속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북러 이어 중러도 만난다.. 왕이, 러시아 방문해 시진핑-푸틴 회담 논의

북한과 러시아의 만남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 관계를 연출한다. 중국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부터 21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한다.

18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왕 위원 겸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초청으로 18∼21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18차 중러 전략안보협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10월 중국의 ‘일대일로’ 포럼 참석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왕 주임과 라브로프 장관이 18일 모스크바에서 만난다며 "최고위급 및 고위급 접촉을 포함한 광범위한 양자 협력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월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 초청에 따라 오는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했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이달 12일 정상회담이 올해 안에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 주임과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마무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관련 내용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마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왕 주임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중러 전략 안보협의 메커니즘의 틀 안에서 정례적으로 이뤄진 활동"이라고 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 공동 인식의 이행과 양국 관계의 발전 추동, 양국의 전략 안보 이익과 관련한 중요 의제에 관해 깊이 있는 소통을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