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또 망언 "쿠데타, 애국 혁명" 발언 이어 "대한제국이 일제보다 행복했겠나"

신 후보자, 과거 유튜브서 "12·12는 애국.. 5·16 쿠데타는 혁명" 친일 매국노 이완용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면 있어" 옹호 민주 "식민 침략 정당화" 지명 철회 촉구.. 정의 "신 후보자 임명은 하나회 부활" 김동연 "장관 아닌 가관".. 이종찬 광복회장 "이승만도 건국이라고 안해"

2023-09-26     김승훈 기자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군사 쿠데타를 옹호한데 이어 식민사관을 드러내며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7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12·12 및 5·16 군사 쿠데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데 이어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확신할 수 있겠나"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야당은 "일본의 식민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 지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인사청문회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8월 한 보수 유튜브 채널에 패널로 출연해 조선을 두고 일본과 패권 경쟁을 벌인 청나라‧러시아를 언급하며 "역사에 가정을 둘 순 없지만, 그 당시 누가 이기더라도 준비가 안 돼 있는 대한제국에는 재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을 승계한 대한제국에 인권이 있었나, 개인의 재산권이 있었나"라며 "예를 들어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우리를 점령한 것에 대해 그동안 다 미워했고 사과도 받고 돈도 받았다"면서 "이제는 잊어버리고 다시는 우리가 이런 꼴을 안 당하도록 냉철하게 부국강병을 해야 된다는 교훈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을 반발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등 양국 간의 갈등이 고조 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나온 것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무능하고 힘이 없어 망했다", "일제 덕분에 조선이 발전했다"는 뉴라이트의 식민사관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친일 매국노 이완용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면 있어" 옹호

비슷한 시기에는 조갑제닷컴에 게재된 글을 통해 "이완용이 비록 매국노였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친일 매국노를 옹호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신 후보자는 2019년 9월에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군사 쿠데타를 "사회·경제·철학적으로 혁명"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전두환 신군부가 주도한 12·12 군사 쿠데타에 대해서도 '애국'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도 알려졌다. 

신 후보자의 말대로라면, 대한민국 보다 힘이 강한 나라에게는 맞서 싸우기 보다 굴복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나라가 혼란스러운 경우에는 군대를 동원해서 권력을 찬탈해도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일국의 국방을 책임지는 국방부장관으로는 부적절한 극우의 인식이다.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신 후보자는 여전히 극우 본색을 보이고 있다.

신 후보자는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후보자는 현재 야당이 종북세력, 좌익세력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근거는'이라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우리 사회 곳곳에 종북세력, 좌익세력이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는지'라는 질문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신 후보자는 '대한민국 건국일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와 근거'를 묻는 질문에는 "대한민국 건국일은 1948년 8월15일이다"며 "1948월 8월15일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선포했다"고 답했다.

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은 독립투사로서 항일무장투쟁에 대한 업적이 있다"며 "그러나 공산주의 역사 흐름 속에서 김일성 공산당의 뿌리가 되는 공산당 당원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민주 "식민 침략 정당화" 지명 철회 촉구.. 정의 "신 후보자 임명은 하나회 부활"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6일 "일본의 식민 침략을 정당화한 것"이라며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신 후보자는 수도방위사령관을 역임한 예비역 중장이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며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방을 책임지겠다고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나선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제국보다 일본 식민지로 사는 것이 더 행복했을 것이라는 정신 나간 망언을 아무렇게나 지껄이다니 기가 막힌다"며 "더욱이 신 후보자는 '일본은 다 사과했다', '이젠 잊고 부국강병 교훈 얻는 게 중요하다'라는 망언도 했다. 이쯤 되면 구제 불능, 회복 불가의 중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사람에게 대한민국의 국방을 맡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군사 쿠데타를 옹호하며 이완용을 두둔하는 오염된 역사관을 가진 인물에게 국방부 장관은커녕 그 어떤 공직도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이런 사실을 알고도 지명했다면 신 후보자와 똑같은 사람"이라며 "윤 대통령은 신 후보자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면 신 후보자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당장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신 후보자의 사퇴와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의당은 신 후보자를 국방부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배 원내대표는 "신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인식은 한마디로 하나회 잔당 수준이다. '5.16은 사회경제철학적으로 혁명이고, 12.12는 구국의 결단'이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 신 후보자는 대국민 사과를 해도 모자란 마당에 도리어 당당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극언 정도를 넘어서 신념의 문제이고, 군의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온 헌정질서의 문제"라며 "더욱이 신 후보자가 육사 생도였던 1979년은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 시기였다는 점에서 강한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발언과 역사관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전직 대통령들을 가리켜 악마와 간첩이라 주장하고, 홍범도 장군과 5.18 민주화 운동을 정면으로 모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 원내대표는 "신 후보자의 장관 임명은 하나회의 부활이나 다를 바 없다. 더 이상의 정치군인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김동연 "장관 아닌 가관".. 이종찬 광복회장 "이승만도 건국이라고 안해" 

신 후보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6일 신원식 국방·유인촌 문체·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장관이 아니라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상식적이고 공익에 헌신하는 보통 사람이 일하게끔 해야 한다. 3명의 후보자를 보면서 현 정부가 국민을 우습게 본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한 신 후보자를 겨냥해 "헌법을 모르는 얘기"라며, "헌법 전문을 한번 읽어보고 청문회에 임하시라"고 비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948년 건국절 주장의 부당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종찬 회장은 "광복회의 제일 큰 일은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라며 "정체성을 학문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헌법 그대로다. 헌법 전문을 보면 그대로 정체성이 나와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청문회를 하는 분들을 보니까 헌법 전문을 읽고 나오는 분들이 없는 거 같다"며 "헌법 한번은 읽고 나와 청문회를 해야 하는데 헌법도 모르는 상황에서 청문회를 한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1948년 건국 주장과 관련해 이승만 대통령의 대한민국 정부수립 기본방침에 어긋나고, 이승만 초대내각은 단 한번도 1948년이 대한민국 건국일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종찬 회장은 "초대 국회의장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이 국회 개회사에서 '오늘 우리가 이자리에 모인 이 민국은 오늘 수립한 것이 아니오. 29년 전 기미년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얘기하셨다"며 "이승만 대통령을 계속 건국 대통령이라고 뒤집어 쒸우고 하는데 이건 이승만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