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김행, '위키트리' 성차별적 기사 비판에 "언론 현실"...'김건희 친분' 의혹 강력 부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용혜인 “혐오 장사로 100억대 주식 재벌 돼...사퇴하라” 김행 “여사 도움으로 이 자리 왔다고 결단코 생각 안 해”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이 공동창업한 온라인 뉴스 사이트 ‘위키트리’의 성차별적 보도에 대한 지적에 “저도 부끄럽고 이게 지금 현재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악질적인, 성차별적인 2차 가해 보도를 양산했던 언론사 수장이 성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성차별적 문화를 개선해나가야 하는 성평등 부처의 수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이에 용 의원은 “본인이 그 언론사의 대표이고 부회장이 기사 하나하나를 보지 않는다하더라도 언론사의 운영 기조와 방침이 있는 거다. 그렇게 언론사를 운영한 거다”라며 “부끄럽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러면 그 자리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퇴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자는 “저희가 2021년부터 ‘이렇게 도저히 언론사가 갈 수 없다’고 해서 옴부즈맨 제도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한국기자협회 성폭력범죄 보도세부권고기준·인권보도준칙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주며 “한 언론사의 수장으로서 이 원칙을 지켜가면서 운영했느냐”고 물으며 질의를 시작했고, 김 후보자는 “원칙을 지키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이에 용 의원은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결과가 이렇다면 여가부 장관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위키트리의 지난 기사 제목들을 하나씩 언급했다. 용 의원은 “‘몹쓸 짓’ ‘파렴치한 짓’ 같은 표현으로 가해행위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잘못된 보도”라며 “썸네일도 피해자의 편견을 강화하고 모욕감을 안길 수 있는 악의적인 이미지들만 골라 썼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기사들은) 한국기자협회에서 지적한 불필요한 성적 상상을 유발하는 사례의 전형”이라며 “기사 제목부터 내용까지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비윤리적 묘사가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용 의원은 “위키트리의 성범죄 관련 기사 대부분이 이렇다. 질의를 준비하면서 너무 혐오감이 들었다. 입에 다 담지도 못하겠다”며 “이 보도들 대부분 김 후보자가 경영에 관여한 이후의 기사들이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받은 기사들이지만 지금까지도 위키트리 홈페이지에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 위키트리의 여성 유명인 관련 가십성 보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용 의원은 “팩트 체크 없이 각종 커뮤니티의 논란을 퍼다 나르면서 유명인에 대한 사이버 불링도 조장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십성 기사와 성희롱, 악성 댓글로 인해 여성 유명인들의 죽음이 연달아 발생했음에도 반성하는 모습없이 이러한 기사를 계속 양산했고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면서까지 트래픽 수를 올리는데에만 위키트리가 정신이 팔려있었던 거다”라고 지탄했다.
이어 “모 여성 유명인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이후 나흘 동안 그 유명인 관련 기사가 73건이다. 생전에도 굉장히 집요한 가십성 보도로 그 고인을 괴롭혔는데 사후에도 무분별한 기사로 죽음마저 논란을 반들었다”며 “황색 언론이라는 말이 고상하게 느껴질 지경”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김 후보자께서 이런 기사들로 돈을 벌었다. 혐오 장사로 주가를 79배 급등시켜 100억대 주식 재벌이 됐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여성 인권이든 2차 피해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차별과 혐오에 기생해서 100억 넘는 자산을 증식시켜놓고 여가부 장관이라는 공직까지 맡겠다는 건 너무 욕심이 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 지명에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이 영향을 미쳤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민주당 의원의 질의와 대변인 논평까지 나왔다. 정말인가’라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제가 처음부터 정당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해 20년간 했다. 언론사 경력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여사의 도움을 받아서 이 자리에 왔다고 결단코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제가 언론과 정당, 정치권에서 거의 40년을 활동했는데, 어떻게 (김건희) 여사가 저를 픽업해서 이 자리에 가져다 놨다고 하느냐”고 항변했다.
김 후보자는 “그분(김건희 여사)은 그분대로 성공한 분이고, 저는 제가 나름대로 정치권에서 영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겹치는 부분은 없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제가 여사로부터 픽업이 됐다. 제가 학연이 겹치나 아니면 지인이 겹치나”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자는 문화계 모임으로 알려진 ‘월단회’ 회원들과 함께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전을 찾은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저는 월단회원도 아니고 같이 가서 (전시전을) 본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