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십 과정 2강] 조천호 대기과학자, “기후위기, 앞으로 10년이 중요한 이유”

2023-10-07     김민수 기자

[폴리뉴스 김민수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진화와 생태계 구축을 위해 매일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함께 마련한 ‘ESG 리더십 과정’은 국가별 ESG 공시, 글로벌 기업의 경영 사례, 탄소 중립 등 ESG 전문가 육성을 위한 국내 첫 최고경영자(CEO) 대상 ESG 교육 과정이다.

본 기사는 지난 9월 21일에 열린 ‘제6기 매경·환경재단 ESG 리더십 과정’ 2주차 과정에서 조천호 대기과학자의 기조강연 ‘기후위기, 앞으로 10년이 중요한 이유’의 내용을 토대로 다루고 있다.

조천호 대기과학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 대기과학과 박사 출신으로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역임했으며, 기후위기와 관련해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경희사이버대학 기후변화 특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이고, '파란하늘 빨간지구‘ 등 기후 관련 다양한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조천호 대기과학자

현 시간의 기후 위기

기후 위기는 지구 온난화와 같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점진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전지구적 기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이로 인한 위험의 증가를 일컫는다.

현대 이전에도 기후 변화가 있었지만 현재의 기후 변화는 인간이 이산화탄소와 메탄과 같은 온실 기체를 방출해 일어난 현상이다. 인간이 방출한 온실 기체의 대부분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화석 연료를 태워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외에도 시멘트, 산림 손실, 농업 등 각종 이유로 인해 온실 기체를 방출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폭염이나 홍수 문제가 심화된다는 것은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닌 문명에 큰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으나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올해 3월,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6차 종합보고서(AR6)를 최종 승인한 가운데, 제6차 종합보고서에는 2014년 발표됐던 제5차 종합보고서보다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의 선택이 인류의 수백, 수천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결론을 맺었다.

지난 2022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가 솟구쳤다. 지구는 매일같이 햇빛이 들어오고 있다. 여기서 온실 기체는 햇빛을 투과하기 때문에 햇빛이 지구 표면을 가열해 지구가 끓기 때문에 적외선 복사로 열을 우주로 방출해야 하는데 온실 기체가 복사열을 흡수하여 지상에 열을 가둔다.

하루 약 43만개의 원자폭탄이 터지는 것과 같은 에너지가 우주로 빠져나가줘야 하는데 지구가 잡아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실가스는 한번 발생하게 되면 수천 년 동안 지속이 된다. 이에 따라 매일 같이 쌓이는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가열되고 온난화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 지구 온난화는 과거보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자연적으로 빙기와 간빙기가 있었으나 인류가 자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자연의 균열이 발생함에 따라 극단적인 날씨가 발생하게 됐다. 온난화의 속도는 서서히 증가하다가 2000년 이후 증가율이 빨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200만 년 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20세기 중반 이후 관측된 온난화 대부분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발표하며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냈다.

기후 변화의 마지노선 1.5도

IPCC 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정부 간 협상의 근거로 활용하는 자료다.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당사국들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전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 아래로 유지하되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한 바 있다.

1.5도의 기온 상승은 고속도로에서 약 150Km를 밟는 것과 같고 2도 상승은 인류 멸망급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시속 50Km를 달리는 것은 6~70Km와 큰 차이가 없으나 150Km 이상은 큰 사고가 날 위험 가능성이 매우 증가한다.

하지만 IPCC 6차 종합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지속적인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가까운 미래인 2021~2040년에 기온 상승폭이 1.5도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명시되어 있어 현 시대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후위험은 예년과 전혀 다르게 다가오고 있기에 지금부터는 0.1도 하나하나 막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오늘날 기성세대는 화석연료로 인해 큰 피해를 미쳤고, 이것이 축적이 되어 다음 세대에 넘기며 젊은 세대는 기후 위기 속에 그대로 노출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인간이 현재까지 경험했던 위험은 모두 회복 가능했던 위기였으나, 지금의 기후 위기는 질적으로 다른 ‘회복 불가능성’의 영역에 해당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는 금융기업 최초로 기후관련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의 발간 부제는 재정적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각 나라 중앙은행들은 투자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소개한 이유는 위험을 분류하기 위함이다.

경험을 통해 대비할 수 있는 것 – White Swan

위기가 올 때까지 모름. 사건 진정 후 회복할 수 있음 – Black Swan

위기 발생은 알지만 언제 일어날지 모름. 회복 불가능 – Green Swan

오늘의 문명은 인류 스스로가 만들어 온 결과다. 화석 연료를 태우기 시작하며 기후 안정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인간들이 대멸종의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꼴이다.

최근 지구 곳곳에서는 기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고 있다. 올해 들어 동남아 일대의 온도는 44도를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 7월 영국에서도 이들 적도 근방 나라들처럼 온도가 40도를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구 가열이 일어나다 보니 자기 증폭적 요소가 깔려있다. 원인은 각기 다르게 일어나지만 지구가 증폭적으로 변화가 일어나 생명을 다섯 번이나 쓸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지구 기온이 1.5도 더 오르는 것을 중요한 고비로 보고 있다. 회복 불가능한 상태의 영역 즉, 이 안(1.5도, 2도)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5도를 막기 위해서

1.5도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상한선 가운데 하나다. 세계기상기구(WMO) 연구진은 2027년까지 지구 연평균 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설 확률이 66%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연평균 1.5도 상승은 우리를 지탱해주는 자연 시스템이 위험해질 만큼의 충분한 열기를 의미한다. 1.5도를 유지하고 기후 위기가 기후 재앙으로 바뀌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더 이상의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전체 온실가스 배출이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이 0인 상태)를 이뤄야 한다.

우리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43% 줄여야 한다. 전세계가 탄소 저감을 위해 기술 개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해야 하며, 각 국가가 모든 선택지를 동원해 지구온난화를 막는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RE100이 가장 뒤처지고 있다. 유독 기후 문제에 관련해서는 후진국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속에서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필요로 하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글로벌 통상 압박에 대응하는 좋은 솔루션 중 하나는 재생에너지의 확대이다. 기후 변화를 제한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재생 가능 에너지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 생산의 80%를 화석 연료가 차지했고, 나머지 20%는 원자력 에너지, 수력, 풍력, 태양 등을 포함한 재생 가능 에너지다. 이 비율은 향후 30년 이내에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가 발전의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85% 이상이 재생 가능 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리적 위험과 전환 위험

IPCC 6차 보고서 중 한 챕터는 투자 및 재정이다. 기업 입장에서 바라볼 때 오늘 날 위기는 무엇일까?

기업 입장에서 물리적 위험은 시설물 파괴, 가뭄, 물 공급 중단 등 생산에 있어 차질을 빚는 것이다. 전환 위험은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탄소 산업의 자산 가치 하락과 금융 위험을 말한다.

고탄소에서 저탄소로 전환됨에 따라 화석 연료 중단 및 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게 된다면 기업은 금융에서 투자 자금을 얻게 되기 힘들게 되며 자산의 가치 하락이 생길 수 있다.

여기서 3, 4도가 올라간다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환 위험은 없다. 반면에 정책 목표가 달성될수록 기후 위기 대응을 하며 물리적 위험은 안정되지만 전환 위험은 커진다. 그러나 정책의 신뢰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정책의 신뢰도가 높을수록 전환 위험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즉, 전환을 위한 국가적 정책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정책의 신뢰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10년 이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 기후 저감 실패

· 기후 적응 실패

· 자연 재난과 극단적인 날씨

·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

· 대규모 난민 발생

· 자연자원 위기

· 사회 연대 붕괴

· 사이버 범죄와 사이버 불안전의 확대

· 지경제학적 분쟁

· 대규모 환경 피해

 

앞으로 10년이 그 후 지속가능성 결정

2030년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창문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

미국 1차 대전을 통해 인간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고 연대감만 있으면 빠르게 산업과 사회가 변화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2030년까지 우리가 만든 이 시스템을 바꾼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안개가 자욱하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에 흐릿한 모습만이 비친다. 하지만 우리가 가야하는 길 끝엔 불빛이 남아 있다.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끊임없이 위기 극복 과정에서 도약을 해왔다. 위험은 우리를 도약하게 하는 힘이 있다. 서로 연대하며 기후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보는 것, 믿음에 의해 세상이 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선한 세상을 믿게 되면 그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연대가 더욱 강해지는 과거,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연대가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극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