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직 기초단체장 42명 '총선 출마' 공식화.. 비명계와 공천 경쟁 예고

'풀뿌리 정치연대, 혁신과 도전' 42명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승리 절실" 현역 의원과 공천 경쟁 불가피.. 비명계 '자객공천' 신호탄? 이재명 대표, 23일 당무 복귀.. 가결파 의원 징계 여부 주목

2023-10-19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직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출신 42명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혁신과도전]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직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출신 42명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공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출마가 예상되는 만큼 '비명계 숙청'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전 부산 진구청장) 등 42명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풀뿌리 정치연대, 혁신과 도전'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민생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2대 총선에서 이재명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의 승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의 도전이 협소하고 왜곡된 정치적 충원구조를 개선하여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의 건강한 인적자원 충원통로로 기능하는 관행을 만들겠다"며 "종속적이고 수직적 관계에 있는 중앙정치와 지방정치의 관계가 수평적이고 협력적 관계로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풀뿌리 정치연대, 혁신과 도전' 창립선언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승리 절실"

지역별 참여인원은 서울 9명, 경기 9명, 인천 6명, 대전 3명, 충남·충북·울산 각 1명, 부산 5명, 광주·전남 2명, 강원 3명이다.

서울의 경우 김선갑 전 광진구청장, 김수영 전 양천구청장,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이 참여했고, 부산에선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 서은숙 전 진구청장(당 최고위원), 이성문 전 연제구청장이 자리했다.

경기에선 곽상욱 전 오산시장, 박윤국 전 포천시장, 백군기 전 용인시장, 서철모 전 화성시장, 신동헌 전 광주시장, 엄태준 전 이천시장, 이재준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참여했다.

인천에선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 김정식 전 미추홀구청장, 이재현 전 서구청장, 허인환 전 동구청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홍인성 전 중구청장이 함께했다.

대전은 박용갑 전 중구청장,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 장종태 전 서구청장이 참가했고, 광주·전남의 경우 최영호 전 남구청장, 최형식 전 담양군수가 참여했다.

현역 의원과 공천 경쟁 불가피.. 비명계 '자객공천' 신호탄?

이날 총선 도전을 선언한 '혁신과 도전'에 이름을 올린 전직 기초단체장 중에서 부산진구청장을 지낸 서은숙 최고위원이나 허성무 전 창원시장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과 맞붙게 된다.

하지만 나머지 40명의 인사는 대부분 민주당 현역 의원과 공천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수도권을 비롯해 호남, 충청권 등 상당수가 비명계 의원들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보니 사실상 '비명계 숙청'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즉, 체포동의안 가결로 불거진 비명계 축출을 위한 '자객공천설'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선과정에서 권리당원들이 친명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자연스럽게 비명계의 퇴진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비명계 전혜숙·고민정 의원 지역구인 광진구에 김선갑 전 구청장이, 김영주 의원이 있는 영등포갑에는 채현일 전 구청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은 대덕구에서 비명계 박영순 의원과 공천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박 전 청장은 "민선 7기 구청장을 하면서 민선 8기 도전에서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대전에서 가장 혁신적인 정책을 많이 추진했던 데가 대덕구고, 여전히 지역 주민들이 일 잘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며 "대덕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논산·계룡·금산을 지역구로 하는 비명계 김종민 의원과 공천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황 전 시장은 중앙당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이날 출범식에 이해식·김두관·김영배·민형배 등 친명계 의원이 참석한 것도 비명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친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도 있어 이같은 해석은 무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곽상욱 전 오산시장은 친명계 안민석 의원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 예상되며, 박용갑 전 중구청장은 황운하 의원과 당내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박성수 전 송파구청장도 친명계로 분류되는 남인순 의원과 공천 경쟁을 하게 된다.

풀뿌리 정치연대 한 참여자는 "친명과 비명의 문제보단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중앙정치 진출에 대거 도전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23일 당무 복귀.. 가결파 의원 징계 여부 및 비명계 관계설정 주목

한편, 이재명 대표가 오는 23일 당무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결파 의원 징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해당 행위자 징계 여부는) 아마 이 대표가 복귀하고 나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며, 징계와 관련된 논의를 이 대표 당무 복귀 때까지 보류하기로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가 최근 거듭 통합을 강조한 만큼 비명계를 대놓고 적대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지도부 내에서는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한 상황이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는 가결파를 구별할 수 없고 구별한들 어떤 조치·처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 보류 상태다. 특히 당원 징계 (청원)에 대해서는 답변을 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지난 12일 라디오 방송에서 "지속적으로 당 대표 사퇴를 주장하거나 당 대표 사당화 등 근거 없는 비판으로 당의 단합과 정상적인 당무 집행을 저해하는 행동에 대해 징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결국에는 비명계나 가결파 의원과 결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7일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진행한 '10월 직언직썰'에서 "지금 여권이 되게 혼란스럽잖아요. 지금 주도권은 민주당과 이재명에게 있다고 본인은 생각할 것"이라며, "결국에는 차도살인할 것 같아요. 비명계와 함께 가지 않고 몇 명의 상징적인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결국에는 내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에 김능구 대표는 "(이 대표가) 통합 행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총선 가는 어느 순간에서 비명계를 내친다든지, 정리하든지 하게 되면 총선 승리해도 대선 가는 길에서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