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ESG 파워기업] 삼성전자, 동행·상생 기반...소외된 지역에 ESG 경영 전파

2023-10-24     임준혁 기자

[폴리뉴스 임준혁 기자] 한국 실물 기업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이 거세다. 기후와 정치, 사회적 급변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시대가 도래하면서다. 이제 주주만을 바라보는 게 아닌 환경과 사회공헌, 지배구조(윤리경영)을 아우르는 ESG 경영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윤석열 정부는 기업 ESG 사업과 관련해 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전 세계적인 기업 환경 변화에 맞춰 기업의 ESG 활동을 지원해 민간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주요 실물기업에서 실행 중인 ESG 경영행보와 기대 효과, 전망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 이재용 회장 취임 '동행' 가치로 ESG경영 완성

삼성전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핵심 키워드는 ‘동행’과 ‘상생’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재용 회장은 “국민에게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중소기업·협력사·미래세대와 '동행'에 힘썼다.

이 회장은 승진 후 광주 지역에 있는 협력회사를 찾았다. 평소 중시하던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CSR)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였다.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받은 부산 소재 중소기업을 방문하며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모색했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의 제조혁신과 기술을 전파해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시작했다.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해 6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과 고도화를 지원한다. 스마트공장 3.0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인구소멸 위험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을 우선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협력회사 ESG경영 원년'으로 삼고 협력사와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협력회사 대상 ESG 교육체계를 수립하고 삼성전자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한 2·3차 협력회사까지 교육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408개 사를 대상으로 준법 및 인권 교육을 실시했다. 이주근로자 채용 프로세스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교육 대상 국가를 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 중국 등으로 확대해 총 213개 협력회사의 노동인권 담당자 505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또 지난해 9월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ESG경영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DX(디바이스경험) 부문부터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2050년까지 DS 부문을 포함한 전사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시기 삼성전자는 RE100(재생에너지 100%)에 가입하기도 했다.

◆‘RE100’ 가입...탄소중립 위한 노력, 현재진행형

올해 6월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그간 성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은 지난해 국내 전 사업장과 해외 베트남·인도·브라질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 재생 레진 적용 플라스틱 사용량도 2021년 대비 3배로 늘렸다.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 지역 도금기업 동아플레이팅을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인구소멸 위험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우선 지원을 담은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3.0 프로젝트와 유사한 동행 행보는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전북 고창군과 투자협약을 맺고, 고창에 가칭 스마트 허브단지를 짓기로 했다. 고창 신활력 산업단지에 오는 2026년까지 약 3000억원을 들여 축구장 25개 넓이인 18만㎡ 규모의 첨단 물류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와 가전제품 등을 만드는 삼성전자는 남부지역의 원활한 물류와 유통을 위해 고창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고, 직간접 고용 500여 명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삼성전자가 우리 고창군과 첫 대규모 투자협약을 맺게 되면서 앞으로 고창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투자협약을 신호탄으로 고창 신활력 산업단지에 첨단 ESG 기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삼성전자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ESG 경영 확대 보폭을 넓히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은 최근에도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시화호 에너지 클러스터 개발 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재계 및 삼성전자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녹색무역장벽 해소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남석우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장, 윤석대 K-water 사장, 이창흠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시화호 물에너지 클러스터 개발에 참여한다. 시화호 주변 물에너지를 활용해 RE100 이행과 지원에도 협력한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수력 등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는 캠페인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탄소 중립 실현과 지역상생 협력에 관해 노력하고, 향후 양 기관의 상호 협의에 따라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관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협약 체결 이후 K-water 측과 구체적인 개발 협력 방안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 일대에 있는 시화호에는 대규모 조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축구장 12배 크기 부지에 전체 10대의 발전기가 운용 중이다. 시설용량은 254메가와트(MW)로, 세계 최대 규모다. 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 발전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저시력자 위한 스크린 기술 적용 제품 선봬

환경부는 이곳을 중심으로 RE100 이행을 위해 국내 최대의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2021년에는 LG전자와 포스코 등도 개발에 참여해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과 서해안 해양 환경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해수열 냉난방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삼성전자 역시 탄소중립 등 ESG 경영의 하나로 이번 시화호 에너지 클러스터 개발에 합승하게 된 것이다.

IT·전자제품 제조 회사답게 삼성전자는 제품을 통한 맞춤형 사회 공헌 및 동행 솔루션을 이어가고 있다. 시각이 불편한 이들을 보조하는 일명 '착한 기술' 도입·적용이 골자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왼쪽)과 프랭크 주트너 'TUV 라인란드 코리아' 대표이사가 '저시력 케어' 인증 수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자사 TV의 '릴루미노 모드'가 글로벌 시험·인증 기관인 'TUV 라인란드'로부터 '저시력 케어' 인증을 획득했다고 이달 15일 밝혔다.

릴루미노란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2023년형 TV에 처음 적용한다. 릴루미노 모드는 화면 윤곽선을 뚜렷하게 강조해 영상 속 객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움직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명암 대비, 선명도 등 화질 요소를 조정해 저시력자 시청 경험을 높이는 특징이 있다.

TUV 라인란드는 각종 국제 표준에 맞게 평가를 진행하고, 저시력자 TV 시청 경험을 향상하는 우수한 화질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에 저시력 케어 인증을 수여하고 있다. 릴루미노 모드가 저시력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화면의 선명도, 색상 등은 물론 시각적으로 사용자의 편의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증기관들로부터 시청 안정성과 색상 정확도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아왔다.

독일 시험·인증 전문 기관인 VDE(Verband Deutscher Elektrotechniker)로부터 '생체리듬 디스플레이'·'아이 케어' 인증을 받았으며, 글로벌 안전 인증기업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눈부심 방지'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또 색상 전문 브랜드인 팬톤으로부터 색 정확도를 인정받아 '팬톤 컬러 인증(Pantone Validated)'·'팬톤 스킨톤 인증(Pantone SkinTone Validated)'을 받기도 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저시력 케어 인증 획득으로 시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삼성의 기술 개발 노력이 입증됐다"며 "모든 사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스크린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해 '스크린 에브리웨어, 스크린 포 올(Screens Everywhere, Screens for All)'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