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총선 출마 의지 내비치자 정치권 화들짝.. 민주 "중도층 반감 우려" 국힘 "환영, 나랑 붙자"

조국 "가족 전체가 도륙"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 회복하는 길.. 시민의 권리" 민주, 청년·중도 표심 돌아설까 '전전긍긍'.. 친명계 "지금 출마 적절한가" 추미애·최강욱·정봉주 등 친문인사 합류하는 '조국 신당' 가능성도 국힘, 겉으로는 "법치주의 우롱" 비판.. 출마시 '정부심판론 약화' 반사이익 기대

2023-11-07     김승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언급하며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언급하며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자 정치권은 손익계산이 분주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에는 유리하지만 중도층의 반감을 살 수 있어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강하게 비판하면서 내심 출마를 원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가 재현되면 '정부심판론'이 잦아들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조 전 장관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하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것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가족 전체가 이제 도륙이 났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저든 제 가족이든 법률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해명과 소명과 호소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많은 것 같다. 그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아쉬운데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당연히 존중하고 감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법체계 내에서 어떤 한 사람이 자신의 소명과 해명이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을 때 그 사람은 비법률적 방식으로, 예를 들어서 문화적·사회적, 또는 정치적 방식으로 자신을 소명하고 해명해야 할 본능이 있을 것 같고 그런 것이 또 시민의 권리"라고 덧붙였다.

민주, 중도 표심 돌아설까 전전긍긍.. 친명계 "지금 출마 적절한가"

이날 조 전 장관의 발언은 사실상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해석된다. 이에 친문계 인사들은 조 전 장관의 출마 예고를 환영하고 있으나 당 일각에서는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과거 '조국 사태'로 2030세대 및 중도층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인 김영진 의원은 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정치와 국회의원 출마가 명예 회복의 수단은 아니다"라며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가는 적절하지 않은 선택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 출마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조 전 장관이 출마할 지역으로는 교수를 지낸 서울대가 있는 서울 관악과 고향인 부산 등이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이 호남권 공략과 함께 광주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총선을 4개월여 앞둔 12월 초 광주에서 북콘서트를 계획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준비중이다. 최근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호남권 입지자들과 접촉한 데 이어 광주 북콘서트 일정까지 잡으면서 신당 창당과 함께 꾸준히 제기돼온 광주 출마설도 주목받고 있다.

또, '조국 신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 때 '조국 수호'를 기치로 열린민주당을 창당했던 손혜원‧정봉주 전 의원과 조 전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최강욱 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합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친문계 인사들이 중심이 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간접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만 지금 당원이고, 조 전 장관이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당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민주당 출마가 아닌 신당을 창당하는 방법도 있다'는 질문에 정 의원은 "저도 잘 모르겠다. 조 전 장관 머릿속에만 있을 것"이라며 "본인도 아직 정확한 판단을 하신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더 지켜볼 일"이라고 답했다.

국힘, 겉으로는 "법치주의 우롱" 비판.. 출마시 '정부심판론 약화' 반사이익 기대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 겉으로는 "법치주의 우롱"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나 내심 출마를 원하는 듯 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입이었던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나와 붙자"며 인천 연수을 출마를 권하고 있다.

국민의힘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의 뜻을 내비쳤다"며 "조 전 장관은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법원에서 유죄를 받은 혐의들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반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이 법정에서 주장한 해명과 소명, 호소를 들은 재판부가 유죄 판결을 내렸다"며 "사법부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억울한 감정만 토해내며 법치를 부정하는 것은, 강단에서 법을 가르쳤던 학자였던 조 전 장관이 보여선 안 될 추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더라도, 최종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보궐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법무부 장관을 지낸 사람이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이, 본인과 가족의 명예 회복을 하겠다면서 선거 출마를 선택한 것에 국민이 공감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당선이 곧 명예 회복의 길이라는 것은 법치 부정을 넘어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그 어떤 것으로도 본인이 저지른 범죄를 가릴 수는 없다. 조 전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성찰과 반성뿐"이라고 강조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시사 발언에 대해선 "진짜 천인공노할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내린 판결에 마음에 안 들면 사회적으로 사람들을 동원해서 자기 억울함을 설명하자 뭐 이런 걸 선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 전 장관이 당선이 되면 만에 하나 그러면 유죄가 무죄가 되나, 아니면 그분의 억울함이 소명이 되는 건가"라며 "이러시면 안 된다. 장관까지 하신 분의 입장에서 '법치주의를 억울하더라도 지킵니다'라는 발언을 하셔야 되지, 법률적으로 소명이 안 되면 비법률적으로 소명하는 게 권리이고 본능이다(라는 발언은) 저는 섬뜩하다.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장관은 7일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반면,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조국 전 장관을 향해 "지역구를 고르신다면 인천 연수을(송도)를 추천하고 싶다"며 도전장을 날렸다. 윤석열 대통령을 정치 입문 초기부터 보좌한 김 전 부대변인은 내년 총선에서 연수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 전 부대변인은 6일 페이스북에 "겸손은 힘들다는 유튜브 채널의 이름처럼 이 분에게는 '반성과 자중은 힘든 것' 같다"며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지만 미리 항소심에서의 '유죄'를 확신한 듯 '비법률적 방식'이라는 법률가다운 용어를 사용하며 출구전략을 시사한 것"이라고 썼다.

김 전 부대변인은 "한때 잠시 법무부 장관이었지만 '공정한 법'의 잣대에 기대기는 힘들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며 "애초부터 법을 믿는 분이 아니었다. 폴리페서(polifessor), 정치인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담론을 타락시킨 당사자가, '가붕개' 운운하면서 자기 자식들은 누구보다 잘 나가는 '용'을 만들기 위해 '반칙과 특권, 편법, 불법'을 넘나든 분이 시민의 권리를 언급하는 게 애처롭기도 하고 처량하다"며 "어쨌든 지역구가 필요하실텐데, 지역구를 고르신다면 인천 연수을(송도)를 추천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