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만난 홍준표 “듣보잡들이 尹과 좀 가깝다고 설쳐 당 개판...이준석 돌아오기 어려워”

인요한, 홍준표에 조언 구하러 대구시청 찾아 “권한 쥔 자 횡포 부린 게 1년 반 넘어, 수습 되겠나” 혁신 회의적 전망 “혁신위에 전권 줬는데 부정하면 혁신위 해체해야”

2023-11-08     김민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8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만나 “(초선 의원이나 원외 인사 등 듣보잡들이) 대통령하고 거리가 좀 가깝다고 설치는 바람에 당의 위계질서가 다 깨지고 개판이 돼버렸다.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을 방문한 인 위원장에게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들이 너무 설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대통령 믿고 초선이나 원외 애들이, 듣보잡들이 나서서 중진들 군기잡고 설치는 바람에, 문제가 생기면 조정하고 여·야 타협할 중진들의 역할이 없어졌다”며 “당의 허리가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을 이준석 전 대표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듣보잡들이 이 전 대표에게 성상납이라는 터무니없는 주홍글씨 딱지를 붙이고, 경찰에 고발해 수사하게 하고 그런식으로 모욕을 주고 조리돌림을 했는데, 이준석이 지금 돌아오겠나”라며 “돌아오면 정말 밸도 없는 놈이 된다. 쉽게 못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태를 만든 게 당 지도부고 소위 대통령을 믿고 설치는 철 모르는 듣보잡 애들인데 걔녜들이 당을 다 지배하고 있는 판에 이준석이 들어와서 할 일이 뭐가 있나”라며 “박사님(인 위원장)이 그렇게 노력해도 이준석은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이) 비례대표 정당만 창당해도 10석 가까이 차지할 수 있는데 뭐하러 지역구에 나가겠나”라며 “노원(이 전 대표 지역구)에 가본들 100% 떨어지는 걸 영악한 이준석이 모르겠나”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혁신위의 성공 가능성도 낮게 봤다. 그는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했으면 박사님 얘기한 그대로 해줘야지. 근데 그걸 해주느니 안 해주느니 논의하는 것 자체가 혁신위에 저질러놓은 것 적당히 수습하라고 하고, 수습 못 하면 혁신위에 덮어쓰워 정리하겠다는 얄팍한 생각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권한을 쥔 자들이 횡포를 부린 게 1년 반이 넘는데 지금 어떻게 수습이 되겠나”라며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 대해선 “앞에서 이 말하고 돌아서서 뒷머리 치는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이다. 평생을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걸 쳐다보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그런데 그걸 호가호위하고 이용해먹는 세력들이 문제가 크다”라고 했다. 

이어 “최근 대통령이 많이 깨달았을 거다. 자기를 이용해먹는 세력들을 지금 멀리하고 있다”며 “이 사람들이 윤 정권을 위해서 일했다기보다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지 않았나하는 의심을 대통령이 많이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저런 비난을 받는 것이 참 안타깝다”며 “그런 세력들을 혁신위에서 정리를 좀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명심하겠다”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 보고 하고 싶은 위로의 말은 ‘죄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다. 제가 신자인데 그게 아마 최고의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님 말씀대로 우리가 다 대통령 얼굴이고 당의 얼굴이다. 그래서 그 얼굴을 우리가 책임감 있게 똑바로 해야 한다고 아픈 처방을 내렸다”며 “지금은 조금 기다리고 있다. (혁신을) 안 할 수 없게 분위기만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을 향해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홍 시장은 “듣보잡들 때문에 싫다”고 거절했다.

홍 시장은 “듣보잡으로 설치는 애들은 내년에 자동 정리될 거다. 그 뒤에 새로 시작하면 된다”며 “총선에 일체 관여하지 말라고 일련의 조치를 다 취해놨는데 지금와서 총선에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새 판이 짜여지고 난 뒤에 새로 시작하면 된다. 어떤 판이 짜여질지 내년에 가서 보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이날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나 친윤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혁신안에 대한 아무런 답이 없다’는 물음에 “혁신위에 전권을 줬으면 혁신위 말을 들어야 된다. 전권을 줬잖나”라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는 공식 의결 사항이 아니라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그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는 이어진 질문에 “그럼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라며 “혁신위를 왜 만들었나. 자기들이 해결 못하니까 혁신위 만든 것 아닌가”라며 “전권을 줬는데 그걸 부정하면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 간단하다. 복잡할게 뭐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