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명계 ‘원칙과상식’ 출범 “민주당, 이재명당 아냐...당 변화·결단 필요”

[폴리뉴스 장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핵심 의원 4명이 16일 ‘원칙과 상식’이라는 별도 모임을 결성하고 사실상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사실상 비명계는 집단적으로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에 당 변화와 쇄신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당 비주류인 비명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독자 행보’에 나선 것으로 이들은 '탈당 그룹 아니다'고 했으나 향후 공천 등의 과정에서 이들을 중심으로 일부 비명계의 탈당 가능성도 비춰진다.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지향한다. 당의 무너진 원칙과 국민이 요구하는 상식의 정치를 세우겠다”며 ‘원칙과 상식’ 출범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에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 등 3개 방안을 12월 내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에게서 떠나온 민심이 민주당으로 모이지 않아 내년 총선도 ‘비호감 총선’으로 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실패하게 돼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에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 등 3개 방안을 12월 내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대표 개인의 사법 방어에 당을 동원하는 방탄 정당,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돈 봉투 사건, 코인 사건 등 당의 도덕성을 훼손한 사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 조사하고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강성 팬덤 정치와 과감하게 결별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친명 감별사’들이 벌이는 ‘친명 당선, 비명 낙선’ 운동은 민주당을 박근혜 정권 때의 ‘진박 감별당’ 수준으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의 당도, 강성 지지층의 당도 아니다”라며 “친명 일색의 지도부, 강성 지지층, 외부 유튜브 언론 등이 지배하는 획일적·전체주의적 목소리로는 국민의 민주당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전 정치 회복’과 관련해서는 “아무리 잘 싸워 권력을 잡고, 200석을 얻고, 재선·3선을 해도 민생을 못 살리면 실패한 정치”라며 “민생과 미래를 위한 비전을 내놓고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을 받기 위해 모임을 만든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묻자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어이가 없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총선 승리하자고 하는 게 (공천을 받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답이 됐느냐”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은 일단 4명으로 출발했지만, 향후 다른 비명계 의원들이 속속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회견에서 “정부·여당의 실정 탓에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지키며 관망하는 많은 의원이 있다”며 “향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향후 참여자로는 친문(친문재인)계 홍영표·전해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당초 이 모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상민 의원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 의원은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과 상식’에 속한 한 의원은 “우리는 탈당까지 생각하는 그룹이 아니다. 우리 안의 개혁부터 하자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상민 의원과는 결이 다르다”고 했다.

'원칙과상식'은 일단 '탈당이나 신당'보다는 당내 변화와 쇄신에 촛점을 두고 '민주당 공천'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원칙과상식'에 참여하지 않은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들 비명계와 뜻을 함께하면서도 '탈당'쪽에 무게를 더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 금태섭 전 의원과 신당창당을 적극 제안했고, 또한 국민의힘으로의 탈당 가능성까지도 언급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공천이 지금같이 '친명 공천'으로 확정된다면 '원칙과상식'의 비명계 의원들의 집단탈당 사태가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