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동훈·하태경과 동지되는 날 올 수도"…하태경 "혁신위, 이준석 3가지 요구안 수용해야"
이준석, "하태경, 이준석, 한동훈이 동지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이준석, 신당 여부 여전히 모호..."12월27일까지 尹변화 보고 결정" 하태경 3가지 요구안 '홍범도'·'박정훈 특검'·'이태원 유족 면담' 이준석 "김기현, 비주류 내쫓고 어디에다 빅텐트 펼치나"
[폴리뉴스 장문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0일 내년 총선 출마설이 불거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당에 개혁적 방향으로 보탬이 되는 메시지를 낸다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도 동지가 되는 날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여의도 렉카'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의 행보가 정치권에 있어서 새로운 움직임을 불러온다면 나쁘게 평가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 장관이 (최근)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평가한다”며 “조만간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그것이 당과 대한민국에 건설적인 방향이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한동훈 장관이 지난 주말 대구광역시를 방문해 이야기한 것을 두고 "한동훈 장관이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만간에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한동훈 장관의 발언을 저도 뒤에 늦게 접하고 그 안에 있는 메시지를 읽으려고 했는데 아직까지는 약간 혼란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당에 개혁적으로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어떤 메시지를 보여준다면은 하태경과 이준석과 한동훈이 동지가 되는 날도 올 수 있다"라고 덧붙이며 이전보다 다소 열린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도봉갑 당협위원장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이준석 전 대표를 "하태경 의원의 영원한 동지"라고 소개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하태경 의원의 이름과 함께 이준석 전 대표의 이름이 연호되기도 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작성한 이 전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사실 하태경 의원을 알게 된 지는 오래됐다. 그리고 하태경 의원이 겪어온 길들을 많이 지켜봤다"라며 "하태경 의원이 겪어온 삶을 제가 요약해 보자면, 어느 시점에는 항상 자유를 향한 갈망의 중심에 서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 이준석 "하태경, 신뢰할 수 있는 동지... 내 마음 다른 사람보다 잘 읽어"
축사를 마치고 먼저 현장을 나와 기자들과 만난 이 전 대표는 "최근에 하태경 의원이 당에 대한 고민이 참 많은 것 같고, 그래서 여러 가지 일을 상의하고 있다"라며 "하태경 의원이 참 고생이 많다. 특히 최근에 수도권에서 어려운 도전을 하겠다고 생각한 이후로 더 고민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하 의원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음을 확인해준 셈이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로부터 향후 하태경 의원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인지 질문을 받았다. 신당 창당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 전 대표에 반해, 하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며 그의 잔류가 당에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하태경 의원이 저랑 같은 꿈을 꾼 지 오래됐습니다만, 때때로 다른 방향을 선택할 때도 있다"라면서도 "지금 하태경 의원이 적어도 '수도권에서의 당 분위기가 살아나야 된다'라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던진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계속 같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저는 원래부터 신뢰하는 동지였지만, 더 신뢰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두 사람 사이의 신뢰관계가 강함을 내세웠다.
그는 하 의원과 함께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때를 추억하며 "사실 그때가 정치하면서 가장 저는 행복했고 다이나믹했던 시절이 아닌가"라며 "작금의 국민의힘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부침이라고 하는 것도 그때 저희가 가졌던 초심으로 돌아가면 해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하 의원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과거 하 의원과 함께 했던 바른미래당 시절을 회고하며 "정치권 전반적으로 말 할 수 있는 자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자유, 그걸 이루기 위한 여러 수단의 자유가 보장되는 정치환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혁신위원회 측에 '이준석 3대 요구안'을 수용하라고 나선 데 대해서도 평가를 내렸다. 이 전 대표는 "(하 의원이) 어떻게든 제 뜻을 읽어보려고 하고, 그리고 또 어떻게든 당이 그 방향으로 가게 하려고 하는 취지에서 그걸 이제 구체화해서 세 가지 정도를 정리한 것 같다"라며 "그거는 아마 이준석의 요구안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것은 아마 국민들께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달라졌다'라는 걸 느끼게 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가 아닐까"라며 "저는 그것(3대 요구안 수용 여부)이 제 행동에 있어서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이 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만약에 그런 세 가지 사항에 대통령께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신다면은, 저마저도 '일정 부분은 대통령께서 달라지시려고 한다'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 하태경 "인요한 혁신위는 이준석의 3대 요구조건 수용해야"..."당 개혁에 보탬되면 하태경, 이준석, 한동훈 동지될 수도"
12월 신당 창당 가능성을 공언해 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적어도 만약에 (하태경 의원이 요구한) 3가지를 대통령께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 저마저도 일정 부분 대통령이 달라졌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오늘(20일)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하 의원은 어떻게든 제 뜻을 읽어보려 하고, 당이 그 방향으로 가게 하려는 취지에서 3가지로 정리한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하 의원이 확실히 제 마음을 다른 사람보다는 잘 읽고 있다. 동지니까"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 의원은 어제(19일) SNS를 통해 "인요한 혁신위는 이준석의 3대 요구조건 수용으로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며 "홍범도 등 이념정치 청산, 박정훈 특검 수용, 이태원 유족 면담을 대통령께 건의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세 가지 제안을 수용한다면 자신도, 또 국민들도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하게 될 거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또 주말 동안 2만여 명이 넘는 연락망을 확보한 데 대해선 "인구 비례로 보면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 연락망을 기입해 준 분의 숫자가 두 번째로 높다"면서 "굉장히 어려운 지역일 수 있는 TK(대구·경북) 영남에서 도전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이 의미 있는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 장관의 발언을 뒤늦게 접하고 그 안의 메시지를 읽으려 했지만 혼란스럽다"면서도 "당에 개혁적으로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어떤 메시지를 보여준다면 하태경, 이준석, 한동훈이 동지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다음 달 27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가 없는 한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 "김기현 슈퍼빅텐트론? 당내 비주류와도 화합 못하고 몽둥이 찜질해서 내쫓고 어디다 빅텐트?"
이 전 대표는 현 지도부를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같은 날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슈퍼 빅 텐트'를 공식화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언급하며 제3지대와 접촉하는 것을 두고 견제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좀 안타까운 게, 빅 텐트를 치려고 그러면 그 사람의 삶이 빅 텐트에 닿아 있어야 된다"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대표의 대표직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이냐면, 당내의 비주류 인사와도 화합하지 못해가지고 '몽둥이 찜질'하고 내쫓은 다음에 어디다 빅 텐트를 펼치겠다는 거냐?"라는 일갈했다.
그는 "만약에 그런 의도를 갖고 계시다면은 그 전당대회가 얼마나 잘못된 형태로 치러졌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그를 되돌리기 위한 조치들이 있어야 될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의 빅 텐트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약하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경원과도 화합 못하고, 안철수와도 화합 못하고, 유승민과도 화합 못하고, 이준석과도 화합 못하는 사람이 어디 가서 빅 텐트를 친다는 말인가?"라며 "그것은 존재의 부정"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인지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이 전 대표는 "빅 텐트라는 큰 결심을 위해서는 큰 고리를 풀어내는 결단력이 필요하다"라며 "김기현 대표가 만약에 본인을 던지면서까지 그런 빅 텐트 논의를 활성화시키자고 한다면,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진정성에 공감할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시켜가면서 당선된 사람이 빅 텐트를 친다는 주장을 자신의 지위를 지키면서 고수했을 때는, 그 어떤 진정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같은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은 청년들의 내일, 나라의 미래가 달린 선거”라며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과 함께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이준석 "12월27일까지 변화 없으면 신당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바뀌지 않을 것 같다. 12월 27일까지 큰 변화가 없으면 신당이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언주&이준석 톡! 톡! 콘서트'에서 "윤 대통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도 바뀌지 않으셨다"면서 "저는 가야 할 길을 확실하게 알았고 과거의 과오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2월27일은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국회의 '쌍특검(특별검사)' 표결이 예정돼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지지자 연락망 구성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3만4,000여명의 참여를 이끌었으며 이 중 광주 동참자가 700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이 국민의당처럼 누군가의 대권을 위해 가다가 안 되면 흩어지고, 바른미래당처럼 언젠가는 양당으로 돌아가는 사람의 집합체가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며 "그래서 끝까지 같이 갈 자신 있느냐고 물어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