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겨냥 “리더십 영향으로 당 면역 무너져”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민주당에 대해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면역 체계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 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는 이낙연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가 주최했다.

이 전 대표는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질병을 막지 못하고 죽어간다. 그 결과로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디어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며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문제에 가려지곤 한다”고 했다. 

또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당내 민주주의가 활발해지면, 다양한 합리적 대안이 나오면서 정치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며 “그러나 현실에서는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질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양대 정당의 혁신은 이미 실패했거나 실패로 가고 있다.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지금의 절망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갈래의 모색이 이어지고 있다. 그들과 상의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원외조직인 ‘민주주의 실천행동’을 포함해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제3지대와 뜻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정부는 정체의 기간이었지만, 이대로 두면 윤 정부는 퇴보의 기간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외 정책에 대해 “미국, 일본과의 관계만 좋아지면 모든 것이 괜찮다는 식이다. 그 결과로 한미일 정부관계는 편해졌지만, 한반도에 냉전시대 같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치구도가 다시 선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담대한 구상’이라는 비현실적 정책과 적대적 태도로 북한과의 대화 여지를 스스로 막아놓았다”며 “미국과 대화하면서 대만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해 중국을 자극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한국의 삼권분립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역사문제를 무작정 양보해 ‘불만’과 ‘불안’의 관계개선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치외교, 이념외교에 집중하기보다 국익외교, 실리외교를 중심에 놓는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금보다 미국이 압도적으로 강하고 중국이 미약했던 시대에도 김대중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중심에 두면서 중국, 일본,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그 바탕 위에서 북한과 화해협력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낙연 총리는 지난 대선 선거 당시 아쉽게 패했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 패배를 거름삼아 앞으로 나가면 반드시 보람찬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치에서 이낙연이라는 이름 석자는 앞으로 계속 요구할 것이고 앞으로 언젠가는 그 이름값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지금 사회에 나타나는 극심한 사회 분열, 진영 갈등, 포퓰리즘 등은 결국 정치가 멈춰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정당에 기대를 걸고 있었던 국민들께서 이제는 혐오와 개탄을 넘어서 무관심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새로운 세력으로 진정한 정치를 해보자”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