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병립형도 괜찮다"는 이준석, 이낙연과 연대 가능성 시사.. 이낙연 "생각없다" 선 그어
이준석 "이낙연, 보수 쪽에서 보기에도 온건한 인사" "송영길과는 생각 없어" "권역별 병립형 연동형 뭐든 문제 없어" "출마 희망자 중 천하람급 3~4명" "연동형으로는 한동훈 비례 출마 못해.. 연동형이 오히려 민주당에 유리"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김부겸 전 총리 등을 언급하면서 "싫어할 이유는 없다"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총리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최근 정치권의 가장 큰 화두인 선거제 개편에 대해 권역별 병립형이나 연동형이나 어떤 방식도 불리할게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KBS 라디오에 이어 오늘 CBS 라디오에 출연해 신당 준비 과정과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여러 대목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낙연·김부겸 전 총리에 대한 평가였다.
이 전 대표는 4일 'KBS 특집 1라디오 저녁'에서 "보수 진영에도 자유주의자가 있고 진보 진영에도 자유주의자들이 있는데 이런 성격을 가진 분들은 같이 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보수 정당은 이 두 세력이 결합해서 선거를 치러 왔고 그럴 때 이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대표를 언급하며 신당을 함께하거나 연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낙연 대표가 하시고 싶어 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지금 문재인 정부의 총리를 지내셨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자는 위치에서 정치를 하실 것인지 아니면 이낙연이라는 독립된 개체로서 정치를 하실 것인지 뭐 이런 것들에 따라서 아주 방향성이 다를 수 있다"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좀 더 파악되면 이낙연 총리와의 어떤 정치적인 행보에 대한 고민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이낙연, 보수 쪽에서 보기에도 온건한 인사" "송영길과는 생각 없어"
이 전 대표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보수 쪽에서 보기에도 온건한 민주당 쪽 인사"라며 "이낙연 총리, 김부겸 총리 이런 분들은 싫어할 이유도 없고,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며 사실상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총리라는 자리의 특성상 정부의 2인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 정부의 잘못된 점을 계승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잘한 부분도 있지만 결국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된 건 부동산 정책이라든지 여러가지 정책에 있어 신뢰를 못 받은 부분도 있는데, 그런게 만약에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생각이 좀 다르다면 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긴 하다"고 했다.
이 전 총리와 최근에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난적도) 없고 아직 만날 계획도 없다"며 "공개적으로 언론 발언도 많이 하니 이 전 총리가 그런 부분을 밝힐 기회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대표 등이 주도하는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같이 할 생각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금 권위가 퇴진 운동을 할 정도로까지 강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송영길 전 대표의 반윤 연대에는 공감하지 않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 전 대표의 러브콜에 이낙연 전 총리는 일단 선을 그었다.
이 전 총리는 6일 서울 삼육대에서 특강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전 대표와 대화할 생각이 있나'라는 물음에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권역별 병립형 연동형 뭐든 문제 없어" "출마 희망자 중 천하람급 3~4명"
이 전 대표는 최근 정치권의 가장 큰 화두인 병립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 어떤 방식이어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병립형 보다는 연동형이 신생 정당이나 소수 정당에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제도 특성상 연동형은 지역구에서 일정 의석수를 획득할 경우 비례 의석 배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에 소수정당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준석 신당이나 송영길 신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병립형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선거 제도가 만약에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로 가까이 가게 된다면 1, 2, 3번 당 정도의 공간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럼 오히려 3당은 원래 연동형이었을 때 갈라지는 표보다는 더 많이 받게 돼 연동형 위성정당이 있는 것보다는 병립형 권역별이 더 나은 상황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추진하는 신당이 (득표율) 7%를 넘는다고 했을 때는 결코 권역별 병립형이 연동형보다 의석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제도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최근 온라인으로 모집한 총선 출마 희망자에 천하람급 인사가 3~4명 정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부터 온라인으로 모집하고 있는 총선 출마 희망자는 이틀 만에 870명 모였다고 했다. 그는 "방금 전에 확인했는데 870명 정도였다"며 "장난으로 넣은 사람들은 다 제거한 것"라고 말했다.
그는 "한 20~30명 정도는 출마해도 굉장히 괜찮은 스펙이겠다 그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명단을 추려보면서 그 명단에서만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만큼 잘하겠다 싶은 사람이 3~4명 보였다"고 했다.
"연동형으로는 한동훈 비례 출마 못해.. 연동형이 오히려 민주당에 유리"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권역별 병립형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에 대해 자신의 꾀에 넘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이라는 당은 선거 때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 중에서 여유가 있는 사람 플러스 비례 출마자 정도가 모여가지고 대변인도 하고 회의도 한다"며 "그런데 (연동형의 경우) 비례가 없어지면 TK에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서울로 올라와가지고 선거를 돕는데 그러다 보면 수도권에 민감한 선거를 안 치러본 분들이 와가지고 이부망천 같은 사고를 친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장관 같은 경우 연동형이 되면 비례 출마를 못한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경우 지역구 출마 외에는 선택지가 없고, 그렇다해서 한 장관이 위성정당을 이끌 수도 없을 거라는 설명이다. 이는 본 정당과 위성정당 간의 상호 교류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권역별 병립형의 경우) 비례에 아무나 집어넣고 비례에 한 20여 명 정도의 명단을 선대위에 그대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사정을 이재명 대표가 잘 모를 수 있지만 어쨌든 본인이 지금 이렇게 해야 이긴다라고 판단하는 것들에는 다른 변수들이 있다는 걸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12월 27일을 신당 창당일로 못 박았다.
그는 "(12월)27일에 움직이겠다고 예고하고 그 날이 되면 100%"라며 "'마음을 조금씩 1%씩 올려간다' 이건 방송용 멘트지 실제로 (창당에 대한) 준비는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