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사쿠라 노선" "낙석연대" "절망적".. '이낙연 신당'에 친명 비판 쏟아져

"새해 국민께 새 기대 드릴 수 있기를" 신당 창당 의지 재차 드러내 이낙연 "이준석, 우리 정치에 매우 드문 인재".. 이준석 "만날 준비 돼 있다" 김민석 "사실상 경선불복" 장경태 "낙석주의, 조심해야" 고민정 "총선패배 위해 안간힘" 문재인, 경남도당에 특별 당비 납부.. 정세균 "저는 통합주의자" 통합 메시지..'이재명에 힘'

2023-12-12     김승훈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 의지를 드러내자 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 의지를 드러내자 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연합 가능성을 시사하며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를 하자 '사쿠라 노선'이라는 날 선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들어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신당 창당을 거듭 시사하고 있다.

그는 1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전략'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혁신과 신당 창당 중 어느 쪽으로 기울었느냐'는 물음에 "귀국 후 5개월 이상 기다렸지만 바람직한 변화를 감지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MBN 뉴스7 라이브에 출연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창당이라는 것은 여러 단계가 있다. 그러나 국민께 '이렇게 하겠다'고 새해 기대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내년 초 신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방송에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훌륭한 분들을 모아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혜를 모아보자"고 했고, 이 의원은 "민주당의 재건, 복원에 집중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 의원과 같이 신당을 만들 것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와의 이른바 총리 3인방 연대설에 대해선 "처음부터 세 사람이 함께 모인 적은 없다. 연대라던가 행동에 대해선 얘기한 적 없다"며 "단지 민주당의 현 상황에 대해 굉장히 깊은 걱정을 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내분' 비판에 대해 "그 당(민주당)이 몹시 나빠지고 있는 것을 방치하고 동조한다면 그게 더 죄악"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낙준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특별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연대를 생각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고 답했다.

아울러 비명(비이재명)계 주축 '원칙과상식'과의 연대 가능성엔 "제 욕심을 위해 정치인들께 부담을 드리거나 강요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낙연 "이준석, 우리 정치에 매우 드문 인재".. 이준석 "만날 준비 돼 있다"

이날 이 전 대표가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다소 모호한 답변을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바로 전날인 10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우리 정치에 매우 드문 인재다. 그분이 가진 장점도 있다"며 "시기가 되면 만나게 될 것"이라고 연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 위기 핵심이 정치 위기에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타개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이라면 뜻을 모으는 게 당연하다"며 "함께 하지 않을 대상을 먼저 정하는 식으로 생각하진 않고 있다. 세대나 출신으로 편을 가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난 10일 "만날 준비는 돼 있다"면서 "생각을 듣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본류로서 지금 상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표에게도 결단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신당 창당 후 함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면 내 울타리가 아닐 것"이라며 "이 전 대표처럼 대통령 빼고 모든 직위를 경험하신 분이라면 적어도 같이 친 울타리가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 전 의원은 10일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당이 의석을 더 얻는다고, 민주당이 다시 180석 한다고 바뀔 게 없을 거 같으니 고민을 하는 것"이라며 "두 전 대표가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을 하실 것"이라며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사실상 경선불복" 장경태 "낙석주의, 조심해야" 고민정 "총선패배 위해 안간힘"

이처럼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하자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친명계 3선 중진의 김민석 의원은 11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 창당 가능성을 진행자가 묻자 "대한민국에서 전두환, 노태우 시절의 민한당 이후 안철수, 손학규로 이어졌던 일종의 정통 여당과 다른 사쿠라 노선인데 성공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인 이낙연의 정체성이 뭔지 궁금해지는 엄중한 자기혼선이라고 본다"며 "이재명 대표와 경선을 해서 진 분 아니냐. 적어도 경선에 패한 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얘기다. 사실상 경선 불복"이라고 말했다.

또 "정말 신당을 꿈꾸면 나가서 신당을 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뜸 들이기하는 것은 이준석 전 대표 따라하기도 아니고 굉장히 나쁜 구태정치라고 본다"며 "민한당 이후 실패해 왔던 사쿠라 노선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사쿠라'는 다른 속셈을 갖고 집단에 속한 바람잡이 혹은 야바위꾼을 가리킨다. 여당에 야합하는 야당 정치인을 이르기도 한다.

김민석 의원은 "지금 시대정신은 '윤석열 검찰 독재를 견제하라'는 것인데 오히려 당내 문제에 돌린다거나 시대의 과제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그것이 전형적인 사쿠라 노선"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간 연대론을 두고 '낙석연대'라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이른바 낙준연대,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같이하면 제3지대가 힘을 얻을 거라는 전망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걸 낙석연대라고 안 하고 낙준연대라고 하나. 제가 볼 때는 낙석연대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국민 통합적인 훌륭한 정치를 해왔다고 볼 수 없다"라고,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는 "그렇게 길을 잃은, 방향 감각이 없는, 방향과 방법이 명료하지 않은 정치적 추구는 성공한 적이 없다"라고 각각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호남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한 석도 못 얻을 것"이라며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친명계 지도부인 장경태 최고위원도 낙준 연대 가능성에 대해 "낙석연대, 낙석주의다. 조심해야 한다"고 견제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낙준 연대 등) 이런 신당 논의들은 사실상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한계와 폐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많은 신당 논의, 또 연대 논의들이 과연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둔 논의냐. 혹은 양 정당의 반사이익을 노린, 소위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경쟁 과정이냐고 봤을 때 후자에 가깝다고 본다"며 "정치적 사상과 목표가 아닌 정치적 셈법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는 "오히려 언론에서 신당 얘기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당연히 여러 보이스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부, 민주당 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내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께서 당에 대한 애정 어린 쓴소리는 하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낙연 전 대표를 두고 "절망의 탄식이 절로 나온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패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대표를 지낸 분들은, 당을 수십년 간 지켜온 원로급들은 거센 태풍에도 당이 뿌리째 뽑히지 않도록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당의 대표를 지낸 분의 말이 맞나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을 분열시키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해선 안될 일이라고 설득해야 할 분께서 오히려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낙연 전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민주당이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비우는 순간 전열은 흐트러지고 그 싸움은 해보나마나 패배"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른바 '3총리 연대설'에 대해 "그런 것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경남도당에 특별 당비 납부.. 정세균 "저는 통합주의자" 통합 메시지

이낙연 신당설로 당이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정세균 전 총리는 통합 메시지를 내며 이재명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 '특별당비' 500만원을 납부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민주당 경남도당에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인 민주당 경남도당의 발전을 위한 특별당비"라고 납부 배경을 밝혔다.

민주당 당원 및 당비규정에 따르면 특별당비는 당원이 당의 발전을 위해 특별히 납부하는 당비로 일반·직책당비와 별개로 자유의사에 따라 납부할 수 있다. 또 당원은 취약지역 발전을 위해 시도당이나 지역위원회를 특정해 특별당비를 납부할 수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지난 5일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평산 사저를 방문했을 때 문 전 대통령께서 특별당비 납입절차를 물었다"며 "문 전 대통령께 감사드리며 경남도당은 뜻을 받들어 최선의 노력으로 총선승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특별당비 납부는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경남지역 출마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는 설명이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른바 '3총리 연대설'의 당사자인 정세균 전 총리는 11일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연대설에 대해 "없다"고 일축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영주 부의장 '나의 생활정치 중간 결산기' 출판기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3 총리 연대설'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민주당 통합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저는 원래 항상 통합론자, 통합주의자"라며 "당대표를 할 때도 그렇고 민주당 정당하면서 대화와 통합을 항상 제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