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낙연 11일 탈당..이준석-이낙연-제3당 9일 만난다, '낙준연대' '제3지대 빅텐트' 가속도

8일 천하람-신경민 정치혁신 토론회 "해답은 다당제" "대화 문 열고 논의" 연대 시사 9일 양향자 출판기념회서 이준석-이낙연-금태섭-양향자 한자리 11일 이낙연 탈당 기자회견...'원칙과상식' 이번주 탈당 가능성 이준석 "느슨한 연대로 선거 가능" 이낙연 "누구든지 협력해야" 연대 방식 이견 불가피.. 김무성 "현실적으로 어렵다" 양측 모두 기존 지지층이 외면.. "신당 출현해도 지지정당 바꿀 의향 없다" 74%

2024-01-08     김승훈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오는 11일 탈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9일 공식 석상에서 만난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가칭 '개혁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오는 11일 탈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희망 대표가 9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모두 만난다. 

8일 이준석 측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과 이낙연 측 신경민 전 의원이 토론회에서 만난데 이어 두 전직 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함께 하는 것이다.

이날 만남이 이른바 '낙준연대'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태섭·양향자·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모임 원칙과상식이 함께하는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11일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한다고 8일 언론 공지를 통해 공식 밝혔다. 이 전 대표의 탈당과 동시에 민주당 비주류 혁신계인 '원칙과상식' 의원 4명(이원욱·김종민·윤영찬·조응천 의원)도 이번주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로써 민주당 분당이 이번주 판가름나게 된다. 

이 전 대표는 8일 울산방송(UBC)와 인터뷰에서 "11일 국회에서 거취에 대해 설명하겠다"며 "우선 민주당 내에서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원칙과상식 동지들과 협력할 생각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협력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탈당 공지 전날인 7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하고 "거취에 대해서는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측 신경민 "해답은 다당제".. 이준석 측 천하람 "대화 문을 열고 논의" 연대 시사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양측은 물밑에서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밑 접촉뿐만 아니라 공개적인 만남도 예정돼 있다.

8일 오전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거대양당의 극단적 대립과 정치 혁신' 토론회에는 이낙연 신당에 참여하는 신경민 전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에 합류한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이 토론자로 자리했다.

광주 성찰과 혁신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이번 토론회는 거대 양당의 폐혜를 지적하고 대안 모색을 위해 추진됐다. 천 위원장과 신 전 의원 등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이낙연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발언에 나선 신 전 의원은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주춤했던 신당 창당 과정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며 "피습 사건 여파는 없다고 생각해 (창당 준비) 작업을 바로 재개했다. (조만간) 여러분들께 신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신당 창당 현재 과정의 일부를 설명했다.

이어 현행 거대양당 중심 정치권에 대해 "독과점의 폐해가 정치에 고스란히 적용돼 내부적으로 이를 고치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답은 정치에 있고 또 다당제가 풀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위원장도 개혁신당의 필요성에 방점을 두면서 신당을 통한 정치 쇄신을 언급했다.

천 위원장은 "수많은 제3당 세력이 있지만 그나마 불붙고 있는것은 개혁신당과 이 전 대표의 신당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이 쌓아온 정치적 궤적이 국민에게 신뢰를 드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거대 여당의 문제와 새로운 선택 필요성에 대한 논의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한다"며 "양당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잘 하는 것인가'라고 물었을 때 선뜻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당 창당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천 위원장은 "정체성과 경쟁력을 깎아먹는 연대라면 할 생각이 없다. 연대라는 것은 원칙이 있고 시너지가 동반돼야 하며 그 자체로서는 목적이 될 수 없다"며 "대화의 문을 열고 논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느슨한 연대로 선거 가능" 이낙연 "누구든지 협력해야"

8일 정치토론회에서 양측의 만남에 이어 9일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직접 만난다. 9일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참석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새로운선택의 금태섭 전 의원도 함께하는 만큼 이날을 계기로 '빅텐트' 정계 개편에 불이 붙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두 전직 대표는 연대 필요성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5일 CBS 노컷뉴스 유튜브 방송에서 "양당(이준석 신당·이낙연 신당)이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며 "공천 과정에서 교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전 총리가 사람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깰 정도의 파격을 할 수 있는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런 의외의 면들이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다만 "아직은 하겠다는 것마저도 구성원들 사이에서 확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이 전 대표와는) 신년 인사 정도 나눴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8일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고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며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측의 연대 논의는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는 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거취에 대해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며 "이번 주 후반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금주 내 탈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낙연 측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11일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계를 자처하고 있는 '원칙과상식'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도 탈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5일 탈당하면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모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모든 제정당, 이른바 시민사회단체까지도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있는 모든 분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탈당 후 신당을 하는 것으로 결정하면 이 전 대표 뿐만 아니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 세력이 한 지점에 모여야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한 역할을 원칙과상식이 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총리나 원칙과상식 의원들이 현소속인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것이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민주당 측에도, 그분들에게도 예의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그 이후로 시점을 미루려고 한다"고 했다.

인사 나눈 천하람ㆍ신경민 [사진=연합뉴스]

연대 방식 이견 불가피.. 김무성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양측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연대의 방식과 수준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전 대표가 먼저 '느슨한 연대' 구상을 피력했으나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5일 CBS '지지율대책회의' 인터뷰에서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며 비례대표 공천은 각자 별도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같이 모여서 한 당을 만든다고 하면 각자의 비례대표 명부가 혼입되게 돼 양 세력 간 다툼이 생기지만, 지역구 같은 경우는 정당을 합쳐 출마한다든지 기호 하나로 출마한다든지 이런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그런 언급을 한 건 결국 총선이 끝나면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아닌가. 그렇게 정치적인 계산을 하면 이준석 전 대표와 (연대를) 하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이건 유리하니까 하고 저건 불리하니까 안 하고 그런 젊은 정치 지도자라면 더더욱 연대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양측의 연대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대표는 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총리는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이었지 않나? 그리고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고 동교동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지 않나? 이 전 대표는 지역 기반이 불분명하지 않나? 대권주자도 아니었고 또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징계를 받지 않았나? 그러니까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에) 큰 차이가 나는 것"라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을 포괄한 '제3지대 빅텐트' 정당의 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역 기반을 달리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지역감정이 없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두 지역 배경이 빅텐트를 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낮게 봤다.

양측 모두 기존 지지층에서는 아직.. "신당 출현해도 지지정당 바꿀 의향 없다" 74%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공히 기존 지지층으로부터 아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도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로 꼽힌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출범하면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 18%만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바꿀 의향이 없다'는 74%였다.

'지지 정당을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18%)의 선호정당은 이준석 신당(9%), 이낙연 신당(7%), 모름 혹은 무응답(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는 현 윤석열 정부에 반발하며 신당을 만들고 있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야권 분열' 프레임을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7일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나는 이제 늙고 병들어 힘이 없으니 젊은 당신들이 나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의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끝내 정권 교체를 해낼 수 있었지만 오늘 우리는 김 전 대통령 앞에서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다시 마주한 위기 앞에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 다시 민주주의, 민생 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맞서기 위한 야권 단합 주문과 동시에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대표를 비판한 발언이다.